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다 없다는 것은 관념
없다는 것과 있다는 것은 관념이다. 이때의 관념은 두 가지다. 하나는 없다는 관념이고, 또 하나는 있다는 관념이다. 관념은 실재하지 않는 것을 실재처럼 설정해서 말하는 견해로 하나의 방편이다. 그래서 관념은 무엇인가를 드러내기 위해서 하나의 개념을 말하는 것이다. 관념의 반대는 실재다. 실재는 있는 그대로의 진실이다.
모든 것이 변하는 무상으로 보면 없다는 것은 순간의 현상이고, 있다는 것도 순간의 현상이다. 실재는 없다가 있는 것이며, 또 있다가 없는 것이다. 사실 없다거나 있다고 확정해 버리면 이것은 변하는 질서에서 맞지 않는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없다거나 있다는 것을 관념이라고 한다. 세간의 진리에서는 없다거나 있다는 것이 통용된다.
하지만 출세간의 진리에서는 없다거나 있다는 것이 통용되지 않는다. 모든 것은 변하기 마련이라서 오직 조건에 따라 결과가 생기는 현상만 있다. 선정에서 무색계 사선정을 비상비비상처(非想非非想處)라고 한다. 이는 있는 것도 아니고 없는 것도 아닌 선정의 세계다. 이는 세간에서 가장 높은 단계의 정신적 상태로 출세간의 깨달음이 아니다. 있다거나 없다는 관념은 출세간의 진리가 아니라서 윤회의 세계에 머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