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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팬데믹 기간에 세상을 떠난 파독산업전사 78인 합동 추모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 별세한 파독근로자들을 추모하는 ‘파독산업전사 합동추모제’가 지난 8월 26일 중부독일에 소재한 파독광부기념회관 및 한인문화회관에서 엄수됐다. (사진 나복찬 재외기자)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 별세한 파독근로자들을 추모하는 ‘파독산업전사 합동추모제’가 지난 8월 26일 중부독일에 소재한 파독광부기념회관 및 한인문화회관에서 엄수됐다.
이번 합동추모제는 정부에 의해 독일에 온 근로자들로 구성된 단체인 (사)재독한인글뤽아우프회(회장 최광섭), (사)중부한독간호협회(회장 최순실), (사)파독산업전사세계총연합회(이하 파세연, 회장 고창원)가 주관했으며, 각 지역한인회와 직능단체 등 총 22개 단체의 참여와 재외동포재단, 킴스아시아, 푸라이제 장의사가 후원한 가운데 열렸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 별세한 파독근로자들을 추모하는 ‘파독산업전사 합동추모제’가 지난 8월 26일 중부독일에 소재한 파독광부기념회관 및 한인문화회관에서 엄수됐다. (사진 나복찬 재외기자)
길이 8m의 중앙 제단 위엔 영정사진들이, 왼쪽에는 편안한 영면을 바라는 동헌 오수혁 선생의 걸개 '근조(謹弔)' 그리고 영정 주변은 수백 송이의 국화로 장식됐으며 하단에는 추모제로 모신 78인의 한지 위패와 근조화환, 근조기가 자리했다.
이날 추모제는 총 1시간 40분 동안 숙연하고 엄숙한 가운데 진행됐다. 제1부는 개제 선언에 이어 국민의례, 회장인사, 파세연 연혁보고, 추모 78인 명단이 소개됐으며, 제2부 순서로 헌화, 개신교와 불교의 추모제 집전, 추모사, 추모가, 유족인사, 회원 헌화, 폐제 선언이 있었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 별세한 파독근로자들을 추모하는 ‘파독산업전사 합동추모제’가 지난 8월 26일 중부독일에 소재한 파독광부기념회관 및 한인문화회관에서 엄수됐다. 추모사 하는 고창원 파세연 회장 (사진 나복찬 재외기자)
사회자인 김옥순 파세연 부회장의 개제선언 이후, 국민의례에 이어 고창원 파세연 회장은 추모제 인사에서 “이 시간은 조국 근대화에 일조했으며 코로나 팬데믹 기간에 이별한 파독산업전사들을 추모하는 자리”라며 “눈물과 땀이 뒤섞인 근로와 삶의 현장에서 애 쓰셨던 수많은 선배, 동료 분들, 끊임없는 도전과 패기로 역경을 이겨낸 파독산업전사들은 이 자리에 계신 여러분들이 지기와 동반자로 서로 힘이 되어주고 뜻을 함께해 주셨기에 가능한 일”이었다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지난 1년 반 동안 이역만리 타국 땅에서 우리 곁을 떠난 많은 분들의 비보를 접하고도 코로나19로 마지막 길도 지켜드리지 못했던 점을 생각하며 추모제를 통해 고인들의 넋을 위로하고 유족들께도 위안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김동경 파세연 수석부회장이 창립 14주년이 된 파세연 연혁을 보고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 별세한 파독근로자들을 추모하는 ‘파독산업전사 합동추모제’가 지난 8월 26일 중부독일에 소재한 파독광부기념회관 및 한인문화회관에서 엄수됐다. 유가족 헌화 (사진 나복찬 재외기자)
2부 첫 순서로는 한마음선원 독일지원 합창단의 악기연주에 맞춰 허승재 주본분관 총영사, 이계방 민주평통 북유럽협의회 수석부회장, 김갑호 재독한인글뤽아우프회 부회장, 최순실 중부한독간호협회장, 유가족 순으로 분향했다.
