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기쁜 날에
빗새 李 相鎭
시월의 첫날
어제는 비바람과 더불어
그리도 쌀쌀하더니
오늘은 세상이 마음을 풀었구나
파아란 하늘이
이 기쁜 날을 축복하는구나
아들아,
너는 오늘 새로운 길을 걷는 날이란다
삼십여 년 동안 우리들 품에서 살다가
비로소 너의 힘으로 날아가는
첫 비상의 날갯짓을 하는 날
이렇게 기쁜 날에
푸른 하늘과 감미로운 바람이
네 첫걸음을 축복해 주는 날
오늘 나는 아침에 일어나
내 품을 떠나 이제는 어엿한 어른이 되어
둥지 밖으로 날아갈
사랑스런 아들의 이름을 몇 번이고 불렀다.
막상 네가 둥지 밖으로 날아오른다고 생각을 하니
갑자기
네 이름도 생경하고
네 모습도 생경하고
오늘 난
삼십여 년 미지의 땅위에 서 있던
또 다른 네 모습을 보는 것 같았다.
지금까진 든든하게 우리 곁을 지켜왔던 아들이지만
이제는 네 인생의 반려자를 맞아
완전한 성인으로
진정한 책임을 가진 남자로 살아갈
아들의 앞날에 진정 뜨거운 마음으로
축하의 박수를 보낸다.
앞으로 살아갈 수많은 날들과
수많은 일들 중에도
오늘만큼은 가장 소중한 모습으로
네 가슴에 길이 남을
잊혀지지 않는 날이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오늘은 부디 가장 높은 곳에서
가장 먼 곳을 바라보는
갈매기 조나단 같은 마음으로
온 세상 가장 풍요로운 날이 되기를 빌어본다.
2015년 시월 삼일
첫댓글 아들을 사랑하는 아버지의 애뜻한 마음이 전해지는 글 이네요
청명한 가을도 결혼을 축하해 주네요
이렇게 기쁜 날에
빗새님의 축복의 시를 받은
행운의 부부는 정말 행복한 출발을 하며 잘 살아가리라는 생각이 듭니다.~^^*
빗새님 낭송하시는 거 보고 싶었는데...ㅎ
빗새님
멋진 시 잘 감상했습니다.
이 시를 받은 신혼부부는 정말 감동이었겠군요.
이렇게 기쁜 날에
정말 기쁜 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