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티비 드라마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이 종영을 하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진한 감동과 눈물을 주었다는 연예계 뉴스가 오늘 여러 매체에 소개가 되고 있습니다.
사실 저는 그런 드라마가 있는 줄로 몰랐지만 어제 술에 좀 취해서 쇼파에서 자다가 그 일부를 보았을 뿐입니다. 제가 그 드라마를 보게 된 이유는 단 하나, 거기 출연한 '원미경'때문이었습니다. 많은 배우들이 티비에 계속 나오면서 변하지 않는 미모들을 자랑하지만 제가 어제 본 원미경은 예전의 그 청초하던 모습이 전혀 아니어서 놀랐던 것입니다.
원미경은 공식적으로 1960년 생이니 저보다 세 살 아래이고 1978년에 미스롯데 선발대회로 나왔으니 40년 정도의 세월을 가진 연예인입니다. 제가 가장 예쁘게 봤던 것이 1982년에 나온 '순애'라는 주말드라마였는데 그때 무슨 스캔들 때문에 중도하차하고 경흐대에 다니던 박준금 씨가 대역을 했습니다.
그 뒤로 몇 번 본 것 같기도 하지만 기억에 별로 없습니다. 다만 누가 그 시절에 제게 제일 좋아하는 연예인을 물으면 제 대답이 항상 '원미경'이었던 것은 분명합니다.
<감동은 시간을 초월했고 배우들은 진가를 증명했다. 지난 17일 tvN 4부작 리메이크 드라마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이 종영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은 1996년 12월 MBC에서 방영됐던 단막극을 썼던 노희경 작가가 직접 현재 시대상에 맞춰 각색한 작품으로 지난 9일 처음 방송됐다. 연출은 홍종찬 PD가 맡았다. 2016년 드라마 ‘디어 마이 프렌즈’에서 가족을 소재로 해 호흡을 맞춰봤던 노 작가와 홍 PD는 이번 작품에서도 아름다운 조합을 자랑했다. 심금을 울리는 대사는 여전히 절절하게 마음에 와닿았고 영상은 섬세했다.
등장인물들의 직업이나 위치만 살짝 수정됐을 뿐 큰 줄거리는 달라지지 않았다. 지난 17일 마지막회에서 가족을 위해 평생 희생해오다 말기암 진단을 받은 주부 인희(원미경)는 정철(유동근)의 품 에서 영원히 눈을 감았다.
리메이크 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은 21년이라는 세월을 뛰어넘으며 시청자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매회 방영될 때마다 다음날까지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내린 것은 물론 시청률도 상승했다.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최종회 시청률은 전국 유료플랫폼 가구 기준 6.176%였다. 3회 시청률 3.346%보다 2.83%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극본과 연출도 훌륭했지만 감동을 생생하게 전달한 배우들의 공도 컸다. 서서히 다가오는 죽음을 맞이해야 하는 부부를 연기한 원미경과 유동근, 치매 노인을 현실감 있게 표현한 김영옥 같은 중견 배우들은 물론 극 중 남매였던 최지우, 최민호도 진가를 입증했다. 그간 멜로 드라마에서 주로 활약해 온 최지우였지만 진한 가족애를 담은 드라마에서도 섬세하면서도 절제된 연기로 존재감을 보여줬다. 철부지 동생을 연기한 최민호는 전작보다 한층 무게감 있고 성숙한 모습으로 다음 작품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텐아시아, 김수경 기자 ksk@tenasia.co.kr
어제 본 원미경은 예전에 제가 기억하던 얼굴이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그래서 더 마음이 짠했습니다. 세월이 가도 변하지 않는 모습을 '방부제'라고 하던데 억지로 그 모습을 유지하느라 엄청나게 많은 공을 들인다는 얘기를 듣습니다.
많이 연예인들이 처음 나올 때의 모습으로 몇 십년을 버티는 것을 보게 되는데 어제 제가 본 원미경은 사실 낯선 사람이었습니다. 그럼에도 그게 더 맞다는 생각이 들어서 오늘 다시 생각해보고 있습니다.
時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