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자연문화유산 제주를 찾아
지난 17일 3박4일 일정으로 제주 여행길에 올랐다. 이번 여행을 계획한 바오로가 아파트로 와서 일행과 함께 6시30분 청주국제공항을 향해 출발, 8시30분 이륙, 50분 만에 제주국제공항에 닿았다. 공항에서 탁송화물을 찾아 예약한 렌터카에 몸을 싣고 공황을 빠져 나가 생각나는 ‘유리네’식당을 찾아가 도착하니 10시 20분.
‘세계가 찾는 제주, 세계로 가는 제주’를 내세운 제주관광에 나서기에 앞서‘대통령이 사랑한 맛 집’ 향토음식점 ‘유리네’에서 아점부터 해결하기로 했다. 다른 식당 같으면 아직 손님을 받지 않을 시간인데도 이 식당 안 자리는 벌써 빈 곳이 하나 없어 입구 좁은 구석 하나 밖에 없는 의자에 앉아 기다려야만 했다. 기다리며 식당 안 벽면을 도배한 식당을 다녀간 사람들이 남긴 글들을 보며 역대 세 대통령의 얼굴과 글도 볼 수 있었다. 문화관광부가 선정한 전국 유명식당 100곳에 한 곳이라는 것도 알았다. 유명한 식당의 주 차림 갈치조림을 들고 나도 11시를 겨우 지났다.
서둘러 20분 거리에 있는 용두암을 첫 관광지로 찾았다. 주차장에는 많은 대형관광버스를 비롯한 차들이 몰려 주차하기조차 힘들었다. 용두암에 이르는 길을 걸으며 단체로 몰려든 중국 관광객들의 시끌벅적한 큰 말소리로 온통 정신이 하나 없었고 접근하기도 힘들어 멀리서 바라보는데 그쳐야 해 제주에 몰려든다는 중국관관광객의 실체를 실감할 수 있었다.
세계7대 자연경관으로 선정된 제주에 오면 순례해보겠다고 마음먹은 제주 성지: 우리나라 첫 사제였던 성 김대건 신부 제주 표착을 기념하는 성당과 기념관을 찾아 두루 살펴보고 기도하고 나오니 기념관 앞 길 건너 넓은 보리밭에는 누렇게 익은 보리가 청정한 제주 바다바람결에 해맑은 제주 햇살 아래 파도쳐 한 폭의 명화처럼 눈길을 잡았다. 동행은 이렇게 누렇게 익은 보리밭을 보긴 참 오랜만이라며 몇 번씩 반복하며 감흥에 젖어 일행도 공감하며 박수.
숙소에 들러 잠시 휴식을 취하고 이름난 ‘서귀포 매일 올레 공영시장’ 구경 길에 나섰다. 장 안에 들어서니 장옥 천정에 ’옵데 강, 고맙수다‘라 크게 쓴 현액이 아래 줄을 잇는 손님들을 내려다보며 인사를 했다. 시장에 얼마나 많은 외국 관광객이 오는지는 ’옵데 강, 고맙수다‘를 ’Jeju, welcom to you.에 이어 일어와 중국어 불어 등 많은 외국어로 풀어 놓은 것이 색다르게 보여 공영시장의 인기를 읽어 볼 수 있었다. 장에서 나와 실비와 맛으로 소문났다는 ‘용의 식당’을 찾아 두루치기 맛을 즐기며 어둠이 깔리는 초저녁부터 형형색색 장식등이 켜져 보기가 더 아름답다는 8000여 평에 조성된 제주 유리 박물관을 찾아 마치 부활한 것만 같은 한라산 천년 숲과 계곡 아름다움도 즐겼다.
제주 여행 이틀째를 맞아 이른 아침 일어나 창문을 열어 하늘과 바다 눈치를 보았다. 예보대로 비가 내려 옥외관광 대신 실내 관광 위주로 하기로 하고 숙소에서 간단하게 아침을 해결하며 비가 내려 바다 수평선과 하늘이 맞닿아 구분이 되지 않는 날씨를 원망하면서도 가는 빗속에 숙소 앞 해안 도로 걷기에 나섰다. 밀려왔다 밀려나가는 파도 소리 하얀 파도 꽃과 함께 제주에서 제일을 자랑하다는 올레 코스를 제주 파수꾼 나무들과 함께 가랑비 샤워를 즐기며 걸었다.
