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초저녁에 집에 들어왔다.
씻고 있는데 핸폰이 요란하게 울린다.
친구 '창호' 였다
녀석이 고향인 서천에서 막걸리를 가져왔다고,
나오라고 성화이다.
몇번을 안나간다고 했지만,
막무가네로 나오란다....
나무가 가만 있으려 하나,
바람이 나무를 가만 두지 않는다.
다시 옷을 주워입고 터덜터덜 나가보니,
녀석이 정말 막걸리를,
말통으로 가져다 놓고 기다리고 있다.
'호준'형도 올것이라고 한다.
막걸리잔을 기울이고 있다보니,
'호준'이 형이 입구에서,
우리를 못찾고 두리번 거리고 있다.
내가 불렀다..
"아가... 여기다.."
'아가' 라고 불러서인지 못 알아들은 눈치이다.
그래서 다시,
"호준아...여기다 .." 했더니
그제서야 알아듣고 다가온다....
"너, 형보고 '호준아'.. 가 뭐냐..?
호준이형이 화나지 않은 표정으로,
나를 나무란다.
'호준이형'은 나보다 세살이 위이다.
"아니.. 형....!"
내가 '호준아.. 하고 불렀을때,
형이 나보고,
'형,..나, 불렀수 ..? ' 이러시면,
형이 지금 나이에서 적어도 다섯살은 후퇴해서,
젊어지는건데 아깝게 되었소..."
창호가 옆에서 슬쩍 한마디 거든다.
"그래도 나이가 세살이나 많은데,
애들 부르듯이 하면 되냐..?"
.............
" 오뉴월 하룻볕이 푸작나무가 석짐은 마른다...."
한참을 웃고 떠들며 마시고 있는중에,
옆 가게의 유황오리집 아저씨가,
유황오리 한팩을 들고와 합석한다.
이래저래 술마시는 시간은,
살같이 지나가게 마련이어서...
음식점 주인이 문을 닫아야 한단다.
호준이형이 집에 들어 간다는걸,
내가 붙잡았다...
"형은 막차 타는게 취미 아니요..?
한잔 더 합시다.."
자리를 옮긴 우리는,
막차 시간을 기다리는 사람들 처럼,
시간을 재며 술잔을 기울였다...
"여기 얼마요 ..?"
사장님이 '4만 5천원' 이란다.
술취한 형이 그런다...
"4만5천원이 얼마라냐 ..?"
형이 나이가 들긴 들었는지...
"술값이 얼마라냐 ..?"고 묻는다는것이,
말이 빠져 이빨이 헛나온 것이다...
밖으로 나오니,
초겨울 차가운 바람에
술이 확 깨는것 같았다....
카페 게시글
━━━━○ 이야기 샘터
바람이 나무를 가만 두지 않고....
등애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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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217
13.11.12 14:28
댓글 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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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내야 되는지 모르지만 기꺼이 내겟습니다..
하늘을 봐야 별을 딸긴데...ㅎㅎ
삭제된 댓글 입니다.
바람이 나무를 가만두지 않아 싫다는 소리를 한바 없습니다...
나무가 크고 우거지면 바람도 더 타겠지요...ㅎㅎ
인기가 하늘을 찔러 피곤(?)합니다...
그래도 할수 없습니다... 님들도 피곤하긴 마찬가지 일테니..제 글에 간섭을 해야 하거든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