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수 지역 명소 둘러보기
▲ 임실 오수망루(獒樹望樓) - 등록문화재 188호 |
오수 시내 한복판인 오수지구대(치안센터) 앞에는 고색의 때가 흠뻑 묻어난 붉은 피부의 돌탑이
있다. 그가 바로 이곳을 지키던 오수망루이다.
오수망루는 왜정(倭政) 말기인 1940년경에 지어진 것으로 붉은 벽돌로 이루어져 있는데, 높이는
12m,
하부 지름이 2.4m로 이 땅에 남아있는 망루 가운데 가장 높다. 그의 역할은 마을을 지키며
통제하고 비상 상황 또는 야간 통행금지를 알리는 역할을 하였다.
축조 방식은 벽돌을 원통형으로 쌓아 꼭대기에 6각형의 망대(望臺)를 두었으며, 6각의 각 면에
는 구멍을 내어 사방을 살펴볼 수 있게 했다. 망대에는 사이렌을 울리던 스피커 2개가 남아 있
으며, 망루 내부에는 지름 65cm로 벽을 따라 철제 계단이 놓여 있고, 망루 1층에는 작은 문이
있다.
2005년 국가 지정 등록문화재의 지위를 얻게 되면서 현재는 망루 내부롤 들어갈 수 없다. 얼핏
보면 공장의 굴뚝이나 교도소의 망루와도 비슷해 보이는데, 왜정부터 근래까지 오수 고을을 지
키고 통제하던 존재로 역사성과 건축학적 가치까지 지녔으며, 망루가 걸친 벽돌마다 70년 세월
의 때가 가득해 중후한 멋을 선사한다. 문화재 지정명칭은 '임실오수망루'이나 '오수망루'로 불
러도 무관하다.
* 오수망루 소재지 - 전라북도 임실군 오수면 오수리 348-6 |
▲ 오수리 석불 - 전북 지방유형문화재 86호 |
오수의견비를 둘러보고 공원 정문에서 왼쪽으로 2분 정도 가면 오수를 남북으로 가로지르는 오
수천(獒樹川) 둑방길이 나온다. 둑방길에서 오른쪽(북쪽)으로 2분 가면 하천 위에 걸린 월교란
다리가 나오는데, 그 다리를 건너면 길은 좌우로 갈린다. 여기서 오른쪽으로 가면 해월암로 이
어지고, 왼쪽으로 가면 바로 관월마을인데, 그 마을로 들어서 산이 있는
서쪽으로 계속 비집고
들어가면 산림과 접한 마을 서쪽 끝으머리에 '도석사'란 조그만 절과 뾰족하게 솟은 석불이 손
짓한다. 그가 바로 관월마을의 수호신 오수리 석불이다. |
▲ 멀리서 본 오수리 석불 |
동쪽으로 관월마을과 오수 시내를 굽어보며 서 있는 오수리석불은 조선시대에 조성된 것으로 여
겨지며, 미륵불(彌勒佛)로 일컬어진다. 하지만 불상과 관련된 기록이 전혀 없어 자세한 것은 알
지 못하며, 다만 믿거나 말거나 재미있는 전설이 한 토막 아련하게 전해온다.
대략 300년 전 마을 아낙네가 마을 뒷산에서 집채만한 바위가 걸어 내려오는 것을 보고 화들짝
놀라 '저것좀 보소!!' 큰소리로 외쳤다. 그 소리를 들은 바위는 뻘쭘하여 그
자리에 멈춰 섰는
데, 그 바위가 바로 오수리 석불이라는 것이다. 그 전설을 통해 아마도 산사태나 홍수로 떠밀려
왔음을 짐작해 볼 수 있겠는데, 불상 주변에는 절터로 보이는 흔적이 없으므로 원래부터 이곳에
있던 것은 아니었던 듯 싶다. (근처 해월암에서 넘어 왔을 가능성도 있음)
하지만 불상이 입을 굳게 봉하며 비밀을 말해주려 하질 않으니 현재로서는 알 도리가 없다.
어
쨌든 산에서 내려온 석불을 받아들인 마을 사람들은 그를 정성껏 모셨는데, 만약 그가 마을
앞
까지 내려왔다면 마을이 더욱 번창하고 자손들이 부귀영화를 누렸을 것이라 말하기도 한다.
오수리 석불은 하나의 돌로 된 불상으로 아랫 부분이 땅속에 묻혀있어 맨땅 위에 서 있다. 석불
의 높이는 3.5m로 대체로 완만한 타원형이며, 얼굴은 거의 무표정해 보인다. 눈은 지그시 떠 있
고, 코는 볼록하며 입은 굳게 다물어져 미소는 보이지 않고 볼에는 살이 많다.
머리에는 무견정상(無見頂相, 육계)이 두툼하게 솟아있고, 두 귀는 중생의 작은 소리하나 놓치
지 않으려는
듯 어깨까지 크게 늘어져 있다.
몸에 걸쳐진 법의(法衣)는 통견(通肩)으로 두 손은 옷 안에 들어있으며, 볼록하게 표현된 소매
자락은 법의와 함께 밑으로 내려져 있다. 얼굴과 몸 뒤쪽에는 두광(頭光)과 신광(身光) 등의 광
배(光背)가 새겨져 있는데, 화염무늬가 세심하게 수놓여 있다.
오늘도 묵묵히 마을을 지키는 수호신으로 그의 가호 덕분인지 관월마을과 오수는 그다지 큰 사
고는 없었다고 한다. 조선시대 불상 양식을 고스란히 보여주며 오랜 세월을 뛰어넘은 정정한 모
습으로 마을 사람들의 친근한 벗이자 정신적인 지주로 그들 속에 살아 숨쉬고 있다.
