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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한치료로 걸을 수 있게 된 어린이와 한빛부대 장병. 이경원 기자 |
국군 장병들은 군생활 틈틈이 취득한 자격증, 원격 수강으로 받은 대학 학점, 공모전 수상 경력 등 부단한 자기계발의 결실들을 군생활 최고의 스펙으로 꼽았다. 또 “현역 만기 전역 그 자체가 스펙”이라며 군 복무 자체에 큰 자부심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펙’(Specification의 준말)은 직장을 구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학력·학점·토익 점수 따위를 합한 것 등 서류상의 기록 중 업적에 해당하는 것을 이르는 말이다.
국방일보는 ‘사회에서도 자랑하고 싶은 군생활 최고의 스펙은?’이라는 주제로 6월 장병 별별랭킹 온라인 설문조사를 했다. 5월 23일부터 지난 13일까지 국방망(인트라넷)에서 진행한 설문조사에는 총 507명의 장병이 참가했다.
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1위는 전체 응답자 가운데 65명(12.8%)이 군생활 틈틈이 취득한 각종 자격증을 비롯해 대학 원격 강좌 학점, 공모전 참가 및 수상 실적 등 ‘자기계발의 결실들’을 꼽았다.
육군26사단 문종성 병장은 “2017년 국방 K-Startup 대회에서 ‘수통’이라는 팀으로 참가해 실시간 수질오염 관리 알고리즘 기술로 최종 10팀 안에 드는 쾌거를 이뤄 창업까지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고, 육군3군사령부 신인철 상병은 “입대 전 2년 동안 학점 공백을 고민했는데, 사이버지식정보방을 통해 대학 원격 강좌를 수강하면서 학점을 챙기고 있다”며 군생활을 알차게 보내면서 수확한 달콤한 결실들을 공개했다.
2위는 ‘임무 수행하면서 쌓은 실무 경험’(60명·11.8%)으로 나타났다. 장병들은 댓글을 통해 행정, 운전, 조리, 통신, 관제, 정비 등등 저마다 전공분야와 관련된 주특기 임무를 수행하면서 이론으로 모두 이해할 수 없었던 실무 경험을 한 것이 사회에 나가서도 자랑할 만한 스펙이 됐다고 설명했다.
공군종합보급창 이재협 상병은 “무역업에 종사하고 싶은데 창고 물류관리 임무를 수행하면서 물자가 어떻게 이동하는지와 효율적인 저장방법, 물자의 위치별 특성 등 이론적인 부분으로는 절대 알 수 없었던 부분들을 배우고 있다”며 자신이 하는 임무에 만족감을 표했다.
해군교육사령부 군악대 음향병 이시우 상병도 “음향 전공으로 대학 1학년을 마치고 입대했는데 군항제, 호국음악회 등 큰 행사에서 음향 엔지니어로 참여했다”면서 “전우들의 도움 속에 쌓은 경험 덕분에 음향이라는 학문을 더 넓고 깊게 보게 됐다”면서 군생활이 인생의 걸림돌이 아닌 성공적인 사회생활로 이어주는 징검다리임을 강조했다.
또 ‘책임감, 리더십, 배려심’, ‘꾸준한 운동으로 몸짱 변신’이 각각 55명(10.8%)으로 공동 3위에 올랐다.
이어 ‘인내와 끈기, 할 수 있다는 자신감’(40명·7.9%), ‘출신 부대와 주특기에 대한 자부심’(39명·7.7%), ‘독서 습관’(37명·7.3%)이 4~6위를 차지했다.
군에서만 쌓을 수 있는 스펙들도 다양하게 나왔다.
공군16전투비행단 장병들이 부대 도서관에서 책을 읽거나 원격 강좌를 들으며 자기계발에 힘쓰고 있다. 한재호 기자 |
‘특급전사’(35명·6.9%)가 7위, ‘분대장, 또래 상담병 등 대표활동’(33명·6.5%)이 8위, ‘해외파병, 공수기본훈련, 남북정상회담 준비 등 군복을 입고 있어서 할 수 있었던 특별한 경험’(31명·6.1%)을 9위로 꼽았다.
그런가 하면 ‘현역 만기 전역 그 자체가 스펙’이라는 응답과 ‘지휘관 상장·표창’이라는 응답이 각각 21명(4.1%)으로 공동 10위에 올랐다.
육군27사단 홍준호 일병은 “그동안의 군생활을 돌아보며 군 복무의 의미를 생각하게 하고, 전역 때까지 복무 계획도 세울 수 있게 도와주는 의미 있는 설문조사였다”고 참가 소회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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