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극장서 어머니가 잃어버렸던 지갑...65년 만에 돌아왔다
정채빈 기자
입력 2023.12.24. 16:06
65년 만에 주인의 가족 품으로 돌아간 지갑./CNN
미국에서 어머니가 잃어버렸던 지갑이 65년 만에 가족의 품으로 돌아온 사연이 전해졌다.
23일(현지 시각) CNN 등에 따르면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에 위치한 플라자 극장에서는 최근 화장실 보수공사 도중 낡은 지갑이 하나 발견됐다.
포도주색의 빛바랜 이 지갑에는 1959년식 쉐보레 자동차 경품 응모권, 마그네틱 선이 없는 초창기 신용카드, 흑백 가족사진, 주유소 영수증, 진료 예약증 등이 들어있었다.
극장 주인인 크리스 에스코바르는 영화관이 오래된 만큼 공사 과정에서 옛날 팝콘 진열대나 단종된 양주병 등 온갖 골동품이 나왔지만, 이 지갑을 발견하고서는 특별한 느낌을 받았다고 한다. 그는 “지갑은 역사로 가득 차 있었다”며 “이는 과거로 가는 ‘입구’였다. 이 동네에서 65년간 살았던 사람이 잃어버린 것이라는 걸 알게 되고 지갑을 주인에게 돌려줘야겠다고 결심했다”고 말했다.
지갑이 발견된 화장실 공사 현장(왼쪽)과 지갑 안에 들어있던 사진./CNN
지갑이 발견된 화장실 공사 현장(왼쪽)과 지갑 안에 들어있던 사진./CNN
에스코바르는 아내 니콜과 함께 지갑 안에 있던 면허증에 ‘플로이 컬브레스’라고 이름이 적혀있는 것을 보고 주인을 찾기 시작했다. 니콜은 인터넷 검색으로 플로이의 남편 로이 컬브레스의 부고 기사를 찾았다. 이어 컬브레스 가족이 매년 개최하는 자선 골프대회 홈페이지를 발견하고 이들 부부의 자손과 손자들까지 찾아냈다. 결국 에스코바르와 니콜은 플로이의 딸 테아 체임벌린과 연락에 성공했다.
ADVERTISEMENT
보도에 따르면 지갑 주인인 플로이는 2005년 87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지만 딸인 체임벌린은 극장 근처에서 지내고 있었다. 모친이 1958년 지갑을 잃어버렸을 당시 6살이던 체임벌린은 올해 71세가 됐다고 한다.
체임벌린은 지갑 안에 든 물건들이 어머니의 것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그는 “매우 감동적이었다. 많은 추억이 떠올랐고, 마치 어머니가 살아 돌아온 것 같다”고 했다.
지갑을 보기 위해 지난달 플로이의 후손들이 모이기도 했다. 체임벌린은 7살, 5살 손주들과 함께 어머니의 흔적을 살펴봤다며 “아주 특별한 순간이었다. 손주들도 그것이 소중한 것임을 알았다”고 말했다.
정채빈 기자
기사 전체보기
많이 본 뉴스
“나도 목화밭 출신”…헤일리, 트럼프 텃밭 공략하며 대추격전
“나도 목화밭 출신”…헤일리, 트럼프 텃밭 공략하며 대추격전
美극장서 어머니가 잃어버렸던 지갑...65년 만에 돌아왔다
美극장서 어머니가 잃어버렸던 지갑...65년 만에 돌아왔다
英 ‘브렉시트의 배신’… 이민자 되레 2배로 늘었다
英 ‘브렉시트의 배신’… 이민자 되레 2배로 늘었다
100자평17
도움말삭제기준
100자평을 입력해주세요.
찬성순반대순관심순최신순
토오루
2023.12.24 16:48:18
시간은 붙잡을 수 없지만, 사람의 흔적은 후대에 전해지게 돼 있다. 이 지갑을 전해 받은 자손들(특히 71세의 딸)은 오죽 감회가 깊었을까? 극장 주인의 애틋한 감성이 한 가족을 65년 전 으로 회귀할수 있도록 입구를 마련 해 주었구나. 그리고 65년 전에는 공상과학과도 같았던 인터넷을 이용해서 후손을 찾아 냈다는 것도 세월의 흐름을 무상케 한다.
답글작성
100
1
안 늦었다 다시
2023.12.24 16:53:14
감동적입니다. 따뜻합니다.
답글작성
83
0
공포의대왕
2023.12.24 16:48:07
주인이 아직 살아계셔서 잃어버렸던 지갑을 돌려받았으면 얼마나 큰 감동의 여운이 남았을까 싶다.
