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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V. 네덜란드: 전자투표제의 선진적 도입과 폐지
1. 터치스크린 투표기의 도입
1998년 12월 네덜란드의 ‘도시정책 및 소수민족통합부’ 장관인 Roger van
Boxtel이 원거리투표 프로젝트(KOA)에 착수했다. 이 프로젝트의 목적은 네덜란드 전
역의 유권자가 자신이 선택한 투표소에서 선거인명부를 등록,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데에 있었다. 이를 통해 복수투표를 방지하고, 선거인들에게 정확한 후보자 명부를 제
공할 수 있다는 기대를 반영했다(박영철 2002, 50; 김면회 2009,142).
원거리투표 프로젝트는 당초 다음의 4단계로 구성되어 있었다. 최종적으로 인터
넷이 연결되어 있는 모든 장소에서 투표를 시행할 수 있도록 하는 매우 야심찬 기획
이었다(박영철 2002, 53).
▷ 1단계: 지정된 투표소에서의 전자 투표
▷ 2단계: 무작위 투표소에서의 전자 투표
▷ 3단계: 카운티 컴퓨터 혹은 간이투표소에서의 원격투표
▷ 4단계: 인터넷이 연결된 장소에서의 원거리 인터넷 투표
2006년 전체 투표의 90%가 전산화되었다. 그러나 2006년 전파에 의한 투표기
프로그램의 조작 가능성이 시연되면서 네덜란드의 터치스크린 투표는 전환점을 맞게
된다. Nedap 투표기의 해킹 취약성이 드러났으며, 투표 집계 수치 변경이 가능하다
는 사실이 입증되었다. <New Vote>라는 PC 기반의 다른 투표기 역시 보안 취약성
드러났다. 컴퓨터를 쉽게 뜯어서 내부를 조작할 수 있다는 지적이 있었으며, 역시 종
이로 증거를 남길 수 없기 때문에 오류 발생 시 재집계가 불가능하다는 비판이 이어
졌다.
하지만 터치스크린 투표기의 문제점은 2006년의 일시적 사건에 의해 부각된 것은
아니었다. 1998년 투표기 도입초기부터 네덜란드 사회에서는 여러 비판과 문제제기가
진행되어 왔었다. 투표 절차의 불투명성에 대한 문제가 2000년대 이후 꾸준히 제기되
었다. 소스코드의 취약성 문제, 투표 재집계의 문제 등이 비판의 한 축을 이뤘다. 아
일랜드에서 NEDAP 사 장비 도입을 취소한 이후부터 네덜란드 국민들은 스크린투표
기에 대한 의문을 표명하기 시작했다(Jacobs and Pieters 2009).
2006년 이후 선거결과 조작가능성에 대한 비판이 지속됐으며, 정부는 보안 시스템을
개선을 약속했고, 투표기 제조사 역시 기계 보완책으로 기계를 금속으로 봉인하
는 대안 제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2006년 10월 30일 정부는 <New Vote> 장치의 또
다른 문제를 인정했다. 10미터 반경에서 케이블 없이 기계를 조작하는 것이 가능하다
는 것이었다.
2. 터치스크린 투표의 폐지
네덜란드 정부는 약 10년에 걸쳐 터치스크린 투표기의 상용화를 실험해 왔었기
때문에, 최종적인 투표기 폐기 결정은 추가적인 연구 끝에 이뤄졌다. 터치스크린 투표
기의 현황을 분석하고 향후 전망을 분석할 투표기 결정절차 위원회(Commission
Decision Process Voting Machines)와 선거절차 자문 위원회(Election Process
Advisory Commission)가 각각 구성됐다. 먼저, 2007년 ‘투표기 결정절차 위원회’는
종이 기록 장치를 더하여 재개표를 가능하게 할 수 있다는 대안을 제시했다.
