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잘 지으려고 온갖 알고 있는 미사려구를 동원한다고 좋은 글이 아니다. 사진도 좋은 사진을 찍으려
애쓰는 것이 아니라 마음을 열고 시선을 맞추어 있는 그대로의 상을 찍는 것이다.
육명심 선생의 말씀으로 내 마음속에 남은 것..이다. 인물사진을 살펴보면 사람의 성격도 담겨 있다.

백민(白民), 사진작가 육명심
육명심 사진작가, 대한민국의 민낯을 담다
2015년 방송된 KBS 1TV ‘TV회고록 울림’에서는 ‘한국예술사진의 선구자’ 사진작가 육명심이 출연해 드라마 같은 출생 비화, 예술에 눈을 뜨게 한 외로운 어린 시절부터 박두진, 김흥호, 변선환에 이르는 명사와의 특별한 인연을 소개했다.
“소통하는 사진작가” 육명심, 대한민국의 민낯을 담다.
옷깃을 풀어헤치고 웃음을 터트리는 시인 고은, 창가에 수줍게 앉아있는 소설가 박완서, 화가 잔뜩 난 영화감독 김기영. 내로라하는 예술가들의 인간적인 모습이 담긴 사집 ‘예술가의 초상’은 사진가 육명심의 대표작이다. 모두 사진으로 담기 쉽지 않은 인물들이었지만 육명심은 진심을 다한 소통을 통해 개성 넘치는 예술가들의 아우라를 포착했다.
육명심이 가진 소통의 기술은 ‘백민’, ‘장승’, ‘검은모살뜸’으로 이어지는 ‘우리 것 3부작’에도 여실히 드러난다. 육명심의 사진에는 사람은 물론 소와 개 심지어 무생물인 장승마저도 카메라와 눈을 맞추고 있다. 육명심이 직접 이 땅의 흙을 밟고 다니며 수년간 촬영한 ‘우리 것 3부작’은 사라져가는 대한민국의 전통과 정체성을 온전히 담은 수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어린 시절부터 경험한 고독의 밑바닥, 그곳에서 만난 구원 “예술”
남다른 감각과 독특한 시선으로 한국 예술사진사의 문을 연 육명심. 그가 예술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어렸을 때 부터였다. 육명심의 아버지는 승려였다. 대를 이어야한다는 집안 어른들의 간곡한 부탁 때문에 육명심의 어머니와 혼인한 아버지는 결혼 생활 몇 달 만에 태어날 아이의 이름 석 자만 남기고 다시 출가했다.
홀로 아들을 키워야했던 어머니는 돈을 벌기 위해 어린 아들을 큰아버지 집에 맡겼다. 데면데면한 큰아버지 집에서 혼자 지내야했던 육명심을 위로한 것은 시와 음악뿐이었다.
어린 시절부터 예술에 대한 안목을 키워 온 육명심은 한국 전쟁 도중 변선환 목사를 만난다. 첫 만남부터 운명적인 끌림으로 5살의 나이 차이를 극복하고 평생의 벗이 된 육명심과 변선환 목사. 육명심은 변선환 목사와의 깊이 있는 대화를 통해 좀 더 넓은 세계를 만나게 된다.
이후에도 육명심은 김흥호 목사, 박두진 시인 등 여러 만남을 통해 인문학적 소양을 기르고 예술 세계를 넓혀나갔다.
남편을 사진가로 만든 아내, 그녀에게 보내는 50년간 간직한 진심!
다양한 사람과 교류하며 자신의 예술세계를 완성해 온 사진작가 육명심. 하지만 그는 자신을 사진작가로 만든 일등공신은 아내라고 말한다. 아내가 신혼여행에서 가져온 카메라를 보고 사진에 빠져들게 된 육명심. 본격 적으로 사진을 찍은 지 6개월 만에 각종 대회에서 큰 상을 수상하며 주목을 받았다.
그런 그에게 아내는 “한 집안에 예술가가 둘이 나올 순 없다”며 이제껏 해왔던 시와 그림을 포기하고 전적으로 육명심을 뒷바라지 했다. 자신의 모든 것을 만들어준 아내를 여전히 사랑한다고 말하는 육명심. 하지만 지금의 아내와의 결혼도 쉬운 일은 아니었다. 명망 있는 교육자였던 아내의 아버지가 당시 고아와 다름없던 육명심을 마뜩찮아 했던 것. 거센 반대에 결혼을 체념하고 있던 어느 날, 육명심은 아내의 아버지로부터 “결혼을 허락한다”는 연락을 받는다. 갑작스러운 허락에 당황했지만 기쁜 마음으로 결혼식을 올린 육명심. 결혼 이후 들른 처갓집에서 결혼 허락에 얽힌 뒷이야기를 듣게 된다. 육명심은 아내를 향한 애틋한 마음에 그 일화를 쉽게 입에 담을 수 없었다.

