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숲에는 해마다 금빛 열매를 맺는 나무들이 있었다.
이상한 것은 어느 나무에 열매가 풍성하게 열릴지 아무도 미리 알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어떤 해에는 삼전 언덕 나무들이 황금빛으로 물들었고, 어떤 해에는 하이닉스 골짜기의
나무들이 탐스러운 열매를 주렁주렁 매달았다.
숲속 동물들은 그 열매 하나만 얻어도 오랫동안 배불리 지낼 수 있었다.
그래서 열매가 많이 열렸다는 소문이 돌기만 하면 숲은 온통 들썩였다.
"삼전 언덕으로 가자!"
"하이닉스 골짜기에 아직 열매가 많이 남아 있대!"
토끼들이 가장 먼저 달렸고, 사슴 떼가 뒤를 따랐다. 다람쥐와 여우들도 서로 앞서려고
숲길을 내달렸다.
"서둘러!"
"늦으면 우리 몫은 없어!"
그들의 얼굴에는 욕심보다 기대가 더 컸다.
올 겨울만큼은 넉넉하게 보낼 수 있으리라는 희망이었다.
며칠 뒤, 열매는 더 붉게 익었다. 동물들은 더 많이 몰려들었다.
가지마다 서로 먼저 따려고 밀고 당겼다.
그때 갑자기 일진광풍이 불었다. 탐스럽게 익은 황금열매들이 제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우수수 떨어졌다.
이어서 가지가 부러지는 소리가 숲을 가득 채웠다. 늦게 올라온 동물들은 가장 높은 곳에서
함께 굴러 떨어졌다.바닥에는 온통 상처 투성이의 상한 열매들이 이곳 저곳에 나뒹굴었다.
숲은 다시 고요해졌다. 동물들은 다친 몸을 이끌고 하나둘 숲을 떠났다.
"올해도 애만 쓰고 좋은 열매는 따지못했네."
그런데 숲 가장자리 오래된 참나무 위에는 이런 소동과는 무관한 듯 늙은 부엉이 한 마리가
열매도 달리지 않은 빈 가지를 차분하게 살펴보고 있었다.
어린 다람쥐가 신기한 듯 물었다.
"부엉이 아저씨. 열매도 다 떨어졌는데 뭘 그렇게 보세요?"
부엉이는 나뭇가지 끝을 가리켰다.
"잘 보렴."
다람쥐는 아무리 눈을 크게 떠도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아무것도 없는데요." 부엉이가 빙그레 웃었다.
"내년 열매가 벌써 보인단다." 다람쥐는 깜짝 놀랐다. "어디요?"
부엉이는 가지 끝에 맺힌 작은 눈을 가리켰다. 손톱만 한 크기의 둥글고 통통한 꽃눈이었다.
"저 작은 눈이 내년 봄에는 꽃이 되고, 여름에는 금빛 열매가 되지."
부엉이는 나무마다 꽃눈을 하나씩 살폈다.
어떤 나무는 꽃눈이 둥글고 윤기가 났다. 햇빛을 충분히 받은 가지마다 꽃눈이 단단하게
맺혀 있었다. 부엉이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 나무는 내년에 좋은 열매를 맺겠구나."
그리곤 조금 떨어진 다른 나무로 날아갔다. 그 나무의 꽃눈은 작고 말라 있었다.
그늘진 곳이어선지 가지에는 꽃눈이 드물었고, 몇몇은 이미 생기를 잃고 있었다.
부엉이는 나직히 말했다. "올해 열매가 많았다고 내년도 풍성한 것은 아니란다."
다람쥐가 고개를 갸웃했다.
"남들은 열매를 보는데, 아저씨는 왜 꽃눈을 보세요?"
부엉이는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열매는 지난 계절이 남긴 결과란다.
꽃눈은 다음 계절을 알려주는 예보지."
"많은 이들은 이미 열린 열매만을 보고 달려가고
현명한 이들은 오늘 꽃눈을 살피며 내년의 결실을 예상하고 준비한단다."
봄이 되자 부엉이가 눈여겨보던 나무들이 가장 먼저 꽃을 피웠다.
그리고 여름, 그 나무마다 금빛 열매가 주렁주렁 달렸다.
그제야 동물들이 다시 숲으로 몰려왔다. 하지만 부엉이는 이미 좋은 열매를 챙긴뒤
다른 나무로 자리를 옮긴 뒤였다.
부엉이의 눈은 올해의 열매가 아니라, 또다시 맺히기 시작한 작은 꽃눈을 향해 있었다.
그날 이후 숲에서는 오래도록 이런 말이 전해졌다.
"열매만 보고 쫓는 이는 정작 좋은 열매를 얻지 못하고
꽃눈을 읽는 이는 황금 열매의 주인이 된다."
<오늘의 샹송> Ballade pour ma mémoire / Claude Lelouch
Ballade pour ma mémoire(추억을 노래하는 발라드) 는 클로드 를루슈(Claude Lelouch) 감독의 1981년 프랑스 영화,
사랑과 슬픔의 볼레로(Les Uns Et Les Autres)의 주제다다.
'러브 스토리', '남과 여'의 주제가 등으로 유명한, 20세기 영화 음악의 거장, 프랑시스 레(Francis Lai)가 작곡했다.'
남과 여'의 주제가를 불렀던 릴리안 데이비스(Liliane Davis)와 프랑시스 레가 듀엣으로 불렀다.
https://youtu.be/XEpCPid2Z-s
첫댓글
"열매만 보고 쫓는 이는 정작 좋은 열매를 얻지 못하고
꽃눈을 읽는 이는 황금 열매의 주인이 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요즘 행태를 초석으로 보고
쓰신 글이군요.
미래를 잘 보아야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군요.
우리나라 전자업계에 신동들이 많아서
세게의 중요부분을 잡고 있는 곳이 있답니다.
전세계 제1로.
그래서 앞으로 전자주식이 더 빛을 볼 것이라 예고들 합니다.
다 맞는 것은 아닐지라도...
앞으로 시간이 지나면 떨어지기전으로 회복하고
그 이상으로 올라가겠지만 상승여력이 크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휩쓸려 투자하지 말고 새롭게 뜨는 분야가 어떤 곳인지 늘 살피는
자세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시니방장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