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중국대륙은 올림픽개최와 중국축구대표팀의 월드컵진출, 상해의 세계박람회개최 등 3가지 호재로 미래에 대한 자신감과 중화세기의 시작이라는 들뜸으로 가득했었다.
하지만 지금의 중국대륙은 사스로 인한 국가이미지 손상과 후진적인 중국상황의 외부세계 노출로 몹시 자존심 상해하고 있다.
필자가 이상하게 여긴것은 어느 중국방송매체에서도 그렇게 떠들어대는 페이디엔싱페이엔(非典型肺炎,SARS의 중국어명칭)이 어디서 발생했다는 이야기가 없는것이었다.(어차피 어디서 나왔던지 그건 중요치 않다고 이야기할 수도 있을것이다.)
중국의 일반인들도 그 정보에 대해서 별로 관심이 없는듯 했다.
일주일전쯤에 우리 거래처회사에 갔을때 왕이라는 성의 여사장은 나와 사스에 관한
이야기를 하다가 들었던 이야기와 그 태도는 상당히 충격적이었다.
사스에 관해서 같이 걱정을 하면서 이것저것 이야기를 하는데 사스 발생이 중국 광동성 포산시(佛山市)에서 시작되었다고 한국언론에서 나왔다고 했다.
왕은 펄펄 뛰었다.
" 사스는 중국에서 발생한것이 아니다. 그 병은 내가 듣기로는 유럽에서 처음 발생해서 작년초에 미국을 거쳐서 중국으로 들어왔는데 재수없게 중국에서 환자가 많이 생기는 바람에 사스가 중국에서 발생했다는 오해를 받고 있다. 사스는 중국에서 생긴것이 아니다."
"하지만 중국인들이야 중국방송밖에 못보니까 그렇지만 전세계가 사스의 발생국으로
중국을 지목하고 있고 그것을 인정하고 있다. 그것을 어떻게 설명이 하나?"
" 그게 중국을 질투하는 미국의 사악한 음모이다. 이라크전쟁의 불법성에 대한 전세계의 비난을 사스라는 병이 중국에서 나왔다는 식으로 몰고가서 가릴려고 하는거다.. 같은 황인종들끼리 단결해야지 그들(백인)의 거짓말에 속으면 안된다."
아무리 공산당 당원이라고 해도 평소에 후덕한 인품과 좋은 인상으로 사람을 편하게
해주던 그 아줌마의 주장은 필자를 아연실색하게 했다.
분명 그 소문에 속을만큼 못배운 사람도 아니고 유언비어에(사스확산이 최절정에 달했을때 필자가 사는 도시의 시내 이름과 함께 어디서 사스환자가 발생했고 어디가 봉쇄되었다더라..)에 거짓말이라면서 필자에게 믿을 필요없다던 사람이 그런식으로 나오니까 황당했다.
하지만 이 소문은 사스의 창궐에서 조금씩 나아지고 있는 중국에서 사람들의 입소문을 타고 크게 유행하고 있다.(문제는 모두가 그것이 아닐거라고 속으로는 생각하는것
같은데 아무도 유언비어라고 비난하지도 거짓말이라고 말하지 않는다는것이다.)
필자의 생각으로는그 유언비어는 세계에 대한 중화민족의 자존심 손상을 마음아파하고 있는 현재 중국인들의 심정을 가장 강렬하게 대변해주고 있는것 같다.
즉 중국같은 강대국이 사스로 인해서 100개가 넘는 나라에서 중국인들의 입국을 제한당하고 각 전람회와 각종 회의에서 중국인들의 참석을 금지하는 등 큰 창피를 당하고
있음에 분노하는것이다.
많은 외국인들이 공통적으로 말하는 중국인들의 특징중 하나가 그 특유의 거만함이다. 자신들이 전인류에게 3대 발명품(화약, 나침판, 종이)을 주었고 그 은혜로 현대문명이 출현했다는 것이 그 이론에 대한 간단한 설명이다. (우리로서는 우습게 보이겠지만 중국에서는 그렇지 않다..혹 중국어가능한 분들은 소후나 시나에 네티즌 한마디에
들어가보면 알것이다. 중화민족이라는 그 자부심 하나는 정말 대단하다.)
사스확산초기에도 그랬고 현재도 그렇고 앞으로도 중국의 분위기는 사스의 확산으로
세계 곳곳에 피해를 끼쳤다는 미안함 따위는 없을것이다.
원래 과거에도 왠만한 큰일에는 중국자체의 국수적인 분위기로 인해서 그랬지만 이번
사스 역시 미국의 음모이고 대만인들이 이런 일에 협조했다는 식으로 유언비어가 나돌았었다.
지금은 대만이 사스로 인해서 대단한 피해를 입고 있는 상황이라서 대만이라는 이름은 쏙 들어갔지만 또 어떤식으로 다른 나라의 이름이 나올지는 알수가 없다.
원래 중국방송에서는 언급이 금기시되는 천안문 사태보도때나 지금이나 적대적인 외국세력이라는 이야기는 꼭 끼어들어서 나온다.
