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아무리 더워도 여름은 간다....
휴가는 언감생심.... 꿈도 못꾸고 여름 내내 책상에 엉덩이 붙이고 있으려니,
글쎄 며칠 전에는 진짜 엉덩이 전체에 땀띠가 다 났습니다.
이럴 때 시원하게 보내라고 휴가라는 게 있는 모양인데,
그건 또 어느 나라 얘기인지... ㅠㅠ
어째 여름과는 궁합이 잘 안맞나 봅니다.
매해 여름만 되면 꼭 무슨 일이 생기고야마니 말입니다....^^
어쨌든 담이네도 죽지 않고 살아 있습니다.
거의 매주 밖에서 몸을 풀어야 직성이 풀리는 저희지만,
뭐 어쩌겠습니까.... 먹고는 살아야겠고, 집안일도 챙겨야겠고....
죽을둥살둥 하고 있자니 뭐 8월도 금방 지나가겠네요...
휴가 멀리 떠나신 분들 하나도 안부러웠습니다.
비도 많이 왔고, 또..., 날도 무쟈게 더웠고, 또... 암튼 안부러웠습니다.... ㅠㅠ
2. 더워도 놀 건 논다....
오죽이나 심심했으면 이런 표정을 짓는 건지....
이 더운 날 수건, 비닐은 왜 뒤집어쓰고 땀을 빼는지....
여하튼 이 아이랑은 죽을 힘을 다해서 놀아줘야 합니다.
사내애가 봉숭아 꽃물 들이고 저리도 좋을까요....
오랫만에 봉숭아물 든 손톱 보니 은은한 색이 더없이 좋더군요...
꽃물도 들였고 담이도 방학을 맞았으니 오랫만에 서울로 '도시체험'을 떠나기로 합니다.
서울 올라오자마자 작년 이맘때 돌아가신 외할아버지 산소를 찾아갑니다.
무당벌레 한 마리 잡고 데리고 노느라 정신없습니다.
워낙 욕심 많은 놈이라 저 동네 방아깨비, 여치 잡아주느라 죽는줄 알았습니다....
좋게 말하면 곤충 관찰, 나쁘게 말하면 곤충 학대겠지요....
아이들 눈에 띈 게 다 잘못이지요....^^
도시체험 1탄.
어언 6개월 만에 코스트코를 들렀습니다.
닭봉도 안 파는 동네 사는 설움을 딛고 회원 갱신하고 장 한 번 제대로 봅니다.... ㅎㅎ
전날 장본 걸루 실컷 먹고난 죄책감을 씻고자 다음날 가까운 수목원을 찾았습니다.
담맘은 아마도 숲 해설가 과정을 마친 다음 환경운동연합에서 숲 모임을 쭉~ 이어갈 모양입니다.
오늘도 산골 출신 어머니와 서울 토박이 딸내미의 대결이 펼쳐지고 있네요...
힘들든 안들든 담이는 아빠 어디 간다고 하면 따라 나섭니다.
왜? 집에 있으면 재미 없으니까....
이제는 아무 데나 내놔도 자연스럽습니다.
산책로를 걷다보니 매미가 허물을 벗어놓았습니다.
담이가 발견했나, 담맘이 발견했나 모릅니다만, 서로 아는 척 하느라 바쁘네요....
이건 우산나물....
꽃도 피는데 사람들이 별로 이뻐하지 않습니다.
아주 작은 꽃도 가까이 들여다보면 참 이쁜데.....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건 관중....
꽃 고비 비슷하게 생겼는데, 그게 그거 같아서 제대로 구별하기가 힘드네요...
알면 알수록 어려워집니다....
수목원에서 만난 수풀 중에서는 이 넘이 오래 기억될 것 같습니다.
여러분 백송이라고 아시나요....
사진으로는 잘 드러나지 않지만 전 소나무 중에서 이렇게 줄기가 하얀 건 처음 보았습니다.
중국에서 선물로 받아서 전국으로 퍼져나간 것 같은데.... 다른 곳에도 있을까요?
