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종일 부슬부슬 내리던 비가 아침까지도 계속되었어요. 평소와 똑같이 오전 5시 30분에 일어나 하루를 준비합니다.
동네 한 바퀴를 돌고 싶어서 밖을 보니 아직 캄캄하네요.
날이 밝기를 기다리며 노트북 켜놓고 쓰고 있는 원고 들여다 보다
날이 환해지는 시각, 우산을 받쳐들고 밖으로 나갔어요.
배롱나무꽃이 예쁜 기와집.
양양 도로(강원도)는 가로수로 배롱나무를 많이 심어놓았어요. 지금 한창 꽃이 피어나고 있어 참 예쁩니다.
집앞 논 풍경....
주인이 잘 가꾼 티가 나는 논.
3.8 평화마을.
그래서 그런지 마을 중간에 '역사문화공간'도 있었어요.
메리골드가 아름다운 담장.
감나무에 감이 주렁주렁, 배나무에도 배가 주렁주렁, 사과도 주렁주렁.
조용하고 한적한 마을에 열매가 풍성합니다.
아침을 간단히 먹고(라면)
하조대 해수욕장으로 출발!
비가 그쳐 다행입니다.
파도가 높습니다.
그런데 아쉬운 것은 해변에 쓰레기가 엄청 쌓여 있다는 것.
어찌된 일일까요?
보통 바닷가에 오면 맨발로 걸어다니곤 했는데 도저히 그럴 수 없는 환경.
하조대, 분명 유명한 해수욕장으로 알고 있었는데 많이 실망했어요.
여름 내 사람들이 많이 다녀간 흔적일까요.
그 흔적들이 많이 남아 있어 불편했던 바닷가.
지난 7월에 왔던 송지호는 깨끗해서 참 놀기 좋았는데 말이죠.ㅋ
그나마 쓰레기가 없는 모래사장에서 놀면서 아쉬움을 달래봅니다.
한가위 인사하는 손자....
"즐거운 한가위가 되세요."
한가위라는 낱말이 어려워 떠듬떠듬.
쉬고 있는 갈매기를 향해 다다다~~~
바닷물에 발도 못 담그고 그 다음에 간 곳은 양양전통시장!
예상 외로 사람들이 그렇게 많지는 않았어요.
요즘 송이 철이라서 송이를 구경하러 왔는데 추석이라 그런지 가격이 엄청 비싸네요.ㅠㅠ
여기저기 구경하고, 몇 가지 음식을 샀어요.
은어튀김, 메밀전병과 오징어순대 그리고 메밀전...
은어튀김은 5마리에 2만원인데 튀김옷이 좀 두꺼웠고,
오징어순대도 기대한 만큼 맛있지는 않았어요.
다행히 메밀전병과 메밀전은 역시 배신을 하지 않아 다행입니다.
맛있게 먹고 잠시 휴식 시간을 가졌는데 에너자이저 손자는 역시 끄떡 없네요.
또 젠가 시간....
젠가 하면서 있었던 일 -
손자는 한 번 졌고, 할아버지도 한 번 졌는데
저는 두 번이나 젠가에서 진 거예요.
"세 번째 지면 이제 젠가 그만할 거야!"
제가 투정부리듯 말했더니 손자가 빤히 저를 쳐다보더니 하는 말,
"다음엔 제가 질게요."
투정 부릴 때 영락없는 개구쟁이, 말썽꾸러기인데 이럴 때 보면 배려심이 있네요.
옆집에서 가져온 사과
"우리 동네 놀려오셨기에 우리 동네 사과를 드려요."
작지만 때깔 곱고 잘 생긴 아이들.
맛도 엄청 좋아요.
저녁은 나가서 먹으려고 했다가 너무 늦기도 하고, 손자하고 밖에서 밥 먹는 일이 그리 쉽지는 않아
맛집을 검색해 보았어요.
'바람꽃해녀마을' 이름도 예쁘고 음식도 맛있을 것 같아서 전화로 주문해 놓고 찾아가기로 했지요.
전복회덮밥
전복물회
전복구이
전복얼큰순두부.
모두 맛있어서 맛집으로 인정!
양양 전통시장에서 산 '송이소주'도 맛이 참 괜찮았어요.
바닷가에 놀러와서 바닷가 음식을 싱싱하게 잘 먹은 날^^
맛있는 저녁을 먹는 중에 아들이 손자에게 유괴방지 교육을 시켰어요.(집에서도 자주 한다고 하더군요.)
"네가 송하엘이니?"
"네."
"니네 엄마 이름 박**이지?"
"네."
"너, 아이스크림 좋아하지?"
"네."
"내가 맛있는 아이스크림 사줄테니 나랑 같이 가자."
"싫어요!"
잠시 후, 손자가 자기 아빠에게 가더니 하는 말,
"너, 아빠니?"
"네. 그런데요?"
"아이스크림 사 줄테니 같이 가자."
"난 아이스크림 싫어하는데요? 안 가요."
그러자 손자가 제 아빠 손을 잡아끌더니 하는 말.
"그럼, 내가 커피 사 줄테니 가자."
이 말에 일동 박장대소....
하루하루 자라는 모습이 보이는 손자로 인해 여행이 한층 즐겁습니다.
여행 둘째 날이 저물어가네요.
내일도 역시 즐거운 여행 날이 되기를......
셋째날, 추석날인데 아침부터 길이 막힐 거라는 예보에 오전 11시경 떠나기로 했어요.
아침 짧은 시간에 갈 곳도 마땅치 않아 푹 쉬다가, 늦은 아침.
누룽지를 끓이고,
갖고간 밑반찬에 맛있게 먹었어요.
손자가 아직 어려서 음식 선택권이 없었지만 나름 향토음식 잘 챙겨먹고, 손자랑 원없이 놀았네요.
안녕, 2박3일 동안 편안한 쉼터가 되어준 양양 3.8평화마을이여...
손자는 또 집에 안 가겠다고 칭얼댔어요. 지난 번에도 그러더니만....
이제 손자와의 다섯 번째 여행을 마무리합니다^^
첫댓글 양양에 카우보이 등장!
대관령으로 올라가야 함.
즐거운 여행 하세요ㅡ☆
예, 고맙습니다. 동해안은 항상 좋습니다^^
해변에 쓰레기는 여기나 거기나 마찬가지군요. 유명 큰 해변은 시에서 나와 기계로 청소한다는데 작은 해변은 방치해서 쓰레기에 눈쌀이 찌푸려지네요 ㅠ
쓰레기 때문에 기분이 안 좋았어요. 지난 7월에 다녀온 고성이 좋았는지 애들이 자꾸만 고성과 양양을 비교하더라구요.
@바람숲 자기가 만든 쓰레기 자가가 치우면 되는데 시민 의식이 더 문제네요. 먹다 남은 과일들 해변에 그냥 버리고 간 사람도 있더라구요.
이번 추석은 너무 덥네요.
더워도 즐거우셨을듯 ~
거의 집안에서 놀았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