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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끄럽게도 나이만 먹었어요. 올해 80세, 가수 인생 60년을 맞았네요. 그동안 어려운 일들도 많았지만, 이겨낼 수 있었던 건 고마운 팬들의 사랑 덕분이에요. 그런 의미에서 이번에 새 음반도 내고, 보고 싶고 존경하는 분들을 초청하는 신곡발표회도 열 계획이에요.”
“60년 간 발매된 음반이 몇 장인지 몰라요. 제가 부른 노래가 약 1천여 곡으로, 가사를 다 못 외울 정도예요. 그 가운데 가장 사랑을 많이 받은 곡과 신곡 2곡을 담아 새 음반에 담았어요.”
<건강이 제일 · 맘짱>은 ‘영산강 처녀’, ‘수덕사의 여승’, ‘눈물의 한탄강’ 등 히트곡 14곡과 신곡 ‘건강이 제일(김선대 작사, 송운선 작곡)’, ‘맘짱(김선대 작사, 송운선 작곡)’ 등 총 18곡을 수록하고 있다.
송 씨는 “교통사고로 갈비뼈 8개가 부러지고, 위암 수술을 받았으며, 유럽여행 중 가진 것을 모두 잃어버리는 등 죽을 고비를 5번 넘겨 덤으로 산다고 생각하고 있다”면서 “그런 가운데 신곡 가사를 보니 ‘이건 내가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 새 노래를 부르게 됐다”고 말했다.
◇ ‘수덕사의 여승’ 발표 뒤 불교 귀의…숭산 스님이 ‘백련화’ 법명 수여
노래하는 송춘희 씨의 모습. 사진=송춘희 씨 제공 송춘희 씨는 1956년 연예계에 데뷔해 1964년부터 1985년까지 왕성한 활동을 펼치며 ‘영산강 처녀’, ‘진정이라면’, ‘할아버지 쌈짓돈’, ‘노래가락 차차차’ 등을 히트시켰다.
이에 따라 1966년 국제가요대상 민요가수상, 1967년부터 1971년까지 전국 10대 가수상을 거머쥐기도 했다.
당시 인기에 대해 송 씨는 “제 공연 포스터가 붙으면 무조건 다녀오는 열성 팬들도 있었다”면서 “고마운 팬들 덕택에 나이를 먹어도 괜찮다는 생각을 갖는다”고 말했다.
“가수되기 잘 했어요. 8남매의 맏딸로 태어나 식사도 곤란했던 열 식구 생계는 물론 동생들 공부 뒷바라지도 했으니까요.”
특히 1966년 발표해 히트시킨 ‘수덕사의 여승’은 노래만 불러온 그의 인생의 새로운 변곡점이 된 각별한 노래다. 목사가 5명인 집안에서 자라며 자연스럽게 개신교를 믿었던 송 씨가 ‘수덕사에 가보고 노래했느냐’는 잇따른 지적으로 절을 찾은 계기가 됐기 때문이다.
송춘희 씨 전성기 때의 모습. 사진=송춘희 씨 제공.
이후 송 씨는 미국과 캐나다에서 각각 숭산 스님과 광옥 스님을 만나며 본격적으로 불교에 귀의했다. 송 씨의 법명 ‘백련화’도 미국에서 숭산 스님으로부터 받은 법명이다.
“전 전국비구니회 부회장이자 국제포교사 1호 광옥 스님이 부처님 얘기를 해주시는데 너무 재미있었어요. 스님이 주신 <부처님 일대기>를 하루 만에 다 읽고 <알기 쉬운 불교 입문>을 통해 불교를 공부하기 시작했어요.”
송 씨는 “한국에 귀국한 뒤 불교계의 찬불가가 적은 현실에 ‘내가 할 일이 이거구나’라고 생각한 뒤 찬불가 포교에 뛰어들었다”고 전했다.
찬불가 포교에 대한 열정은 전국 군법당과 교도소 등지에서도 34년 간 계속됐다. “대대장도 찾아와 법당을 지을 수 있게 도와달라고 하는데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는 송 씨는 1983년부터 지난해까지 사찰에서 찬불가 테이프와 CD, DVD 등을 들고 다니며 거둔 수익금 등으로 벽제 11보급대대, 철원 105대대 등에 군법당 5곳을 지었다.
젊은 불자 양성을 위한 군법당 건립과 사형수 구명운동은 송 씨에게 인생에서 가장 보람된 일 가운데 하나였다. 송 씨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재소자 부모의 결손 가정 자녀 2명의 장학금 지원을 계기로 경제적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 뒷바라지에도 적극 나섰다.
그는 1991년 설립한 백련장학회를 통해 25년 간 불우한 환경 속의 청소년 300여 명에게 고교 졸업까지의 학비를 지원했다. 학원 한 번 못 가본 장학생 가운데 서울대와 고려대, 홍익대 입학자를 배출한 것도, 한 장학생으로부터 선물 받은 빨간 내복도 잊지 못할 추억이다.
이러한 선행에 송 씨는 문화관광부 장관 표창(2회), 한국연예예술인총연합회 모범가수상, 법무부장관 표창(2회), 제10회 교정대상,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표창(3회), 화관문화훈장 등을 수상했다.
송춘희 씨 새 앨범.
◇ 군법당 방문 계속…“내 앨범 모은 기념관 세우고 싶다” 그는 현재까지도 주말마다 군법당을 방문해 불자 군인들을 격려하는 등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틈나는 대로 공부를 해 동국대학교 불교대학원 불교학과와 경희대학교 경영대학원을 수료하기도 했다.
송춘희 씨는 새 음반 발표와 함께 11월 2일 오후 5시 서울 마포구 신수동 소재 케이터틀(구 거구장)에서 기념음반 발표 및 가수인생 60주년 기념 신곡발표회를 갖는다. 방송인 송해, 가수 석현․김상희 씨 등 동료 연예인들이 참석해 축하할 예정이다.
“부처님 제자가 되려면 더 열심히 해야 해요. 눈만 뜨면 오늘 어디 갈 지, 무엇을 할 지 생각해요. 허리디스크에 수술을 안 해 다리가 아프고 걸음을 걷기가 불편하지만 많은 분들이 도와주셔서 법당에서 마이크 잡는 게 힘든지 모르겠어요. 건강하다면 이 생명 다하도록 포교할 거예요.” |
첫댓글 잘은 모르나 몇번 군법회에서 뵈었는데 원력이 대단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