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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헌정 목사님과 교대할 시간이다. 여태권 목사님께 먼저 올라가시도록 하였다. 율곡교회 여태권 목사님께서 새벽녘 내려오시면서 ‘난 편지글 안 써 놓았으니 한 목사가 많이 써…….’ 하시고선 고향으로 출발하셨다. 아들 여상범 목사님이 가까운 역으로 모시는 걸 보면서 부자간에 서로 속 깊이 흐르는 강물이 있음을 느꼈다. 어제는 7개의 솟대를 강가 쪽으로 세웠다. 현수막도 걸었다. 그 순간에도 강물은 말없이 한쪽으로 흘러간다. 전북동농목 회원들의 명쾌한 웃음소리가 컨테이너 안에서 들려오는 아침이다. 한명재, 정준영, 오진희, 강기원, 여상범 목사가 아래에서 변소를 만드네, 남자칸, 여자칸 하면서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나는 억지로 이곳에서 기도 시간의 의미부여를 하지 않기로 마음먹었다. 그저 잠깐이지만, 내가 사는 자리에서 나와 그동안 얼마나 콧구녕 만한 생각과 언어와 기다림과 설레임에 둔감했는지를 보기 원할 뿐이다. 바람에 흔들리는 갈대를 보니 윤동주의 서시가 생각난다. 죽는 날까지 하늘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기를 잎새에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별을 헤이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에게 주어진 길을 나는 걸어가야겠다. 오늘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한국교회(우리교회)가 하나님의 몸인 이 창조세계의 파괴자였음을 고백한다. 나는 시대의 요청과 하나님의 음성에 귀를 막고 입을 막고 진리를 외치지 못한 청맹과니 같은 적당히 눈치껏 밥그릇이나 챙기는 사람이었음을 고백한다. 그러므로 앞으로 어찌해야 할지에 대한 계획에서 항상 가로막히게 된다. 요나서를 묵상하였다.(1장 上) ① 여호와는 요나를 니느웨로가서 심판을 외치라고 명한다. ② 요나는 역사적으로 웬수같은 니느웨가 심판을 통해 구원받는 것을 원하지 않았는 듯하다. ③ 요나는 다시스로 도망하여, 뱃삯을 지불하고 그곳으로 가는 배를 탔다. ④ 여호와는 큰 바람(폭풍)으로 배를 깨부술 모양이다. ⑤ 사공들은 각자 자기 신들에게 살려 달라 기도한다. 배를 가볍게 하려고 (살아보려고) 물건들을 바다에 던진다. ⑥ 요나는 배 밑층에서 누워 깊이 자고 있다. 이 순서를 보면, “밖에서는 살아보려고 난리법석인데 곧 ① 폭풍, ② 사공들의 행위 죽음의 기로를 제공한 요나는 ③ 배 밑층 컴컴한 안락한 곳에서 잔단다. 그것도 깊이 잔다는 것이다.” 그런데 다른 곳을 보면, 요나가 먼저 깊은 잠에 빠졌을 때, 그리고 폭풍과 사공들의 혼란이 뒤에 왔다는 것이다. 하느님은 우리들에게 나에게 심판을 예고하시며, 심판을 외치라고 명하신다. 나는 환경과 삶의 여건, 경제적 안정, 가정의 미래... 각종 안전장치...를 갖추고자 니느웨-그곳에는 어린 애기들 만해도 12만 명, 가축도 많은 곳(요4:11)-를 망각한다. 시대의 화두를 문제 삼지 않는다. 그렇다고 모르거나, 기도하지 않거나 하는 것은 아니다. 머리가 복잡하게 된 것이다. 그저 조용한 배밑층같은 데서, 현실을 외면하면서 깊은 잠에 빠져 잊어버리는 것이다. 내가 (우리가) 목소리가 되어 외치지 않을 때, 시대의 폭풍과 삶과 죽음의 기로에서 사공들이 자기가 만든 신을 찾고 부르고, 갈팡질팡하며 혼란을 야기하게 될 것이라는 음성으로 들려진다. 문제는 저 쪽에서 발생되는 것이 먼저가 아니다. 바로 ‘나’ 이쪽에서 시작되어 폭풍이 되어 번지는 것이다. 하느님, 나를 먼저 고치소서! (사순절 31일째 13시 한남호) “신음하는 강의 생명들이 우리의 도움을 기다리고 있습니다.”(최병성/ 강은 살아있다) 한남호 목사 (전북동농목회장, 운봉제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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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큐메니안(http://www.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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