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 허리, 종아리 둘레만 재도 건강이 보인다
건강 상태를 알아보기 위해 가장 좋은 방법은 정기적인 건강검진이다. 그러나 여러 이유로 건강검진을 미루거나 제때 받지 않는 사람이 많은데, 집에서 간단히 건강 상태를 점검할 방법은 없는 걸까? 정확한 도구는 아니지만, 집에서 둘레를 재는 것만으로도 일부분 건강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줄자를 들고 목, 허리, 종아리의 두께를 재보면 된다.
◇ 목둘레 = 심혈관 질환 · 수면 무호흡증 지표
남들보다 목이 두꺼운 사람은 심혈관질환을 주의할 필요가 있다. 실제 건양대병원 가정의학과 연구팀이 남녀 292명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목둘레가 가장 큰 그룹은 가장 작은 그룹에 비해 심혈관 질환의 위험도를 보여주는 인슐린 저항성 지표가 남자는 29.2배, 여자는 5.1배나 높았다.
연구팀이 제시한 목둘?레 비만 기준은 남자 36.6cm, 여자 32.3cm다. 미국심장학회에서도 성인 3300명을 조사했더니 목둘레가 3cm 증가할수록 혈당 수치는 높고, 몸에 좋은 고밀도 콜레스테롤(HDL) 수치은 낮아진다고 발표한 바 있다.
한편 목둘레가 두꺼운 남성이 잠을 잘 때 코를 곤다면 수면무호흡증을 의심해봐야 한다. 서울수면센터 연구팀이 남성 코골이 환자 154명을 분석한 결과, 목둘레가 15인치(약 38cm) 이상인 남성은 경우 중등도의 수면무호흡증이, 16인치(약 40cm) 이상이라면 중증 수면무호흡증이 발생할 위험이 높았다.
연구팀은 이 결과를 바탕으로 목둘레 16인치 이상의 코골이 남성이라면 수면무호흡증 여부를 의심하고 치료받아야 한다는 기준을 내놨다.
◇허리둘레=복부비만·심혈관질환 지표
허리둘레로는 복부비만을 가늠할 수 있다. 대한비만학회 기준에 따르면 허리둘레가 성인 남자 90cm 이상, 성인 여자 85cm 이상이면 복부비만이다. 비만 자체로도 여러 질환 위험을 높이지만, 특히 복부비만이 있는 사람은 대사증후군을 주의해야 한다.
대사증후군은 ▲복부비만 ▲고혈압 ▲공복혈당장애 ▲고중성지방 ▲낮은 HDL콜레스테롤 5가지 중 3가지를 동시에 지닌 상태를 말한다. 대사증후군이 있으면 심·뇌혈관질환의 위험이 커지고 당뇨병, 고혈압 등 다른 만성질환까지 유발할 수 있다.
만성질환은 그 자체로는 큰 문제가 되지 않지만,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등 중증질환까지 이어질 수 있어 위험한 상태다. 복부비만이 심혈관질환으로 이어지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내장지방을 줄이는 게 가장 중요하다. 탄수화물 섭취량을 줄이고 규칙적인 운동을 병행하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다.
◇ 종아리 둘레 = 근 감소증 지표
종아리 둘레는 근 감소증을 예측하는 지표가 된다. 근 감소증은 주로 노인에게 나타나는 현저한 근육량 감소를 뜻한다. 나이가 들면 노화와 운동량 감소 등으로 인해 근육의 양과 기능이 병적으로 감소할 수 있다. 실제 경희대병원 가정의학과 연구팀에 따르면 전신의? 근육량은 종아리 둘레와 비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근감소증 환자의 82%는 종아리 둘레가 32cm 미만이었다. 이에 연구팀은 키나 성별과 관련 없이 65세 이상에서 종아리 둘레가 32cm 미만인 사람은 근감소증을 의심해볼 것을 권장했다. 근감소증은 낙상, 골절 등을 유발해 사망 위험을 높이기 때문에 꾸준한 운동과 단백질 식품 섭취 등으로 예방할 것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