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묘한 맛의세계
우리들은
미각을 통해 맛을알게된다.
미각(味覺)은,
맛을 느끼는 감각이며
침에녹는 화학물질이
주로 혀를 자극하여 생기는
단맛, 짠맛, 신맛, 쓴맛, 매운맛을
감각으로 느끼게된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분명히,
자극적으로 존재하는 이 맛에 대해서는
객관적인
기준이 없다는 사실이다.
어떤사람의 기호식품이
다른사람에게는
기피식품이 되는게 그 이유다.
그래서
맛은 주관적이고 개인적이다.
때문에
모두가 받아들이는
객관적인 ‘맛의기준’은 있을수가 없다.
음식을 만드는
재료의 화학적성분은
객관적인 수치가 있지만
그 재료로 만드는
요리는 맛의 기준이 없다.
음식의 맛은,
그 기준이 없기 때문에 더 묘미가 있다.
수많은 종류의
음식점들이 경쟁하면서도
문을 닫지않는 것은
바로
그맛의 차이때문이기도 하다.
맛의세계는
그렇게 놀라운 세계이기도 하다.
빵.
우리부부는 카이로에가면
반드시
아이쉬(Aish)를 찾아서 먹는다.
밀가루반죽을
여인들이 손바닥으로 둥굴게펴서
땅에묻은 화덕벽에 붙여서 구워내는 중동식 빵이다.
여행객들이
‘걸레빵’ 이라고 부르는 이빵은
따뜻할 때
그냥 뜯어서 먹어도 맛이좋고,
작게 조각을 내어
그 안에
다른음식들을 싸서먹으면 더 맛이있다.
그 부드럽고
쫄깃쫄깃한 맛은 잊을수가 없다.
로제타.
로마의 한 호텔의 아침식사시간,
무심코
접시에 담은 모닝롤이
그렇게 맛이 좋을수가 없었다.
여러호텔에서
아침식사를 해 봤지만
이렇게
맛이있는 롤은 처음이다.
좋업원에게 물어보니 ‘로제타’라고 한다.
내가 롤의맛을 칭찬하자
그 종웝원은
봉투에 롤몇개를 담아줬다.
그날 하루종일 다니면서
로제타를 맛있게 먹었다.
이후
그렇게 맛이좋은 모닝롤은 만나지못했다.
바케트
우리부부는 오래전
프랑스빠리 16구 빌리에에 있는
프랑스인가정에서 (학교교사)
한달간 민박을 한 일이있다.
미리
아침식사에는
바게트를 먹었으면 좋겠다는
의사표시를 했고,
마담은 퇴근길에
서로다른 빵집에서 바게트를 사왔다.
빠리의 바게트는
서울에서 먹던
바게트와는 아주 달랐다.
약간 가늘고
더 쫄깃쫄깃했으며 더 짭짤했다.
우리는 매일아침
그 맛있는 바게트에 쨈과 버터를 발라
거피와 함께
원도없이 많이 먹었다.
빠리에서
서울에서 담근 김치를 먹을수 없듯이
서울에서
빠리바게트는 먹을수 없다.
서울바게트는
‘서울식바게트’일 뿐이다.
스파게티.
로마의 이면도로에 있는 작은식당,
별 기대없이
스파게티를 주문했다.
그런데
그 맛은 깜짝놀랄정도였다.
생전처음
그렇게 맛있는 스파케티를 먹어봤다.
우리부부는
한접시를 더 시켜 나눠먹었다.
전에
터키(튀르키에) 아다나에서
한 골목식당에서
콩으로만든 스프맛이 너무좋아
세 번이나 더 갖다먹은 일이있었다.
여행을 하다보면
뜻밖의 정소에서
놀라운맛의 음식을 맛보게되는 경우가 있다.
올리브열매.
우리는 평소에
집에서도 올리브열매를 많이먹는다.
맛도 좋지만
영양가높은 음식이기 때문이다.
스페인의 고도 톨레도,
이층에 있는식당에서 점심을 먹게됐는데,
에피타이저가 올리브 열매였다.
그런데
그 맛이 놀라웠다.
그동안
여러나라의 열매를 맛봤지만
이렇게
맛이있는 열매는 처음이었다.
종업원에게 부탁, 몇접시를 더 먹었다.
그후 다시는
그렇게 맛이있는 올리브열매는 먹어보지 못했다.
양고기구이.
아무래도
우리에게 양고기는 생소한 음식이다.
국내에서
몇 번 양고기구이를 먹어봤지만
그저그랬다.
그런데,
예루살렘의
아랍인지역 한 지하식당에서 먹어본
양고기구이는 달랐다.
우선 접시에 담아온
요리의 빛깔이 탐스러웠으며
한점
입에놓고 씹어보니 그 맛이 놀라웠다.