답글작성
81
1
pal5
2023.12.24 17:02:20
65년이 지난 후까지 극장이 계속 영업하고 있는것도 대단하고 65년동안 화장실을 수리하지 않고 사용하고 있었다는것에 놀란다.
답글
1
17
0
답글을 입력해주세요.
Outpost
2023.12.25 06:03:39
뜻이 바른 건축법이나, 한정된 자원으로 건축을 하는 건축가의 마음이 있는 건물입니다. 한국의 누더기 건축법과 30년을 제대로 지키지 못하는 성냥갑 아파트를 계속 짓는 나라에서는 이해를 하기가 어렵겠지요.
둥이할머니
2023.12.24 19:04:29
65년동안 지갑이 어디에 존재하고 있었다는것 자체가 놀랍다.사진등이 들어있었다니 한분의 역사라 보여진다.따님이 어머니의 물건을 갖게되었으니 마음이 참 남달랐을것이다.버리지않고 주인을 찾아준 극장주도 대단한분인것 같다.
답글작성
11
0
無影塔
2023.12.24 16:49:05
소설 같은 이야기네...
답글작성
11
0
zjem
2023.12.24 17:30:02
그야말로 타임캡슐이네요.
답글작성
10
0
신전
2023.12.24 18:14:31
역시나 선진국! 선진 문화의 아름다운 사연이다.
답글
1
9
0
답글을 입력해주세요.
이바호 2
2023.12.24 23:09:35
부끄럽다 정말! 이 100자평이 좋다는 인간들도 똑 같고.
딱부리
2023.12.24 17:39:56
ㅇㅋ. 지갑 홧팅
답글작성
7
0
재원39
2023.12.24 18:08:44
면허증에 주소가 있으니 찾기는 쉬웠겟네. 현금은 빼고 지갑은 어디 시선이 잘 안가는 곳으로 던진거로구먼,
답글작성
6
1
badrab
2023.12.25 00:05:21
그 당시도 수십년은 되었을 건물 화장실을 65년 이후에 보수 공사를 할 정도로 튼튼하게 지었다는 것이 나는 더 놀랍다
답글작성
4
0
無影塔
2023.12.24 19:25:55
지갑이 역사네...
답글작성
4
0
바우네
2023.12.24 22:50:21
'이들 부부의 자손과 손자들까지 찾아냈다'(?) 자식과 손자를 아울러 '자손(子孫)', 아들딸의 아들을 '손자(孫子)'라 이른다. '자손과 손자들'에서 '손자'는 군말이다.
답글작성
2
0
김영석
2023.12.25 02:40:16
65년만에 주인 찾은 지갑.. 감동적이다 미국이다
답글작성
1
0
홍길동87
2023.12.25 00:37:47
지갑을 화장실에서 흘린 게 아니라, 누가 지갑을 소매치기 해서 화장실에서 돈만 빼고 지갑을 어느 구석에 쳐박은 것으로 추측되는데, 두 세대를 지나 돌아왔다는 것이 신기하고 감동적이네요.
답글작성
1
0
또갈매기
2023.12.24 23:45:41
이게바로 미국문화다. 이른걸우리가 배워야돼! 알간
답글작성
1
0
아뉴스
2023.12.25 00:51:28
아, 우리 나라도 저정도 되려면 얼마나 걸릴가?
답글작성
0
0
많이 본 뉴스
1
이준석 탈당·김건희 특검·세대교체… 한동훈 앞 ‘3대 킬러 문항’
2
시속 300㎞? 한국 KTX 평균속도는 168㎞에 불과하다 [르포 대한민국]
3
“나도 목화밭 출신”…헤일리, 트럼프 텃밭 공략하며 대추격전
4
“증명서 조작, 일종의 ‘관례’”...조국 부부 탄원 서명 받는 지지자들
5
김근식 “한동훈, 이준석 만나는 거 안 급해... 신당 밑천 다 드러났다”
6
‘웰메이드 드라마’로 살길 찾은 국산 OTT… 시청자도 열광
7
‘26년만의 결혼식’ 깜짝 주례 선 韓총리 “김치, 참치, 꽁치~” 웃음바다
8
文정부 3총리 회동 추진… “이낙연 비난 도 넘어”
9
2년 간 2500% 수익률 수퍼개미 남석관 “이 신호 보이면 주식 팔아라”
10
성탄절 새벽 방학동 아파트서 불… 2명 숨지고 20여명 부상
오피니언
정치
국제
사회
조선경제
스포츠
건강
컬처·
스타일
조선
멤버스
DB조선
조선일보 공식 SNS
페이스북
트위터
유튜브
인스타그램
개인정보처리방침
앱설치(aos)
사이트맵
Copyrigh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