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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9월은 기다린 뒤에 늦게 오는듯 왔다 .
아침에 창을 여니 대기했던 듯 9월이 발을 들여 화들짝 놀랐다. 서늘한 바람과 같이 들어서니 놀랄밖에...
이곳- 우리집이 있는 부곡은 가을이 빨리온다. 그만큼 여름은 아쉽다.
-감곡 소현댁- 이주한지 일년하고 한달- 8월 한달을 사변(?)-전쟁처럼 보냈다.
-다핀 것을 잘랐더니 다시 피었다- 1. 수북수북 자란 풀숲너머로 슬슬기어다니는 뱀을 쫒아내도 비 오기전엔 영락없이 그자리에 나타나는 놈들을 독한 맘 먹고 '다잡아'로 집어내서 입에 소금을 쳐넣고 잡고 나니, 이번엔 천정에 달각달각...
-감곡소현서 온 두메양귀비가 이직도 피고 지고- 2. 쥐가 어디로 어떻게 들어왔는지 나참- 새집에... 열흘은 잠 설치고, 안되겠다 싶어 점검구로 머릴 들이밀고 기어 올라가 쥐약을 놓았다.
그래도 이넘들 여전히 달각~~~ 3일은 참다가 다시 남은 쥐약을 통째 들이붓고, 찍찍이를 열개나 온 천정 바닥을 기어가며 두어도 달각~~
햐~~~이놈들 머리 좋다. 약을 집어다 내가 두지 않은 곳으로 옮겨다 두면서도 안 쳐먹는다. 약 파는 곳에 문의했더니 '손대지 말고 가만 두어야 먹는다' 한다. 그것도 며칠 걸려 인기척 안내야 가져다 나눠먹는대나... 나 참-
-시골살이 힘들다고 도시로 간 친구네 뜰에서 슬쩍한 용담-
3. 이번엔 벌이 윙윙~~~ 커다란 말벌에 쏘여 지난해 병원신세를 진 일이 있어서 무섭다. 양파망을 뒤집어 쓰고 사다리를 타고 기어올라서 굴뚝안을 보니... 와~~~이건 내힘으로 어찌 못하게 커다란 집을 굴뚝 아래벽에 매달았다.
119로 따르릉~~~ 벌 잡으러 커다란 소방차가 왔다. 햐~~참 별일 다본다.
4. 뱀도 잡고, 쥐도 잡았고 벌도 잡았응께 이제 한시름 놓자. 웬걸... 뒤꼍을 지나다가 커다란 거미줄에 얼굴이 걸렸다. "이넘은 또 언제 여기다 망치기를 한거야" 빗자루도 쓰윽~~쓸었는데, 다음날 다시 그 자리에 망을 친다.
뺑그르 돌려가며 쓸어내고 걷어내고 에프킬라도 뿌리고.. 끄읕~~~
-우리집 더덕꽃은 아기 주먹만하게 핀다- ** 또르르 또르르~~~ 요건 또 뭤인고? 천정에 구슬 굴리는 소리다. "쥐가 다시????" 사다리를 들어다 환기구까지 기어 올랐다. 호~~~ 다람쥐 한마리가 쪼르르~~~~~달아난다.
-감곡소현댁들 지금 한창 곱다-
쥐구멍을 다람쥐란 놈이 들락거리나? 다람쥐 고 조그맣고 귀여운 놈이 뱀을 잡는다는 소릴 들은터라 이 녀석과는 동거하기로 맘을 고쳤다.
그렇게 사변통을 치며 8월이 가고 9월이 왔다. 솔솔 솔바람이 뜰로 내려서는 아침- 우리집 마당에 갖가지 꽃들이 파티를 연다. 예쁘다.
산골살이 온전히 좋기만 할까... 여름에 우리집을 다녀간 지인들은 이곳에 땅 알아봐 달란다. 한 500평짜리로... 후~~~땅? 꿈만으로 시작하는 산골살이라면 애초에 맘 바꾸소!!!!!!! 입에 맛는 땅도 귀하지만, 입맛만으로 시작했다가 짐 싸는 지인들 몇 봤소이다.