현재의 사스가 어떤식으로 종결될지는 필자도 모른다.
하지만 한국의 언론보도를 보면 사스를 보면서 중국이 진정한 친구를 구분하고 있다고 우리 자체적으로 오바를 하고 있는걸 봤다.
5월초에 본 한겨레신문에서는 중국거주의 유학생과 교민이 한국으로 호들갑을 떨면서 돌아가서 중국정부가 한국대사관에 불쾌감을 전달했다고 한다.
도대체 호들갑을 누가 떨었다고 그런식으로 이야기를 하는것인지 모르겠다.
어떻게 나가야지 호들갑을 안떨고 나가는것이고 어떤식으로 나가면 호들갑인가? 그런 소식이 왜 한국언론에서 나오는지도 이해가 안된다.
북경의 사스창궐로 귀국하는것이 한국인만이 아닌데도 유독 한국대사관에 불쾌감을
표출하는 중국정부의 마음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것일까?
아무리 중국거주 외국인중 한국인이 제일 많다고 해도(대만,홍콩인 제외)제일 먼저 나간것은 미국인을 첫번째로 유럽인,일본인같은 선진강대국들이었다.
뒤늦게 나가는 한국인들이 북경에서 평소처럼 겁없이 활동을 하다가 중국인처럼 죽어나가야지 우리가 호들갑을 안뜬것이 되는것인가? 그래야지 중국과 친구가 되는것일까?
우리는 미국,일본과 달리 그렇게 구걸을 해야지 중국과 친구가 될수 있는 운명인가?
만약의 가정이고 쓸데없는 생각이지만 중국이 아니라 한국에서 사스가 발병을 했고
중국에서는 아직 환자가 없는 상황이었다면 어땠을까?
한국에서는 수백명이 아니라 수십명정도만 죽었다고 해도 중국의 반응은 어땠을까 묻고 싶다.
친구니 하는 말따위가 중국의 신문지상에서 나왔을까? 그들도 우리 중국의 한국교민이 한국을 빠져나오는데 호들갑을 뜬다고 이야기를 했을까?(한국의 최대 외국인 거류집단은 역시 중국인이다.)
아마 서울의 상황을 스포츠중계하듯이 보도하면서 한국인의 비위생적인 생활태도와
한국정부의 무능력이 이런 병을 불러들였다고 모욕적인 보도를 대대적으로 하지 않았을까?
지금의 중국정부처럼 초기에 사스발병을 숨겼다면 아마 한국으로 해서 세계가 피해를
입고 우리가 경제적인 손실을 입는다고 제일 큰소리로 비난했으리라 생각이 된다.
중국정부가 그전부터 보여온 한국에 대한 멸시와 이기적인 태도를 봐서는 중국대사관과 재한국 중국인들이 제일 먼저 도망갔을것이고 세계에서 제일 먼저 모든 육해공 모든 항로로의 한국인 입국을 금지시켰을것이다.
과연 그렇지 않았을거라고 이야기할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저번 월드컵방송에서 중국인들의 속마음이 드러난 이후에는 위의 가정이 틀렸다고 말할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우리는 항상 중국이 우리를 어떻게 볼까 겁을 낸다.
중국이 우리에게 화나면 피해를 보는건 우리밖에 없다고 말이다.
하지만 우리가 그들에게 잘보이려고 10년째 무진장 노력했고 그들의 친구라고 아무리
이야기를 해도 돌아오는건 사실 작년 월드컵과 같은 편파보도였다.
그것이 일시적인 현상이었을거라고 생각한다면 왜 중국에서 당시에 한국을 변호하는
목소리를 들을수가 없었을까?
우리가 그만큼 중국에 죽을 죄를 지었나? 한국인들이 중국가서 거드름을 피웠다고?
그러면 미국인이나 일본인 등 다른 나라 사람들의 거드름에 대해서는 별상관안하면서
왜 유독 한국인에 대해서는 그렇게 분노할까?
다음편에 쓸 예정인 한류의 오해와 진실에서 한국문화의 중국침투를 중국지식인들이
얼마나 불쾌해하고 무시하는지에 대해서 이야기할 예정인데 사실 한국에 대한 미움과
질시는 오래전부터 존재해왔었는데 작년 월드컵에서 잠깐 표출된것에 불과하다.
앞으로도 그러한 현상이 사라질것이라 보는것은 극히 어리석은 우리만의 생각이다.
여기서 한가지 꼭 주의해야 할것이 우리나라 상품의 최대 수출시장이 중국이 된다고
떠들면서 중국에서의 한국의 이미지가 한국상품의 매출과 엄청난 연관이 있다는 식으로 이야기하는 사람들이다.
필자가 중국에서 본 개인적인 경험이지만 한국상품의 중국시장진출은 중국인이 한국을 좋아하느냐 안좋아하느냐와는 별상관이 없다는 것이다.
누구든지 마찬가지지만 상품의 품질과 디자인이 좋으면 사는것이지 그 국가에 대한
감정은 상품구매에서 큰영향을 못미친다.