수목원 산책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
담벼락 옆으로 부자꽃 능소화가 예쁘게 피었습니다.
점심 먹고 담이랑 또 어디서 놀아주나 생각하다가 도봉산 아랫마을을 찾았습니다.
시원한 계곡물에 발 담그고 술을 마시면 취할 일이 없겠네요....
물 만난 담군....
여름이 지나는 동안 얼마나 살이 새카맣게 됐는지 물이 묻으면 광이 납니다...^^
물 한번 적시고 나니 야릇한 표정이 됩니다.
향후 집에 갈 때까지 한번도 안나온다고 보시면 됩니다...
서울 도시체험 마치고 아산 집으로 10일만에 돌아왔습니다.
담이는 아직도 자신의 살이 더 까매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모양입니다.
작년에는 무료였다는 아산 신정호의 야외 수영장.... 아직도 쌉니다만...
담이란 놈 개장 시간에 들어갔다가 폐장 시간이 되어서야 겨우~ 나옵니다.
하루 놀아주고 저 병났습니다... ㅎㅎ
수영을 하는 건지 뭔지 모르는 수영장의 인파들....
좀 조용한 데 가서 놀면 좋겠는데, 아들이란 놈이 아빠의 마음따위는 아랑곳하지도 않습니다.
입수 준비!
자, 어디서부터 놀아볼까???!!!
수영장에 다녀오고나서 하루쯤 아빠의 캠핑도 있어야 하지 않냐고 박박 우겼습니다.
타카 아우 맛있는 거 먹는다는 곳도 못따라갔지만,
여하튼 저는 그늘 하나 없는 광덕산이라도 가서 하루쯤은 자야 성이 풀릴 것 같습니다.
자, 출발.... 피곤할 텐데 담이도 따라나서네요...
정말 아무 것도 안 가져가고 차에서 집히는 대로 꺼내서 이렇게 잤습니다.
폴대 다 세우는 것도 귀찮고 여름 침낭은 어디 있는지도 모르겠고....
모기향 여러 개 담이 옆에 피워놓고 오랫만에 바깥 공기 실컷 쐽니다...
아들내미 데리고 다닐 때는 이렇게 간편모드라 더없이 편하군요....
밥도 안싸왔습니다.
일어나자마자 주차장으로 내려와 청국장에 비벼 먹는 보리밥이 정말 일품이네요...
특히 호박잎은 깔깔한 아침 입맛을 풍요롭게 해주었습니다.
그야말로 눈을 뜨자마자 식당으로 끌고왔는데도 잘 먹어주니 고맙네요.
이렇게 먹여놔야 다음에도 담이랑 둘이 올 때 담맘이 반대를 안할테니까요....
밥 먹고 돌아왔는데 옆집(세미천사님)에서 저희 밥까지 해놓으신 모양입니다.
말씀이라도 드리고 갈 걸 쬐끔 죄송했습니다.
옆집 형과 누나와 함께 또 수영장으로 향합니다.
올 여름 담이는 정말 물에서 많이 놉니다.
사실 물에서 노는 게 체력소모가 장난 아닌데... 어쩜 그리 지치지 않는지...
전 더위보다 담이의 체력이 더 무섭습니다.... ^^
세미천사님네 갓난쟁이도 물을 겁내지 않네요....
다복한 가정만 보면 부러워지는 건 저만이 아니겠지요....^^
자, 물론 마지막은 이렇게 끝을 맺습니다.
지두 인간이거늘 지치지 않을 리가 있겠습니까....
이렇게 놀면서도 제대로 캠핑을 못가니 우리 식구중 저만 답답합니다.
빨리 일 끝내고 어디라도 가서 3박4일, 4박5일 아무 생각없이 쉬었다 왔으면 좋겠습니다....
