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송 해월봉(海月峰 610m)과 구리봉(595m)'은 옥계계곡(玉溪溪谷)을 품고 있다.
영덕 달산면에 인접해 있고 또 영덕에서 접근하므로 영덕이란 지명이 당연해 보이지만 행정구역상 두 봉우리는 엄연히 청송 부동면에 속해 있다.
이 두 봉우리는 부산의 대표적인 두 언론사가 오래전에 제각각 가이드에 올린 곳이다.
그건 아무래도 여름철 청송얼음골과 옥계계곡을 연계하기 때문일 것이다.
마침 여름철 단합대회를 겸한 피서산행을 계획하다 부산서 이동거리(157km)도 그리 멀지않은 옥계계곡을 찾았다.
해월봉은 이름그대로 달(月)과 등불을 밝힌 고깃배가 떠다니는 동해바다를 볼 수 있다고 해서, 구리봉은 산아래 굴이 있다고 생긴 이름이란다.
구리봉은 원구리마을을 품고 있어서 생긴 이름인지, 구리봉 아랫마을이라서 원구리마을인지는 닭이 먼전가 계란이 먼전가로 보인다.
들머리는 청송얼음골이다.
속칭 잣밭골이라고도 하는 이곳 얼음골은 골이 깊고 수목이 울창하여 찾는 이들이 많다.
얼음골 옆엔 국내 최대규모(높이 62m)의 인공폭포가 있어 겨울에는 얼음벽을 조성해 청송 주왕산 빙벽대회를 개최한다.
우리나라에서 얼음골로 알려진 곳은 이 곳 말고도 밀양 얼음골, 의성군 빙혈(氷穴), 진안군의 풍혈(風穴), 냉천(冷泉), 울릉도 나리분지의 에어컨굴 등이 있다.
옥계계곡은 청송 얼음골과 포항 죽장계곡이 맞물린 곳으로 병풍처럼 둘러쳐진 기암괴석 아래로 옥같이 맑은 계류가 흐르는 절승지이다.
선경옥계(仙境玉溪)를 속속들이 핥으며 흐르는 옥계수는 오십천을 통해 강구 앞바다로 흘러 들어간다.
이곳에는 광해군(1607년) 때 선비 손성을(孫星乙)이 ‘침수정(枕漱停)’을 세워 '옥계37경'을 명명하였다고 한다.
인터넷에 검색되는 이 정보와, 안내판의 정조 8년(1789년)이라는 기록이 서로 상이하는데, 둘 중 하나는 잘못된 정보일 것이다.
아마도 인터넷에 검색되는 정보가 잘못되었고, 안내판의 기록(정조 8년 1789년)이 사실로 보인다.
산행코스: 청송얼음골-암릉구간-해월봉-구리봉-원구리갈림길-임도-잣나무숲-김녕김씨묘-갈림길-철조망 급경사(X)-수로-외딴집-잠수교-팔각산주차장
산행궤적
맵이 튀어버리는 바람에 착오가 생겼지만 시간은 알탕 30여분 포함하여 약 4시간 10분 걸린 셈이다.
주의: 독도착오로 인하여 철조망 급경사 지역으로 내려섰는데, 철조망 갈림길에서 작은 봉우리를 하나 더 오른 후 안부에서 좌측 밭으로 내려서야 한다.
청송얼음골 주차장으로 들어와 차를 댔다. 얼음골 약수터는 역삼각표시(▽)지점. 빨간 화살표 방향으로 진입하야 한다.
돌아보는 인공폭포 암벽. 인공폭포는 휴일날에만 펌퍼를 작동하여 물을 퍼올린다.
화장실에서 화장을 하는 등 산행채비를 갖추는 일행들.
얼음골 징검다리를 건너기 전...
안내판을 일별하고...
징검다리를 건너...
청송얼음골 약수터에서... <산길 들머리는 화살표 방향>
이가 시린 약수를 한 바가지씩 마신 뒤...
돌계단을 올라 뒤돌아 본다.
약수터 징검다리 외에도 징검다리는 세 개 더 있어...
제일 위에 있는 징검다리가 산길로 바로 붙는 징검다리.
계곡을 나란히 걷다 우측으로 돌아보는 얼음골 휴게소.
제일 위의 큰 돌로 만든 징검다리가 산길로 바로 붙는 다리로, 수량이 많을 때에도 건널 수 있을 것.
