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행사에 앞서 선생님은 먼저 서울로 떠나셨다.
행사 뒤에 보름간의 묵언명상도 가신다고 하셨다.
이것 저것 짐을 꾸리신게 몇 개나 되었다.
배낭 가득 하나 메고 양 손 가득 또 짐들을 들고서.....
꽃무늬 치마에 또 꽃 무늬 면 브라우스를 입으신 선생님의
모습은 어느 누가봐도 보통 주부의 모습이자 한 사람의
생활인이었다. 알록 달록 꽃 무늬 옷들은 선생님의 마음을 대변해
주기에는 조금도 부족함이 없어 보였다.
역에서 뜨거운 안녕을 하고 차를 돌리니 가슴이 찡해 왔다.
아, 이 느낌은 친정 엄마와 손 흔들며 안녕했던 그 때 바로 그때의
느낌이 아니었던가? 보내는 이와 떠나는 이의 마음은 한 치 오차도 없이 같았으리라
생각해 본다.
무엇이 저 여인을 이렇게 늦은 오후에 메고 지고서 길 떠나게 하였는가?
잠시 생각에 젖었다.
힘들다. 죽겠다 아우성 치는 수 많은 사람들에게 '음, 그래도 세상은
살아볼 가치가 있다'고 말하시려고, 아님 물질 문명속에 상처받은 가슴들을
안아주시려고......이도 저도 아닌 모든 것 다 내려놓고 함께 자유하자고
말하실것 같다.
나에게서 자유, 너에게서도 자유 그리고 자신이 쳐 놓은 올가미에 씌어
평생 자유가 뭔지도 모르고 살 모든 사람들에게 속삭여 주실것 같다.
세상은 그렇게 사는게 아니라고......함께 자유, 자유, 자유하자라고....
선생님 떠나신 뒤 대지를 뒤 흔들어 놓은 번개 소리와 함께
난생 처음 그렇게 큰 빗방울을 처음 보았다.
선생님의 무사도착을 기도하면서 왠지 오늘 밤은 쉬이 잠이 오질 않을것 같다.
첫댓글 큰 행사를 앞두고서 메고지고 떠나오신 스승님...배웅을 하시던 풀잎향기님의 마음...찡해옵니다. 풀잎향기님 서울에서 뵙겠습니다
차 안은 괜찮았을 거야.. 난 집안에서 얼마나 떨었다구.. 다슬기를 많이 잡아 지은 죄가 많아서리~~ ㅎㅎㅎ
죄로 할 것 같으면 제가 휠 더 커죠. 미꾸라지를 얼마나 .....아, 무서워서 더이상 말 못하겠어요. 올 번개는 저에게도 반성하는 시간을 주었어요.
기차를 타고 떠나는 이의 모습은 아스라히~ 마음에 오래 남지요...
다슬기, 미꾸라지 둘 땜에 혼자 웃다가 온몸이 들썩들썩 우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