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조선시대 명문 양반들이 살았던 동네들을 찾아가 보면 한결같이 명당이라는 점에 놀란다.</p><p>터가 안 좋은 데가 없다.</p><p>경상북도 칠곡군 왜관읍의 梅院里도 그런 터다.</p><p>17세기 초반부터 廣州李氏들의 세거지다.</p><p>경주 양동마을, 안동 하회마을과 함께 영남의 明村으로 꼽힌다.</p><p>梅院은 동네 터가 '매화 꽃이 떨어진' 梅花落地 형국이라고 알려져 왔다. </p><p>그래서 이름이 '매원'이 되었다.</p><p>梅花鶴子(매화를 부인으로 삼고 학을 자식으로 삼는다)라는 말도 있듯이 매화가 있으면 학이 있게 마련이다.</p><p>매우너의 뒷산은 巢鶴山이라고 불린다.</p><p>'학의 둥지'라는 뜻이다.</p><p>어디 그뿐인가.</p><p>반경 1km 이내로 黃鶴山, 遊鶴山도 포진하고 있다.</p><p>날짐승인 학이나 봉황이란 이름이 들어 가는 산은 가운데에 볼록한 봉우리가 하나있고, </p><p>양옆으로 약간 낮은 높이로 역시 볼록한 봉우리가 있다.</p><p>가운데 봉우리는 학의 머리이고, 양옆은 날개에 해당한다.</p><p>3개의 학산이 바깥에 있고 그안으로는 黃鶴洞, 鶴鳴洞, 鶴山洞, 鶴下洞, 鶴上洞이 안겨 있다.</p><p>온통 학이다.</p><p>동네 앞으로는 동정천이 흐르면서 주변의 논밭에 젖줄을 대주고 있다.</p><p>전답만 풍부한 거 아니라 낙동강에 배를 타고 오르내리기도 좋은 위치였다.</p><p>돌밭나루터가 10리 밖에 있다.</p><p>倭商들이 배를 타고 낙동강을 올라오다가 무거운 화물은 화원에 내려놓았다.</p><p>부산에서 돌밭까지는 강을 따라 300리 거리이다.</p><p>가벼운 물건인 소금이나 곡물과 같은 일상용품은 돌밭나루터에 내려 놓았다고 한다.</p><p>돌밭나루터가 커져서 倭館이 된 것이다.</p><p>당쟁이 가장 치열했던 숙종조에 매원과 돌밭의 '廣李'들은 南人의 선두에 서서 반대파인 老論과 싸웠다.</p><p>경신환국(1680)과 갑술환국(1694)에서 노론의 집중 공격으로 피를 많이 흘린 집안 중의 하나가 이 집안이다.</p><p>당쟁에 시달린 이 집안 선조들이 후손에게 내린 유훈은 '절대로 높은 벼슬을 하지 말라' 였다.</p><p>6.25전쟁 떄 폭격으로 이 동네와 수 백치 고택들이 피해를 입었다.</p><p>서울대 총장을 지냈던 이수성이 이 집안이다. 조용헌</p><p>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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