필자 역시 중국상품을 다루지만 필자가 중국에 대해서 좋은 감정이 넘쳐서 중국상품을 다른 나라에 파는것은 아니다.(결과는 중국경제를 이롭게 하는것이지만 -_-:)
단지 가격이 싸고 가격 대 품질비에서 아직까지 경제력이 약한 나라에서는 경쟁력이
있기 때문이다.
중국상품을 사본 여러분은 중국에 대해서 우호적이어서 샀던가? 미국에 대해서 우호적인 감정이 폭발해서 맥도널드나 피자헛에 가는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우리의 과잉적인 태도..즉 오버를 말이다.
중국인들은 일본인 이야기만 나오면 공공장소에서도 시아오르번(小日本= X만한 일본시끼들..이런 어감이다)이니 르번꾸이(日本鬼)니 뭐니 욕을 해도 전자제품 파는데 가서는 일본메이커만 찾는것이 현실이다.
과연 중국인들이 일본을 미워할까? 안미워할까? 일본은 국가이미지로 상품을 전세계에 파는것일까?
우리는 미국이 좋아서 MS윈도우즈를 써나?
몇년전에 항주대학 후문의 전자상가에 중국인친구들과 구경갔을때 소니 플레이어라도 그것이 MADE IN CHINA인지 MADE IN JAPAN인지 따지는것을 보았다.
당연히 가격이 좀더 비싸도 일본현지에서 만든것을 더 많이 찾는것이 중국인들이다.
과연 중국거리를 활보하는 상하이따중(上海大衆,폭스바겐 중국현지법인)의 차들이
독일에 대한 우호감으로 중국인들이 그렇게 대량으로 구매를 했을까?
그것은 분명 아닐것이다.
상품의 구매는 제품의 품질과 디자인으로 승부가 나지 친구니 적이니 이런걸로 판가름 나는것은 아니다.
우리가 아무리 중국에 잘보이려고 해도 우리뜻대로 되는것도 아니고 우리가 비록 그들에게 밉게 보인다고 해도 우리 상품이 경쟁력이 있다면 판매에 큰 어려움이 있는것도 물론 아니다.
몇몇 드라마가 중국에서 히트쳤다고 한국연예인이 중국에서 CF땄다고 중국에서 한국에 대한 이미지가 좋을것이라고 상상하는 고국의 사람들을 보면 안쓰럽다.
사스가 중국에서 발생했다고 우리가 오바할 필요는 없다.
냉정하고 엄정한 조치로 사스의 국내유입을 막아야 한다. 여기서 중국의 눈치를 볼 필요는 당연히 없다.
중동국가들은 아예 비자를 안해주는데 중국이 그들을 나중에 차별할까? 우리는 검사만 해서 통과시켜주는데 우리는 진정한 친구라고 감동할까?
필자가 중국에서 2월초에 들어와서 사스를 겁안내고 버티는것이 중국에 대한 애정이
흘러넘쳐서거나 친구라는걸 보여줄려고 있는것은 아니다.
4월말과 5월초에 사스를 감염을 우려해서 귀국한 유학생들이나 교민들의 가족이 중국에 대해서 비우호적이고 친구가 아니라서 한국으로 간것도 당연히 아니다.
단지 병일뿐이다. 그것도 정체가 아직 안알려졌고 정확한 치료법이 개발이 안된 전염병인것이다.
우리 교민들이 한국으로 돌아가는것이나 중국으로 오는것이나 역시 그들의 자유이고
거창한 국가간의 우호관계따위와는 전혀 하등의 상관이 없다.
그런것은 전부 시쳇말로 오버다.
한국은 한국이고 중국은 중국이다. 중국은 우리에게 가까운 위치의 국가이고 문화적으로 가까운 근린의 나라중 하나일뿐이다.
우리 한국교민이나 유학생이 중국에 가 있다고 해서 우리만 이익이 아니다. 그들도 이익이다.
먼저 한국과 중국은 냉정한 국가이익의 기반위에 서있음을 인식해야 한다.
우리가 먼저 숙이고 갈 필요는 절대 없다.
왜 우리 정부가 중국인 불법체류자에게 한시적인 기간을 정해서 출국을 시키겠다고
하니까 한국에 불법체류하는 중국인들이 우리나라 출입국사무소에 시나를 짊어지고
가서 폭파시키겠다는 소리를 하고 우리는 그걸 받아들여서 체류기간을 연장해줘야 한다고 할까?
중국에서 그런일이 있으면 중국인들도 우리같은 반응이 나올거라고 생각하는가?
잘해주고 빰맞는다는 이야기가 있다.
중국에 대해서 유달리 관대한 우리는 한번쯤 수교 11년째의 한중관계를 곰곰히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것이다. |
첫댓글 중국의 흑사병 사스 ㅡㅡ;; 인구조절 잘되겟네~ 중국정부는 대책이나 제대로 세워라~ 은폐했다간 중국인구 다죽겠다~
사스가 중국인들을 모조리 멸종시키고 그 땅에 우리 한국인들을 꽉 채우면 좋을 듯
아무튼 짱꼴라넘들 맘에 안 든다..................... 후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