하지만 ‘선거절차 자문 위원회’는 보다 비관적인 전망과 함께 정부의 정책을 강하
게 비판하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정부의 대책이 언제나 늦었으며, 보안과 소프트웨어
등의 문제에 대한 대처가 부적절했다는 것이었다. 아울러 전체 인구가 참여하는 인터
넷 투표의 청사진 역시 비현실적이라 비판했다. 인터넷 투표가 선거의 투명성, 보안성
을 충분히 보장할 수 없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선거절차 자문 위원회’의 보고서를
계기로 네덜란드 정부는 터치스크린 투표기의 문제점을 보완할 수 있는 기술을 찾는
데에 심혈을 기울였다.
투표 프린터기 도입이 차선의 대안으로 제기됐다. 투표자가 기계를 통해 선택하
고, 선택 결과를 별도로 출력해서 투표함에 넣는 방식이었다. 그러나 2007년 10월 이
러한 방식에도 여전한 한계가 있음이 밝혀졌다. 전파방해에 대처할 수 있는 투표 프
린터 장치를 제작하는 경우 무게가 100킬로그램에 달하기 때문에, 이를 상용화하기에
는 힘들다는 판단이었다(<그림 6> 참고). 다른 대안으로 핸드폰 등의 사용을 금지하
여 전파사용을 완전히 차단할 수 있는 투표 환경을 조성하는 방식도 논의되었다. 그
러나 이 방식은 자유로운 투표를 방해할 수 있기 때문에 네덜란드 정부는 추가적인
논의를 진행하지 않았다.
2008년 5월 16일 네덜란드 정부는 과거와 같은 종이투표 방식으로 회귀하는 것
으로 결정했다. 다만 종이투표 용지를 개표할 때만 NEDAP 사의 장비를 사용하는 방
안이 고려되었다. 전파에 의한 조작이 개표과정에 이뤄질 수는 없기 때문이었다. 그러
나 네덜란드 의회는 또 다른 보안상의 문제를 들어 개표 작업에 기계를 사용하는 것
역시 금지했다. 이후 논의는 종료되었으며, 네덜란드는 1998년 이전으로 회귀하여 철저하게
종이투표 방식만을 사용하는 국가가 되었다.
<그림 10> 해킹 방지용 터치스크린 투표기(투표용지 프린터기 포함)
3. 네덜란드 투개표선진화 평가
네덜란드 사례는 터치스크린 투표기 사용을 반대하는 단체들이 빈번하게 언급하
는 대표적인 투표기 도입 유보국가가 되었다. 정부 주도로 투표기의 도입부터 중단
결정까지 모든 절차가 진행되었다는 점이 특징이다. 정부의 결단으로 터치스크린 투
표의 오류 가능성을 완전히 차단한 것은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2006년 당시
90%의 유권자가 투표기를 이미 사용하고 있었으므로, 완전한 폐기 결정은 국가 차원
에서 거대한 낭비와 손실을 낳을 수밖에 없었다.
첫댓글 어차피 수개표까지 할 거라면 전자개표기를 왜 쓰는가?
어차피 종이투표지까지 만들거라면 전자투표기를 왜 쓰는가?
전자투,개표기 둘 다 필요없는 것입니다.
공감...가장 원시적인게 깨끗해요.
일로 생각치 말고 지역 축제처럼 생각하고 선거유세 기간을 길게 잡아서 후보자가 지역민에게 잘 보이도록 하고요
낙하산 인사 주제에 되도 않게 관급차량에 기사 대동하고 이런 정신으로 뭔 일을해요.
어느 나라는 자전거나 봉고차에 여려명 타고 봉사정신으로 한다더이다.
거기까진 바라지도 않을테니 노력이라도 좀 보여줄 필요가 있지요 . 땡보직!
[해킹 취약성이 드러났으며, 투표 집계 수치 변경이 가능하다
는 사실이 입증되었다]
컴퓨터와 연결되어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운영되는 전자 투/개표기는 모두 해킹 가능성에 열려있고,
전세계적으로 '완벽한' 보안이 안돼서 사용을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우리나라는 "전자개표기"를 "전자개표기"가 아니라며 사용하고있는 작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