역시
양고기구이는
본고장에서 먹어야한다는 생각을했다.
그후
자주 양고기구이를 먹게됐다.
비프스테이크.
우리불고기를 먹어본 입에
비프스테이크는 사실 별로다.
미국 에리조나주 북서부 고원지대에는
유명한 그랜드케년이 있다.
세스나기는
지평선보다 낮은고도로 계곡속을 비행한다.
그렇게 도착한 그랜드케년시.
마침 점심시간이 되어
‘비프스테이그 전문’이라고 쓰인 간판을 보고
식당에 들어가서
‘웰던’으로 스테이크를 주문했다.
식탁에 갖다놓은 스테이크는
우선 빛깔이 좋았다.
한입 먹어보니,
전과는 전혀다른 맛이었다.
비프스테이크를
그렇게 맛있게 먹어보기도 처음이었다.
그후 어디에서도
그렇게 맛있는 스테이크는 먹어보지 못했다.
짬뽕.
비가오는 날씨인데도
추녀밑으로 긴 줄이 서 있었다.
한참을 기다린후 들어선 식당은
우명세에 비해 비좁았다.
드디어
식탁에 놓인 나까사끼짬뽕.
뜻밖에
국물은 맑았고
양은 일본음식답지않게 많았다.
한입 먹어보니
왜 유명한지 알수있었다.
맵지는 않았지만
정말 맛이있는, 나까사끼짬뽕이었다.
티(tea).
이스탄불에 있는 그랜드바자,
다리도 쉴겸
변두리에 있는 허름한 찻집에 들어가
티 두잔을 시켰다.
우리부부는
첫잔을 다 마신후,
다시 두잔을 더 주문했다.
티맛이
그렇게 톡특하고 맛이 있었다.
허리에 곡선이 있는
유리잔에 마시는것도 특이했다.
생맥주.
하이델베르그 교외,
아우토반이 멀리 보이는 호텔이었다.
동네를 구경하려고 산책을 나갔다가
목이말라
눈앞에 보이는 작은가게에 들어갔다.
생맥주를 마셧다.
아직까지
마셔본것중 최고의 맛이었다.
잘 알려지지도 않은,
뜻밖의 장소에서
최고의 맛을 발견 한다는 것은
아이러니이기도 하다.
사실
그런게 여행의 재미이기도 하다.
식사의 해방감.
인도여행중
첸나이를 향하는 중간에서 점심시간이 되어
시골의 작은 음식점에 들어갔다.
어린 종업원이 가져온 메뉴판은 인도어,
그때 옆테이블에서
가족과함께 식사하던
중년의인도인이 손짓으로
자기들이 먹는 음식을 주문하라고 했다.
먼저
애 하나가 물통을 들고오더니
유리창을 닦을 때 쓰는 기구로
식탁위를 닦아냈다.
다음놈이
그 위헤 접시크기의 바나나껍질을 갖다놨고,
다른놈이
그 위에 불면 날아가는 안난미 밥을 퍼 놓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작은종지 여덟 개를 식탁중앙에 배열했다.
그리고 그만이었다.
나는 종업원을 불러
스픈과 포크,
나이프를 갖다달라고 했다.
‘없다’ 는 것이다. 기가찻다.
그때
옆 테이블의 그 남자가
손짓으로
자기의 시범을 보라고 했다.
우선 밥위에
여덟 개의 종지에서 소스들을 부어놓고,
오른손으로 비벼 섞는 것이다.
다음은
가운데 세손가락으로
그 밥을 퍼담고
입에 가져간후 엄지로 밀어 넣는 것이다.
처음에는
밥을 흘리고 잘 되지않았다.
그러나
몇번해보니 그런대로 먹을수있었다.
밥은 맛이 있었다.
그런데
묘한 감정이 생기는 것이다.
그게 ‘이상한 해방감’ 이었다.
음식을
직접손으로 먹는행위는
우리의
유전자안에 있는 조상들의 방식이다.
그게
자연스러운 것이다.
우리가
해방감을 느끼는 이유도 그것이다.
그건 정말 독특한 체험이었다.
서양음식에서 모든음식은
스픈과 포크,나이프를 쓰지만
빵만은 반드시
손으로 뜯어먹는다.
가장
오래된 식사법이 아니겠는가.
맛의세계처럼
다양하고
묘미가있는 세계는 달리없다.
생각지고 못했던 곳에서
최고의 맛을 만나는 이유도 그래서일 것이다.
그래서
여행은 맛의순례이기도 하다.
식욕은 죽음보다 강하다.ㅡ서양격언.
by/yoro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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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각 나라마다 특정한 음식을 자랑하는데 그 음식의 원조국에서 먹어야 제 맛이 나는군요 그렇습니다 그래서 원조 원조 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