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 등반코스의 출발과 도착지점 중 하나이기도 하고 제주도 4.3항쟁의 전투지이기도 한 관음사를 어제 처음 가보았습니다. 목요일 도예마치고, 두 녀석 이발도 하고 정신과 병원에서 준이 약도 받아야해서 주간보호센터는 제꼈습니다.
제주시내 병원가는 길, 일부러 5.16도로를 거쳐서 코스를 잡으니 푸르러진 나무들이 더욱 짙푸르게 반짝입니다. 관음사 경내에도, 제주도 많은 오름들의 풍경이 그렇듯 조림한 후 번성해진 삼나무나 편백나무 그룹과 제주도 특유의 곶자왈적 야생나무 그룹의 모습이 확연히 차이가 납니다.
당연히 제가 선호하는 것은 야생의 모습이지만 삼나무 숲도 찌는 더위 속에 시원함 그 자체입니다. 단지 그 우람한 나무들 속성이 근처에도 다른 식물들이 얼씬도 못 하게 한다니, 하늘을 찌를 듯 위에 쭉쭉 뻗는 이유가 다 있습니다.
주변에 모든 것들이 녹아버릴 듯 뜨겁고 후텁지근하고 조금만 움직여도 땀이 줄줄 흐르는 한여름으로 진입했으니 두 녀석들 움직임은 둔하고 늘어지기 그지없습니다. 그래도 천천히를 가장해서 사찰로 진입하는 부처님상 나열길을 경건한 마음으로 걸어봅니다.
뜨거운 날씨에 긴 시간을 걷지는 못했지만 관음사의 역사 느껴보기에는 좋은 시간! 산사 사이 살짝 드러내는 한라산 능선도 근사합니다.
제주시 애월로 마지막 구간, 동쪽으로 빠지는 일주동로 연결노선이 개통해서 새로운 길도 달려봅니다. 돌아오는 길에 차창 밖으로 펼쳐진 성산일출봉 바로 위로 떠나지 못하는 구름 한 점은 5.16도로 진입 전 애조로에서 잠시보았던 한 점의 구름만큼이나 인상적입니다.
금요일 여전히 덥고 끈끈한 바닷바람이 후텁지끈 그 자체지만 센터에서 돌아와 산책왔던 태균이 바닷물 놀이가 보는 것만으로도 시원하게 느껴집니다. 신산리 앞바다 농개올레길에 접한 천연수영장은 태균이를 담기에 아주 넉넉합니다. 용천수가 솟아오르는 신산리 앞바다, 육지와 바다와의 물융합의 샘솟기 자욱이 싱그럽기 그지없습니다.
첫댓글 용천수가 솟아 오르는 모습이 신기합니다.
물이 서늘할텐데, 태균씨는 몸을 담궜네요.
물이면 물, 걷기면 걷기 ! 태균씨는 자연을 제대로 흡입하면서 자연이 주는 자양분을 마음껏 섭취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