석불 옆에는 그를 후광(後光)으로 삼은 현대 사찰 도석사가 자리해 있다.
* 오수리석불 소재지 - 전라북도 임실군 오수면 오수리 550-1 |
▲ 해월암(海月庵) - 전북 지방문화재자료 24호
해월암에서 가장 연세가 지긋한 건물로 대웅전과 달리 남쪽을 바라보고 있다.
건물 좌측칸에는 해월암 현판이 걸려있어 이곳의 정체를 귀뜀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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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수에서 관월교를 건너면 길이 2갈래로 갈린다. 왼쪽은 앞에서 언급한 오수리석불이 있는 관월
마을이고, 오른쪽 길은 산으로 올라가는데, 그 산길의 끝에 조그만 암자 해월암이 어미 품에 안
긴 알처럼 포근히 터를 닦았다.
오수 시내가 있는 동쪽을 바라보며 자리한 해월암은 고려 후기인 1352년(공민왕 1년)에 해경(海
境)과 월산(月山) 두 승려가 창건했다고 하며, 1396년(조선 태조 4년)에 무학대사(無學大師)가
창건했다는 이야기도 덧붙여 전해온다. 절의 이름인 해월은 해경과 월산의 이름 첫 자를 딴 것
이라고 한다.
창건 이후 1556년(명종 11년)에 남원부사(南原府使)가 중건했다고 하며, 1747년에 중수가 있었
다. 1858년(철종 9년)에도 중건이 있었고, 1915년 봉인(奉仁)이 불상을 만들어 봉안하면서 절을
손질하였다. 1990년 주지 정현이 대웅전을 새로 지어 지금의 면모를 갖추었다. |
▲ 해월암 가는 길목에 자리한 청기와 누각
오수 사람들의 납량 피서지로 이곳에 오르면 조그만 오수 시내가
두 눈에 들어온다. |
손바닥처럼 조그만 경내에는 법당(法堂)인 대웅전을 비롯하여 산신각과 오래된 요사, 그리고 본
연당(本然堂)이라 불리는 새 요사 등 4~5동의 건물이 있다. 이중 대웅전 뒤에 자리한 옛 요사가
해월암의 유일한 옛 흔적으로 그가 '해월암'이란 이름으로 지방문화재의 지위를 누리고 있다.
조선 후기에 지어진 옛 요사는 부엌을 갖춘 방 3개짜리 기와집으로 불전(佛殿)이라기 보다는 양
반가의 기와집이나 별당(別堂), 경치가 좋은 곳에 짓는 조그만 기와집 비슷한 모습이다.
옛 요사를 가리고 선 대웅전은 정면 3칸, 측면 2칸의 팔작지붕 건물로 1556년에 처음 지어졌다
고 한다. 1915년에 중수하고 1990년에 새로 지었는데, 내부에는 석가불을 중심으로 관음보살과
지장보살(地藏菩薩)이 협시한 목조(木彫) 3존불이 봉안되어 있으며, 이들은 1352년 창건 당시의
불상이라고 우기고 있으나 신빙성은 없어 보인다. 불상이 있는 수미단(須彌壇)은 수려하기 그지
없으며, 건물 내외부에 그려진 단청은 절의 왜소함을 능히 덮을 정도로 화려하다.
또한 1915년에 쓰여진 '해월암중수기'와 '제해월암(題海月庵)' 현판이 있는데, 제해월암은 해월
암에 대한 시문(詩文)이다. 대웅전 앞에는 석등 1쌍이 서 있으며, 그 좌측에 새 요사인 본연당
이 방금 지어진 산듯한 모습으로 승려와 신도의 숙식을 책임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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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얀 눈기와를 지닌 해월암 대웅전 |
▲ 해월암 본연당 |
대웅전을 기준으로 우측 높은 곳에 산신각이 경내를 굽어본다. 산신각(山神閣)은 정면 1칸, 측
면 1칸의 조촐한 크기로 우리에게 친숙한 산신(山神)을 비롯하여 칠성탱(七星幀)을 머금고 있다.
해월암은 오수 지역의 유일한 옛 절로 나무가 무성하여 산속 깊숙히 들어온 기분이다. 속세와도
일정한 거리를 두고 있고, 속세에 거의 알려지지 않아 찾는 이는 동네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그
윽한 산중암자의 분위기를 물씬 풍기며 적막에 잠긴 절에 지나가던 산바람이 졸고 있던 대웅전
추녀의 풍경물고기를 깨워 겨울잠에 든 절을 살포시 깨운다.
답사객의 발길이 거의 없는 탓인지 본연당에서 나온 승려가 약간 경계를 품으며 무슨 용건으로
왔냐고 묻는다. 그래서 답을 주니 그제서야 표정을 바로 고치고서는 잘 구경하라며 안으로 들어
간다. 경내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대웅전 앞 뜨락은 겨울 제국이 보낸 눈이 한가득 쌓여있었
고, 날씨가 조금은 풀린 탓에 눈들도 더 이상은 버티지 못하고 조금씩 철수하고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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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내를 굽어보는 칠성각 |
▲ 산신각에서 바라본 해월암 경내 |
▲ 해월암에서 속세로 내려가는 길 |
해월암을 둘러보니 시간은 어느덧 17시. 겨울 제국의 쫓겨 햇님도 서둘러 퇴근을 재촉하고 어두
운 기운은 다시 세상을 훔치려 든다. 이리하여 의견의 고장 임실 오수 나들이는 대단원의 마침
표를 찍는다.
* 해월암 소재지 - 전라북도 임실군 오수면 대명리 715 (☎ 063-642-6161) |
첫댓글 임실 오수... 이름이 아름다운 동네... 용택이 거게 살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