최문규 에센 갈보리교회 담임목사는 성서의 말씀을 전하며 “독일에 근로자로 온 많은 산업전사들 가운데 먼저 하나님의 부름을 받은 영혼들을 하나님 아버지 품에 안아 주시고 이 땅에 사는 동안 겪었던 모든 슬픔과 눈물을 닦아주실 것과 남아있는 유족과 우리 모두가 주님을 바라보며 하늘에 큰 소망을 두고 살게 해 줄 것”을 간구했다.
대한불교조계종 한마음선원 독일지원의 추모법회는 혜유 스님과 혜려 스님이 반야심경을 독경했고, 한마음 선원 신도들이 추모곡을 합창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 별세한 파독근로자들을 추모하는 ‘파독산업전사 합동추모제’가 지난 8월 26일 중부독일에 소재한 파독광부기념회관 및 한인문화회관에서 엄수됐다. (사진 나복찬 재외기자)
이기자 민주평통 북유럽협의회장은 이계방 수석부회장이 대독한 추모사에서 지난 60,70년대 고국의 경제발전을 위해 1천미터 땅속 어두운 곳에서 땀 흘려 일했고 현지인 환자들을 돌보며 힘겨운 일들을 해내신 간호사분들의 노고에 고마움을 표하고, “대한민국 경제발전에 주춧돌이 되신 산업전사들 앞에 옷깃을 여미게 되며 다시 한 번 머리 숙여 영령님들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 여러분께 깊은 위로를 드린다”고 추모했다.
부임 후 첫 공식행사에 참석한 허승재 주본분관 총영사는 추모사를 통해 “오늘 우리들은 코로나 팬데믹 기간 동안 유명을 달리하신 일흔여덟 분을 추모하고자 이 자리에 모였다”며, “사랑하는 가족을 떠나보내야만 했던 유가족 여러분들께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올리며 돌아가신 영령에도 삼가 애도를 표하며 명복을 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 별세한 파독근로자들을 추모하는 ‘파독산업전사 합동추모제’가 지난 8월 26일 중부독일에 소재한 파독광부기념회관 및 한인문화회관에서 엄수됐다. 소프라노 최미순 추모 공연 (나복찬 재외기자)
추모가는 소프라노 최미순이 장구가락에 맞춰 ‘친구의 이별’을 불러 추모객들의 심금을 울렸다. 유족인사로 이연희 씨(고 권대희 님 미망인)의 편지를 정운숙 뒤셀도르프한인회장이 낭독했다. 이 씨는 “아직도 남편을 먼저 보내드린 아픔과 외로움, 아직까지도 충격에서 헤어 나오지 못한 심정, 남편을 떠나보내며 이웃과 지인들조차 함께하지 못한 아픔과 미안함이 있었으나, 이번 합동추모제를 준비해 주심으로 큰 위안이 되고 죄책감에서 벗어나는 듯한 감정을 갖게 됐다”고 편지를 통해 심경을 밝혔다.
마지막 순서로 추모객들이 헌화하며 사회자의 폐제선언으로 파독산업전사 합동추모제의 모든 순서를 마쳤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 별세한 파독근로자들을 추모하는 ‘파독산업전사 합동추모제’가 지난 8월 26일 중부독일에 소재한 파독광부기념회관 및 한인문화회관에서 엄수됐다. 자료실을 방문한 허승재 총영사(가운데)와 이우철 공사참사관(왼쪽) 그리고 고창원 파세연 회장 (사진 나복찬 재외기자)
한편, 추모제 후 허승재 총영사와 이우철 공사참사관은 고창원 회장의 안내로 재독동포역사자료실과 광산박물관을 둘러보고 명예관장인 김계수 박사, 최광섭 회관장, 유상근 자료실장과 관계자들의 노고에 고마움을 전했다. 허 총영사는 “뜻깊은 장소에 찾아뵙게 되어 영광스럽게 생각합니다. 여러분의 노고에 깊이 감사드립니다”라고 방명록에 소감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