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대란에서 자유롭지 못하기는 프로스포츠도 마찬가지. 그나마 취업률이 높다던 프로농구도 올 시즌을 기점으로 선수 수급이 포화 상태를 맞았다. 지난 4일에 실시된 2004 신인드래프트가 현실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대형 신인이 부재라는 평가로, 역대 최소 지명(17명)에 역대 두번째로 저조한 51%의 지명률로 대량 실업의 전조를 나타냈다. 내년부터는 대어급 선수 몇몇 외에는 지명을 받기 어려울 전망이다. 드래프트를 통과한 선수들도 구조적 실업의 그늘을 벗어나기 힘들어졌다. ‘대량 실업’의 원년을 맞은 프로농구의 현실을 들여다봤다.
◇ 선수 수급은 이미 동맥경화 상태
지금까지 농구는 실업 한파의 무풍지대였다. 운동을 계속하면 절반 이상 드래프트에 선발되고 나머지 선수도 수련선수(연습생)로 계약했다. 그러나 프로출범 이후 꾸준히 축적된 선수층이 동맥경화를 유발하고 있다.
프로농구는 등록 선수가 15명으로 제한돼 있고, 외국인선수 2명을 빼면 국내 선수는 13명에 불과하다. 10개 구단을 합쳐도 130명에 지나지 않는다. 기존 선수들의 벽이 높아지면서 신인 선수가 입단과 동시에 즉시 전력으로 나설 기회는 매우 드물다. 프로출범 이후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몸 관리 시스템의 정착으로 선수 수명은 오히려 늘었다. 구단으로서는 불필요한 물갈이를 위해 2~3차에 걸쳐 지명권을 행사할 이유가 없다. 대학 감독들도 현실을 인정한다.
경희대의 최부영 감독은 “더 많은 선수를 선발해 달라는 것은 프로에 대한 요망사항일 뿐이다. 프로구단으로서 선수다운 선수를 뽑아 농구다운 농구를 하려는 것은 당연하다. 능력이 안 되는 선수를 뽑을 수는 없다. 이해한다”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돌파구가 없으니 선수들에게 의욕이 있을 리 없다. 특히 장신 선수들의 입지는 갈수록 좁아진다. 중·고교 시절부터 농구를 하려는 선수가 줄어들 뿐 아니라 키가 큰 선수들도 가드나 포워드를 고집한다. 아마추어농구의 고사는 아니더라도 구조적인 기형화를 피할 길이 없다.
◇ 드래프트 통과가 능사는 아니다
드래프트에서 선발되더라도 문제는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통상 1라운드 지명선수들은 5년 계약, 2라운드 지명선수들은 2~3년 계약을 한다. 신인이 기존 선수들의 벽을 넘어서기란 드래프트 통과보다 훨씬 힘들고 그렇게 1년을 보내고 나면 또 새 선수들이 치고 올라온다. 궁여지책으로 입대도 하지만 프로에서 별다른 활약이 없던 선수가 상무에 입단하기도 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하는 것만큼 어렵다.
아무리 개인훈련을 착실히 해도 군복무 기간에는 아무래도 팀에 소속돼 있을 때보다 훈련량이 적을 수밖에 없다. 몸도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은 상태로 팀에 합류해봤자 결과는 뻔하다. 남은 계약기간을 채우기조차 쉽지 않다. 특출한 스타가 아닌 이상 옷을 벗어야 한다.
아직 은퇴한 선수가 많지 않아 위기감이 드러나지는 않지만 처음 드래프트가 실시된 98년 입단한 선수들부터 차례로 벼랑 끝을 향해 가고 있다. 드래프트 선발 선수 가운데 현재 한국농구연맹(KBL)에 등록된 선수는 98년 14명에서 99년 7명, 2000년에는 6명으로 줄어들다가 2001년부터 매년 9명, 17명, 24명으로 늘었다. 2002년, 2003년에 선발된 선수가 많은 이유는 이들이 아직 군에 입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나마 구본근이나 박도경 등 드래프트 초창기 선수들은 프런트로 변신하는 데 성공했지만 프런트 인력마저 포화 상태라 운신의 폭은 갈수록 좁아질 전망이다. 향후 2년 내에 드래프트를 통과한 선수들의 대량실업이 사실상 예고된 셈이다. 드래프트 통과자들의 운명이 이럴진대 수련선수들의 갈 길은 뻔하다. 바야흐로 농구계도 20대 태반이 백수라는 ‘이태백’ 시대를 향해 가고 있다. 차라리 2라운드 지명을 받지 않거나 수련선수로도 뽑히지 않는 편이 또 다른 진로 모색에 좋다는 탄식이 나올 법하다.
◇ 코트 밖의 선수들
코트 밖으로 밀려난 선수들이 갈 자리도 제한적이다. 농구와 직접 관계 있는 직업군이라면 구단 프런트나 심판, 초·중·고교 지도자 등인데 쉽게 빈 자리가 생길 리 없다. 체육 전공자도 교사 자격증을 받기가 하늘의 별따기다. 사범대가 있는 학교의 경우 보통 팀당 1명꼴로 자격증을 주는데 그마저 공헌도가 가장 높은 선수에게만 해당된다. 교사 자격증을 따려면 교육대학원 진학이 유일한 대안이다. 그 밖에 스포츠 용품 회사의 영업사원으로 입사하는 사례도 가끔 있지만 대부분 별다른 일거리를 찾지 못해 ‘백수’ 신세를 면치 못하는 상태다.
