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시즌 황당 7대 사건]
2002년 프로야구가 저물었다. 올 프로야구판도 역시 말많고,시끄러운
사건들로 가득했다. 특히 사상 최초라는 이름을 달만한 엽기적인 사건·사고들이 꼬리를 물었다. 악물 파동에 감독의 선수 폭행사건,이혼소동에다 국제적인 망신까지. 야구팬들을 쓴웃음짓게 만들었던 각종 황당한 사건을 중심으로 올시즌 프로야구를 정리했다.
김성근감독 LG와 불화 ‘야인시대’
▲ 또 다시 야인시대
김성근 감독이 또 야인으로 돌아갔다. 국내 프로야구 최다 해임 기록을 가지고 있는 김성근 감독이 끝내 프런트와의 불화를 계기로 다시
한번 유니폼을 벗었다. 한국시리즈 진출이라는 훈장의 힘을 믿고 어윤태 LG 사장과 맞섰던 김성근 감독은 힘의 한계를 절감하고 패자가
됐다.
김성근 감독 해임에 불만을 품은 LG 팬들은 프로야구 사상
최초로 집단 항의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그 시간에 광화문에서는 미군 장갑차에 희생된 여중생 추모 집회가 열렸는데.
차라리 거기나 참석할 일이지.
임창용 총각때 자유 그리워 파경
▲ 나도 총각처럼 살고 싶다
핑계없는 무덤없듯 이유없는 이혼도 없다. 임창용(삼성)이 지난 11월
결혼한지 1년도 안돼 이혼을 선언,야구팬들을 놀라게 했다. 임창용은
이혼을 원하는 여러 이유 중의 하나로 ‘결혼해 보니 총각 때 누렸던
자유가 없었다. 총각처럼 살고 싶다’고 밝혀 주위를 놀라게 했다. 임창용의 결혼 청사진은 결국 ‘총각처럼 사는 유부남’이었던 셈이다.
임창용이 행복한 결혼 생활을 지속했으면 ‘총각’처럼 살고 싶은 많은 유부남들의 상담이 쇄도했을 것으로 보인다.
김지영 전치 4주부상…결국 은퇴
▲ 너도 사랑해줄게
한동안 자취를 감췄던 폭력 사건이 또 다시 고개를 들었다. 김성한 기아 감독이 지난 8월17일 훈련에 태만하던 포수 김지영의 머리를 방망이로 강타,전치 4주 부상을 입혔다. 김성한 감독은 사건이 공개되고
난 뒤 “사랑의 매”였다는 훌륭한 변명을 댔다. 김성한 감독의 제자
사랑(?)이 이 정도에 그친 게 다행인 셈. 법정 공방 일보 직전까지 갔던 이 폭력 사건은 결국 양측의 화해(?)로 유야무야됐다. 김성한 감독의 사랑을 받았던 많은 후배들이 한마디 하고 싶었을지도 모른다. ‘감독님. 저도 사랑해 드리고 싶어요.’
진갑용 아시안게임 약물복용 파문
▲ 차라리 약먹을걸
아시안게임 대표팀 엔트리에 포함된 진갑용(삼성)이 지난 8월 도핑테스트 결과 비정상 수치가 나오자 “후배를 위해 소변에 약을 탔다”고 거짓 증언을 했다. 자신이 평소에 먹던 약까지 들고 나와 무죄를 항변하던 진갑용도 결국 ‘소변에 약을 타서 그런 수치가 나오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과학적 주장 앞에 꼬리를 내리고 말았다. 사건은 흐지부지됐지만 진갑용은 국내 프로야구 1호 공인 약물 복용자라는 낙인이 찍혔다. 차라리 ‘후배를 위해 약먹었다’고 했다면 더 그럴싸
했을텐데.
최태원 연속기록 중단 찬반 입씨름
▲ 철판을 깔아 철인인가
철인 최태원(SK)의 연속경기 출전 기록이 강제 중단됐다. 지난 9월3일 1,000경기 연속 출전 기록을 세운 최태원은 이후 강병철 감독과 마찰을 빚어가며 기록을 이어가야 했다. 보다 못한 강감독은 두 차례의
시도 끝에 최태원의 기록을 강제로 중단시키는 파격적인 조치를 취했다. 강감독의 행동은 최태원 팬들로부터 많은 비난을 받으며 구설수에 올랐다. 하지만 일부 반(反) 최태원 팬들은 ‘그 정도 성적에 무슨
연속 출전이냐. 얼굴에 철판을 깔아 철인인가 보다’라고 만만찮은
역공을 펼쳤다.
진필중 ML3000만원 베팅 망신살
▲ 3,000만원 줄게,진필중 다오
진필중(두산)에게 2002년은 악몽으로 기억될 만하다. 연초와 연말 두
번에 걸쳐 국제적인 망신을 당했다. 지난 2월 첫 메이저리그 공개입찰에서 입찰 구단 전무라는 망신을 산 진필중이 에이전트를 교체한 뒤
12월 다시 한번 도전에 나섰다. 결과는 겨우 2만5,000달러. 이틀 전
임창용이 65만달러를 제시받고 미국 진출이 무산된데 연이은 충격이었다. 진필중을 두고 한동안 네티즌사이에서는 '3,000만원만 모아서
미국에서 진필중같은 선수 사오자'는 유행어가 나돌기도 했다.
롯데 69명 최소관중 동네야구 수모
▲ 롯데의 기적
롯데가 올시즌 여러 차례 기적을 만들었다. 그중의 백미는 지난 10월13일. 롯데는 단 69명의 관중을 모아 놓고 한화와 경기를 치렀다. 이미 올시즌 수차례 기록 경신을 해오며 최고 기록을 위협하던 롯데가
프로야구가 도저히 넘볼 수 없는 경지를 넘어선 셈이다. 69명은 이날
경기장에 놓여진 쓰레기통이나 양팀 선수들보다 적은 숫자. 순수 아마추어 사회인 야구가 열리는 곳에도 양팀 가족과 응원단 덕분에 수십명의 관중이 북적거린다. 롯데가 동네야구를 해서 그런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