안내판이 있는 본격 들머리.
그리고 돌아본 산길로 바로 붙는 제일 위의 징검다리.
안내판은 이해하기 어렵고...
입구의 이정표엔 해월봉 정상이 50분 거리.
사면으로 잠시 에두르는가 하였더니 어느새 바위구간으로 변하며 가팔라지기 시작.
초반에 그만 땀께나 흘리게 된다.
도중에 만나는 이정표와...
달성 서씨 묘.
달성 서씨 묘를 지나면...
산길은 훨씬 유순해지고...
돌탑과 자연석 백비(白碑)가 있는 작은 봉우리(561.5m)에 올라선다.
561.5봉의 이정표.
충분한 근거가 있는 이름이 지어진다면 아주 멋있는 표석을 새길 수 있을 것만 같은데, 우선 자연석 정수리에 매직으로 조그마하게 높이만 새겨 놓았다.
산길은 숲그늘이 깊게 깔린 숲길. 그 숲길 언저리에 이름모를 버섯이 돌아 누웠다. 시절이 하수상하여 하늘 보기가 민망한가 보다.
숲속 은밀한 곳의 하늘말나리.
맞네. 딱 50분 만에 해월봉에 올랐다.
장마가 그치니 무더위가 시작되면서 야외활동을 자제하라는 안전문자가 날아온다. 숲그늘 능선에서 불어오는 바람도 온풍이다.
날머리의 성찬을 대비하여 일찌감치 이곳에서 밥상을 차리기로 했다. 생탁을 준비하지 못해 소주를 가져왔는데, 딱 두 잔 마시러 이렇게 무거운 걸 가져왔낭.ㅜ
20여분의 식사를 마치고 일어서는 일행들. 해월봉에선 좌측으로 90도 꺾어 내려서야만 구리봉 가는 길이다.
딱 10분 만에 무덤이 있는 구리봉 정상.
구리봉 표지목에서 진행방향은 원구리갈림길 방향 내리막.
앞서간 일행들이 무전이 왔을 때 필자의 대답은 무조건 발자국이 많은 길이라고 말했다.
구리봉에서의 일행들.
짙은 숲속 호젓한 산길에서 미소님(순옥 씨)을 앞세웠다. 이 길은 거의 고도차가 없는 평이한 산길.
원구리 갈림길 이정목이다.
다른 방향으론 나무 휀스로 길을 막아 놓았다.
시 경계구간 표시는 포항시 산악구조대가 480.2m를 표시해놓고 있다. 이 구간은 청송군과 영덕군, 그리고 포항시의 경계로 구분짓는 게 상당히 난해하다.
지금 걷는 이 능선길은 청송과 포항시의 시계(市界)로 좌측은 청송, 우측은 포항이고, 나중에 만나는 541m봉에선 영덕군을 만나 삼군봉(청송,영덕,포항)이 된다.
진흥사 갈림길을 지나고...
멧돼지 나뒹군 묘지를 지나면...
임도에 내려선다.
도등기 마을(해발 500m)은 2015년 채널A에서 방영한 대한민국 10대 오지마을 '갈 데까지 가보자'의 현장이다.
임도 십자로에서...
물도 마시며 조금 쉬자고 하였다.
그런 뒤 다시 진행하는 산길은 이제와 달리 제법 가파른 길. 해발 380m의 임도에서 535m 봉우리를 오르자면 오롯이 150m 이상의 고도를 높혀야 한다.
룰루랄라 걷다가 후반부에 된비알을 만나지만 쭉쭉빵빵 잘 빠진 키다리 숲길에 내내 시선이 간다. 무슨 나문가 확신이 서지 않아 긴가민가하여...
바닥을 살폈는데, 작년에 떨어진 '잣'이란 놈이 맞제? 이만하면 스모킹 건(Smoking Gun)이 확실할 것.
잣나무 숲길은 더 이어져 묵묘를 지나고...
다시 포항시 경계구간인 535m 표지판(541m)에 올라선다. 이 봉우리는 포항과 청송과 영덕의 꼭지점인 '삼군봉'이 되는 셈.
부산일보 가이드는 이 봉우리에서 영덕과 포항의 시계를 따라 우측으로 내려서면 동대 바데산 들머리가 있는 하옥계곡으로 내려서게 되는 셈.