◇ 대안은 없나
전문가들은 2군 제도 도입이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입을 모은다. 그러나 자생력이 없는 프로구단이 출혈을 감수하며 2군 육성에 나서기를 기대하기란 어렵다. 그렇다면 KBL이 적립해온 잉여금을 각 구단 2군에 보조금으로 지급하거나 아예 KBL의 자체 예산을 편성해 2군선수 풀을 운영하는 방법도 검토해볼 만하다. 군 입대가 선수생활의 종착역이 되지 않도록 상무 이외의 군 팀이나 경찰청 팀을 창단하는 것도 선수생명을 연장하는 한 방법이다.
외국인선수에게 밀려 경쟁력을 잃어가는 국내 선수들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외국인선수의 출전 쿼터수를 중국리그처럼 두 선수 합계 6쿼터(국내는 7쿼터)로 더 제한하자는 주장도 있다. 선수들이 일찌감치 다른 활로를 개척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농구계 안팎으로 선수 이외의 고용을 다양하게 창출해야 한다.
가장 근본적인 문제점은 학원 엘리트 스포츠에 있습니다. 운동 이외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반쪽짜리 인간을 찍어내는 엘리트 스포츠 말입니다. 그리고, 드래프트 받지 못 하는 선수들이 많아졌다고 하는데.. 미국 ncaa 보세요. 거기에 날고 기는 선수들 굉장히 많습니다만, nba 는 대부분 구경조차 못 합니다.
해외엔 운동을 병행하면서 공인회계사 자격증을 갖고 있는다거나 하는 등의 선수도 많은걸로 알고 있습니다..반쪽자리를 찍어내는 것의 문제점에 대한 대책 정말 시급한거 같습니다.. 그렇다고 우리가 운동만 시키는 것만큼의 성과를 갖고 있는것도 아니잖아요..결국은 어느쪽 토끼도 못잡고 있는게 현실..
첫댓글 에휴.....ㅠㅠ 중국이나 일본도 2부리그가 있으려나?? 그곳으로보내는것도....
오호~ 그거 좋은데요~ 돈 잘버는 다음이나 네이버쪽에서 농구단 하나 창설을...
네띠앙에서 하나만들지-.-; 6.25 전쟁을 배경으로 팀 단체로 누드사진을 찍으려나-.-;;
여러가지 아이디어가 많군요.. 경찰청팀이라.. ^^; 외국인 선수의 활동을 줄이는건 당연히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론 팀이 더 생겼으면 합니다.. 총경기는 그대로 두고, 각팀당 경기가 줄어드는게 좋을거 같습니다..
음.. CJ나 몇몇 우량 은행 등이 오면 좋겠는데.... 우선 농구붐부터 더 타올라야하겠죠.. ㅜ.ㅜ
2부리그를 만드는게 가장 즣을듯 싶은데....
이제 슬슬 선수포화 상태가 되었죠..;; sk같은 팀만 봐도 당장 3포지션에서 상위권팀 주전이 가능한 선수가 5명이나 되니까요... 동양만 해도 김승현-박지현이있고...
2부리그가 필요하죠...야구처럼 2군이 운영되는것도 좋겠지만..
가장 근본적인 문제점은 학원 엘리트 스포츠에 있습니다. 운동 이외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반쪽짜리 인간을 찍어내는 엘리트 스포츠 말입니다. 그리고, 드래프트 받지 못 하는 선수들이 많아졌다고 하는데.. 미국 ncaa 보세요. 거기에 날고 기는 선수들 굉장히 많습니다만, nba 는 대부분 구경조차 못 합니다.
외국리그에 참가할 수도 있지만, 외국리그는 용병 제한 등등이 있기 때문에 많은 선수들이 용병생활 할 수도 없구요. 결국 대부분의 대학 농구 선수들은... 다른 일거리를 찾아 나서야 하죠. ( 생계를 위하여 )
윗분 말씀에 전적으로 동감..우리나라에선 운동하면 아예 기본적인 학문적인 수양조차도 할 기회를 빼앗기지요,, 만약 그런선수가 운동선수로서 성공한다면 다행이지만, 그렇지못한 대부분의 경우 할 것이 없어지져.. 지도자나 심판 해설가의 길도 넓은건 아니니까요..
해외엔 운동을 병행하면서 공인회계사 자격증을 갖고 있는다거나 하는 등의 선수도 많은걸로 알고 있습니다..반쪽자리를 찍어내는 것의 문제점에 대한 대책 정말 시급한거 같습니다.. 그렇다고 우리가 운동만 시키는 것만큼의 성과를 갖고 있는것도 아니잖아요..결국은 어느쪽 토끼도 못잡고 있는게 현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