사실, 휴가 가신 분들 모두 부러버요....^&^
첫댓글 ^---------^
잘 지내시죠? 광덕산 쇠고기 파티 이후 뵙질 못하네요....^^
조기조기 도봉산 아랫마을이라는데는 어떻게 가는건지..궁그해요..집이 의정부인데 한번두 도봉산에는 못가봣다는..ㅋㅋㅋ..함가보구 싶습니다..^^;;;;;;
무수골이란 곳입니다. 상계동 살 때는 가끔 더위 피해서 가던 곳이죠... 주말 농장도 있고, 도봉산 등산로도 있습니다... 계곡에 가면 마치 예전 말로만 듣던 청계천 생각이 납니다....^^
ㅎㅎㅎ 그러니께 우리랑 같이 놀아요오~^^
그 마음 굴뚝 같은 거 아시잖아요... ㅠㅠ 기다리삼.... ^^
ㅎㅎ 언제 후기 볼 수 있을까 ~~ 기둘리고 있었지요 잘 지내고 건강한 모습 반갑습니다~
건강이야 걱정 안하셔도 됩니다.... 날 선선해져야 호떡 먹을텐데... 요샌 뭔 음식 맛나게 하시나요...? ^^
ㅎ ㅎ 생생한 후기 잘봤습니다......재미있게 노는 담이에 모습이 넘 좋습니다...근데 아이를 앞자리에 태우시는건 위험합니다....ㅎ ㅎ
네, 평소에 부스터 뒷자리에 태웁니다. 광덕산이 집에서 가깝고 차도 없어서 특별히 태워줬습니다... 안전제일! ㅎㅎ
도봉산쪽은 등산 할때도 많이 가봤는데... 저런 곳을 구경을 못해봤네요..수영장보다 더 밑쪽인가요?
의정부 방향으로 가다가 도봉산역 앞에서 좌회전, 쭉~ 직진하면 버스종점 나옵니다. 거기서부터 계곡이 있습니다... 등산로를 그쪽으로 택하시면 되겠네요.. 계곡 옆 주차장에 주차하시구요....
전 담이머리에 봉숭아 꽃물 들이는줄 알았습니다~~얼굴본지 오래 됐네요...^^
자고 일어나면 머리가 뜬다고 저렇게 뒤집어쓰고 쑈~를 합니다... 생명에 위협이 없는한 그냥 놔둡니다... 햄코님 저도 뵙고 싶네요...^^
전 언제나 이런 후기를 써보나요.. 담이네 후기는 정말 감칠맛이 있어요... 우리 딸내미들도 봉숭아물 들여줘야 겠네요...
봉숭아꽃이 지금쯤 다 떨어지지 않았을까요... 문방구에도 파는 모양인데 얼마 못간다네요... 기왕이면 천연으로 해보세요... 애들이랑 따는 재미도 있고 만드는 재미도 있고....^^
아산에서 살다가 대천으로 이사온지 7개월 됐네요^^... 신정호 보고 넘넘 반가웠어요~~ 그리로 산책 자주 다녔었는데..ㅎㅎ 아이들은 물을 참 좋아하지요^^ 웃음이 절로나는 행복한 여행후기인것 같아요..... 가끔은 저리 간편하게 떠나보는 것도 매력있는것 같아요~~~~
전 아산 산 지 5개월이 채 안됐네요... 신정호쪽으로 아마 여러번 더 갈 것 같습니다... 그리고 초간편모드 괜찮습니다. 라면 2봉지 들고 가는 캠핑... ^^
그래도 어리론가는 돌아다니시네요. 8주째 주말마다 방에 처박혀 있는 1인도 있는데.. ^^
왜 처박혀 있남? 월초에는 한가하면서.... 멀리 함 갔다오지, 요새 제주도 유행이더만....ㅎㅎ
오늘부터 담이 별명은 우주소년 아톰이라고 정하죠. 지치지도 않는 무한 에너지 .....
아톰이고 뭐고 아빠는 병나겠다니까요....ㅠㅠ
담이의 활약상 끝냈줍니다. 그리고 같이 놀아주는 아빠의 체력도 일단 대단하신 것 같습니다.