다시 451.4봉 우측 아래에 있는 김녕김씨묘 방향으로 내려서서...
(김녕김씨 비석.)
능선을 따른다.
능선 우측으로 사람들이 많이 다닌 길을 따르면...
커다란 바위도 만나지만...
등로는 이내 편안한 숲길.
앞서간 일행들이 모두 내려간 지점이다. 이곳에서 필자도 착각을 하게 된다. 정확한 등로는 직진으로 난 능선길을 더 가야한다.
이후 이 내림길은 우측으로 사유지인 듯 철조망이 쳐져있고, 상당히 가파르고 미끄러운 험로다.
예전 10여년 전엔 이렇지 않았는데 궁시렁궁시렁거리며...
조심조심 철조망쳐진 길을 가파르게 내려가니...
급경사 아래 계곡이 나타난다. 좌측 벼랑으론 사람들이 많이 다닌 듯 길은 빤하지만 계곡으로 바로 떨어지니 난감하여...
우측 비탈진 골로 내려서서...
계곡 끄트머리에 닿았지만 내려갈 방도가 없다.
다시 우측으로 살짝 올라 수로가 있는 곳으로 내려섰더니...
농수로이다.
농수로는 계곡을 가로지르며 나있고, 필자는 대롱에 물이 나오는 지점으로 내려서게 된 것.
우측 농수로 방향 과수원을 따라...
외딴 농가에 닿았다.
돌아 나오니 눈에 익은 지형지물인 잠수교와 간이화장실이 보인다. 우측 간이화장실이 있는 곳으로...
살짝 올라가 밭 좌측 뚝길...
줄쳐진 곳으로 돌아가는 동선을 그어 보았다.
우리가 내려온 곳으로 외딴집이 보인다.
잠수교를 건너 내려오면서 지난날 올라갔을 때의 기억을 살려 돌아본다.
지난날 농막하우스가 있던 자리에 컨테이너가 보이고, 컨테이너 뒤 휀스를 따라 산길이 짐작된다. 앞의 실선은 밭둑으로 난 길.
<살짝 당긴 사진> 빨간 실선이 지난날의 동선으로 지금도 선명하다.
계곡에 내려섰다. 한낮 최고조로 올라간 기온은 옥계계곡의 맑은 물을 적당히 데워놓아 온도가 딱 맞다.
물고기가 거슬러 오르도록 만든 어도(魚道)에 오늘은 세파에 찌든 한 인간이 드러누웠다.
그리곤 계곡 아래 팔각산의 뿔봉들을 바라본다.
알바했던 하산길이 못내 아쉬워 자꾸만 눈길이 가는 날머리. 앞에 보이는 작은 봉우리를 넘어와야만 했었다.
930지방도에 내려섰다. 저쪽 팔각산 주차장에 우리 버스가 대기중이다.
표석의 선경옥계(仙境玉溪)는 명필.
♬청산은 의구하니 청산에 살으리라 ♪
안내판의 침수정 관련 기록은 인터넷 검색(광해군)과 달리 정조 때 건립했다고 기록되어 있다.
울산 산악회버스와 우리 버스. 울산산악회는 팔각산도 아니었고, 계곡을 찾아 피서를 온 모양.
팔각산 안내도.
팔각산 들머리는 우측 계곡 아래 등산길 표지판을 따라 열려있고, 날머리는 좌측 다리건너 돌계단으로 단장되어있다.
옥계송 시비.
정자는 옥계정.
팔각산 날머리.
그리고 보양식 오리백숙. 오리백숙은 아무래도 찜솥이라야만 했을 것.
하산길 다리 건너 좌측 화살표 방향으로 5m만 들어가면...
독탕인 깊은 산속 옹달샘이 있다.
팔각산 등산로 입구쪽(화살표)으로...
사진을 당겨보면 철계단을 통하여 팔각산 뿔위로 올라서게 된다.
♪♬ 나는 수풀 우거진 청산에 살으리라
나의 마음 푸르러 청산에 살으리라
이 봄도 산허리엔 초록빛 물들었네
세상 번뇌 시름 잊고 청산에서 살리라
길고 긴 세월 동안 온갖 세상 변하였어도
청산은 의구하니 청산에 살으리라 ♬♪
<김 준 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