-소현님 보내주신꽃인데, 요즘 들에 지천으로 피고 있는 우리 야생화를 변종?시킨거 맞죠?-
_얘도 감곡소현댁인데 올해 키가 2미터쯤 자라서리...-
-잘라낸 자리에 다시 새싹나서 핀 디기탈리스-
-숙근 과꽃? 감곡서 온 두포기가 요즘 한창 예뻐요-
- 지난해 감곡서 데려온 아이들- 비실거리길래 올해는 안 가져왔는데 여기저기 지 맘에 드는 땅 골라 이사해서 잘 살고 있어요. 언제 나왔는지도 모르게... 자그마치 10미터를 이사했어요 신통... 이름이 뭐죠? 번호 붙일께요. 럭키쎄븐- 7번으로- -얘도 다 피어 헌 가지를 잘랐는데 다시 새순 내서 요래 예쁘게 피네요.-
-얘는 아주 아주 척박한 곳에서 색이 바랜째로 (붉은 색 과꽃인데) <강남 종귤 강북 위지>라는 말 생각나게...환경의 중요성 - -에키네시아인가요? 누가 좁쌀같은 씨앗주길래 심었더니...-
-아침이슬의 장미. 손이 가장 많이 가는 아이들. 꺾어주고 거름주고 싸매고 덮고 해야 초여름부터 늦가을까지- |
첫댓글 ㅎㅎㅎ
저는
글 읽으며 웃었지만!
얼마나 놀라셨겠어요~!ㅠㅠ
정말
시골살이 만만하지않죠~
전원의 아름다움만
생각하면 접어야만 할?
ㅎㅎㅎ
잘 읽었습니다^^.
고운글~^^.
땅 알아봐 달라는 지인이 이 글 읽으면 포기할것 같죠? ㅎ ㅎ ~~
@달빛(횡성) ㅎㅎㅎ
그럴까요???
슬슬이 뱀님, 달각달각하는 쥐님, 윙윙거리는 벌님, 또르르 또르르 소리내논 다람쥐님, 파티를 여는 꽃님들, 솔솔 불어오는 바람님~시골집 연가들이네요. 잼나게 읽고 갑니다. 멋진 풍경, 꽃들로 낭만을 생각하고며 들어왔다가 1-2년 풀과 해충 모기와 싸우다 짐 싸는 귀촌인이 많다는 글에 공감합니다요ㅎ~^^-
아고야~~오늘 아침엔 한 가지 더 늘었어요. 고라니넘이 마당꺼정 들어왔어요 개 있는것 알면서도 "저 놈 묶어서 뭐 걱정 엄따..." 는 듯
재미난글 즐감요~^^
네 감솨!!!
지난 시골생활이 주마등 처럼 흘러 가네요 울집은 하나 더 닭 ㅎㅎ
7번 주먹 맨드라미는 올해 파종 안했는데 씨가 떨어져 곳곳에서 이브게 피어 있어요
사진 색상이 넘 고와요 아게라덤 숙근과꽃등등
노랑 헬레니움은 작게 키우시려면 봉오리 맺기전에 잘라 주세요
빨강색은 없나 봅니다
키다리 노랑꽃 이름이<헬레니움?>..내년봄에 옮길생각만 했어요 너무 커서. 잘라도 되는 군요. 빨강없어요 주셔요
맛깔스럽게 쓰신 글 재미있게(?) 잘 읽었어요.
시골살이 공감이 가네요.
저희 시골은 들고양이 땜에 쥐는 없어요.
고라니와 너구리가 내려와 사고를 치고 가지요.
우리 워리는 고양이가 사냥감인줄 알고 마구 뒤쫒아서 얼씬도 못하고 개 묶여있으면 뭐 멧돼지. 고라니. 오소리...등등
완전 자연 동물원이랍니당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