제 체력은 바닥입니다. 아무래도 놀아주기 위해서 평소에 운동을 해야할 모양입니다.... 대식구들의 재밌는 휴가 잘봤습니다... 술은 잘 익어가지요? ㅎㅎ
그래도 매주 어디론가 발길 닿는데로 가시는 담이네님이 더 부러버요...ㅠㅠ
인생을 그저 설렁설렁 살아서 그런가...? ㅎㅎ 난 마쵸의 활약상이 부럽던데...ㅎㅎ
저희 아이들도..완전 까마귀입니다..울 마눌이 밤에는 나가지 말라고해요..않보인다구..ㅎㅎㅎ
나중에 색깔 한번 비교해봐야겠군요... 제 피부가 진짜 까만 편인데 이젠 비교도 안됩니다....ㅎㅎ
헉.. 아직 휴가를 안가셨나요 전 조용한곳에서 한적한 캠핑을 즐기실줄 알았는데... 시간 보내기 놀이는 저보다 고차원 이시네요....^^
캠생캠사님 저 휴가 좀 보내주세요... 직원들이 맨날 가면서 뭔 휴가냐고 핀잔 줍니다... ㅎㅎ
아마도 무수골입구 같은데...
빙고! 저 계곡에서 백숙 먹는 맛도 괜찮았습니다... 어쨋든 1년은 한번은 가게 되네요...^^
담이 나이때 아빠들은 다~ 그렇습니다. 그려러니 해야죠...^^ 건강하니 얼마나 좋아요!
네, 알고는 있는데 몸이 너무 지치니까 그렇죠... 저렇게 놀고 와서 집에서 또 뭐하고 놀자그럼 주먹 나갈 것 같다니까요....ㅎㅎ
휴가를 안다녀오셨다했는데 우째 휴가 다녀왔는 저보다 더 좋은 시간 가지셨네요.청국장 묵고싶다.~~~
정중동의 자세로 한곳에 며칠은 푹 있다와야 휴가죠... 그런 의미에서 제가 다닌 건 그냥 싸돌아다닌 겁니다... ㅎㅎ
매주 캠핑가는데 휴가? 그냥 평상시보다 조금 길게 갈 뿐입니다. ㅋㅋㅋ 내일 짧고 굵게 캠핑 떠납니다. ㅋㅋ 오시면 차돌박이 쏩니다. ^^
그러니까.... 내 바람도 평상시보다 좀 길게 가자는건데.... 그게 그렇게 불만인가....ㅋㅋ 차돌박이라....음... 거시기... 쩝!
잘 지내고있구만...ㅎㅎ
별로 편안한 나날은 아니네.... ㅎㅎ 어여 가을이 와야 할 텐데....ㅎㅎ
아기들을 위하여 여름한번 학실하게 보내셨네요. 요즈음 담이네는 천안을 벗어나는 걸 못보겠네요. 이사한번 잘 하신듯...
네, 아산 살면서 느끼는 가끔씩의 행복이 있습니다...^^
휴가..다녀오신거네요....ㅋㅋㅋㅋ 저도...힘들게 시간 만들어서..강원도 바람 쐬이고 왔답니다. ^^
지두 이번 주는 빈대모드로 강원도 맑은 공기 좀 쐬고 왔네요... 역쉬 강원도야....ㅎㅎ
바쁘신 와중에 여러곳 다니셨네요. 잘들어가시고 바쁜일도 마무리 되셨죠? 불러주셔서 아주 즐거웠습니다. 또 뵈~~요 ^ ^
한 건만 마무리되었습니다. 아직 갈 길이 멀다오... ㅠㅠ
캠핑 못지않게 행복해 보입니다. 바쁠 땐 빨리 포기하는 게 건강에 이롭습니다. 잘 읽고 갑니다.^^
넵 빨리 포기해야죠... 이제 밤마다 선선한 바람이 불어주니 입가에 웃음이 절로 나네요... 빨리 가을 와라~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