비가 계속 내리는 속에 투병하면서도 제주의 자연만을 사랑, 30여만 장의 귀한 사진을 찍어 폐교한 초등학교에 사진작가 본인이 조성한 공원과 그 안 ‘김영갑 갤러리 두모악’(한라산 옛 이름) 상설 전시관을 관람할 수 있었음은 고인이 된 작가가 준 선물로 여겨졌다. 갤러리를 나와 성산일출봉 근처 소문난 ‘경미네’식당에서 문어와 소라 튀김, 해물 나면 등으로 점심을 해결하고 내리는 빗속에 ‘추억의 거리’를 걸으며 공주 한복집, 예산댁 집과 같은 귀에 익은 지명 앞에서 감흥을 더했다.
이어 제주 세계자연문화유산센터 둘러보며 제주의 생성과정을 잠시 돌아보고 이를 4D영화로 관람도 했다. 들어와 숙소에서 현직시절 내가 즐겨 입던 갈색점퍼이야기를 나누며 잠시 추억의 담소.
사흘째 이른 아침 100만평의 대지에 조성 중에 있는 제주 역사와 문화의 산 증인-제주 돌 문화 공원을 찾았다. 우선 찾은 곳은 제1코스. 지하에 있는 박물관 위 입구지상에는 한라산 영실 전설 속의 설문 대할망(키 49000m, 훗날 5백장군의 생모가 됨)의 모성애와 인간적인 약점을 함께 이야기해 주는 설화의 하늘연못을 보았다. 연못을 거쳐 박물관으로 내려가 둘러보고 다시 지상으로 나와 제1코스관람을 마치고 섭지코지 아래에 있는 세계적 건축가가 설계했다는 유명한 Glass House 안 경양식’Mint’에서 성산일출봉과 바다, 말들이 꼬리를 흔들며 한가히 풀을 뜯고 있는 목장 초원을 구경하며 점심을 즐겼다. 식후 섭지코지를 배경으로 몇 컷 찍고 숙소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 뒤 ‘새 섬 숯불갈비’찾아 이번 제주 여행 마지막 날 저녁을 입맛으로 장식했다.
여행 마지막 날 이른 아침 상쾌한 산길을 달려 한라산 1100고지까지 드라이브하며 제주 세계자연문화유산을 한 번 더 만나 인사하고 그 보호와 보존의 국가적 국민적 막중한 책임이 세계적 책임임을 느끼며 제주 국제공항으로 향했다. 제주 자연은 우리만의 자연유산이 아니고 세계의 유산이기에 더욱!
청주공항까지 하늘 구름 위를 날아오며 제주 해안을 거의 반이나 드라이브하며 보았던 빗속에도 물길 질을 그치지 않던 해녀들의 강한 모습이 푸른 바다에 피어나던 흰 파도처럼 다시 떠올렸다.
*여행하는 동안 지팡이가 되어주기도 하고 휠체어를 끌어준 바오로, 마리아에게 감사의 말을 남기고 싶다* (2015. 5. 22.)
첫댓글 천규가 나보다 여행을 더많이 하는구나 모처럼 제주여행에 비가온것이 아쉽지만 여행은 언제나 설래는것,누군지는 모르지만 바오로와 마리아님이 천사구나
여행을 즐기니 건강은 좋은 편? 건강하소
천규 덕분에 제주 유명 식당 네 군데를 알게 되었군.나도 제주 가본지가 오래되었는데 천규 글을 보니 꼭 가봐야겠다는 생각이 절로 드는군.무엇보다도 기쁜 것은 그렇게 바다 건너 먼곳까지 여행할 수 있을 정도로 천규 건강이 좋아진 사실이고 가족과 같은 따뜻한 친구이자 교우가 항상 옆에 있다는 사실이네....
내가 2000년도에 마누라하고 단 둘이서 2박 3일 여행한적이 있는데 그때만 해도 천규가 보고 답사한 것들이 별로 없었는데 지금은 많이 복잡하게 변한 것 같군. 건강이 온전치 못한 두 내외분이 보통 사람도 하기 어려운 해외(?)여행을 했으니 장하고 대단합니다. 차편은 어떻게 구했나 궁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