육명심은 인간의 본질에 대한 주제를 가지고 사진작업을 진행해 왔으며 1960년대「인상」연작을 시작으로 1970년대부터「예술가」연작을 제작하였다.「예술가 시리즈」는 문인, 연극인, 화가, 조각가들과 작가 사이의 오랜 대화와 깊은 교감을 통해 만들어졌다. 각 사진 속의 예술가들의 모습은 치열한 창작의 과정을 겪어내는 예술가의 삶을 함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역사적인 사건과 관련된 내러티브 작업들을 진행해온 이상현은 무용가 '최승희'의 삶에 대한 조사와 연구를 기반으로 설치, 영상 등 다양한 작품을 제작하였다.
예술가이기 이전에 한 인간으로서의 모습을 보여주는 작품들 앞에서, 우리는 예술가들의 삶과 그들의 예술세계를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게 된다.

육 작가는 피사체와 마음이 통해야 사진을 찍는다. 사람이든 사물이든 소통이 이루어진 이후 사진에 영상을 담는 그는, 굿판 가운데서도 무당과 눈을 맞추고 이야기를 나눴다. 이러한 그의 작업 방식은 촬영 현장에서 이벤트가 됐고, 그의 작품들은 명작이 됐다.
사진은 소통이자 만남이죠. 그래서 학생들에게도 사진을 찍을 때는 소통을 먼저 해야 한다고 가르쳐요.
요새 한참 성추행 문제로 세상이 시끄러운데 제가 제자들에게 그 이야기를 많이 해요. '너희들 사진 찍는 게 성추행과 똑같다'고요. 눈에 욕심의 불을 잔뜩 켜고 무조건 좋은 사진을 찍으려고 혈안이 되어 있거든요.
그 욕심의 불을 꺼야 합니다. 이건 학생들에게만 가르치는 내용이 아니라 제 자신도 늘 다짐하는 내용입니다.
우리는 서로 소통을 먼저 해야 돼요. 그런데 성추행에는 소통이 없잖습니까? 일방적인 욕심으로 덮쳐버리는 거죠. 보통 사진 찍는 행위가 다 그렇다는 겁니다.
제가 찍은 ‘예술가의 초상’이라는 사진을 보고 사람들이 모두 물어봐요. 어떻게 하면 서로가 소통이 잘 되느냐고요. 그러면 제가 이렇게 말해주죠. 욕심이나 정욕의 불을 켜고 보기 전에 대상을 먼저 사랑해야 한다고…….
꽃을 찍을 때도 “아, 아름답구나”하면서 일방적으로 덮치면 안 돼요. 가슴으로부터 감동을 먼저 느껴야 합니다. 그리고 감동에 대해 반응하면 되는 거예요. 그럼 자연히 사진에 그 마음이 그대로 배어납니다.
바로 거기에 묘한 비밀이 숨겨져 있습니다.
이건 여러 번을 물어도 저는 항상 같은 대답입니다. 사진에서 제일 중요한 건 소통이에요. 그래서 예술가들을 찍을 때도 단번에 가서 찍지 않았습니다. 적어도 몇 번은 만난 후, 서로 마음으로 소통이 되었을 때, 그리고 상대방이 마음의 문을 활짝 열었을 때 찍습니다. 그랬기 때문에 같이 작업을 하고 난 뒤에도 깊고 오랜 인연을 맺게 된 게 아닌가 싶어요. -육명심-


대학에서 학생들에게 사진사(寫眞史)와 작가론을 가르쳤는데, 사진에 관한 외국의 최신 정보와 대표적인 작가들의 동향이 주요 내용이었죠. 그런 제가 어떻게 고리타분한 우리 옛 것을 찍겠습니까? 외국에서 유행하는 현대적인 것을 찍는 게 상식적인 거죠. 그런데 저는 시골의 농부들이나 무당, 스님, 또는 장승 같은 우리 것을 찍기 시작했습니다. 현대물은 이미 외국에서 다 찍었는데 그걸 똑같이 찍는다면 그들의 아류밖에 안 되는 거고 흉내 내는 거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그래서 ‘육명심의 카드’를 내야겠다고 생각했죠. 그러려면 우리 것을 담는 수밖에 없었고요.그때가 1978년 무렵이었는데 우리나라의 경제성장 속도가 한창 상승곡선을 타고 올라갈 때였습니다.
하룻밤 자고 나면 들판이 아파트 촌이 되고, 논바닥이 공장으로 바뀌었어요. 초가집이 없어지고 몇 백 년 된 나무가 사라져 순식간에 마을이 변해버리는 시기였죠. 가만 보니 이러다가는 영영 우리 문화재가 사라지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없어져 가는 우리 것을 사진으로라도 남겨놓지 않으면 다음 세대에게 큰 죄를 저지른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혔어요. 그래서 ‘우리 것 3부작’을 찍은 거예요. 무려 18년 동안을 찍었어요. 전국을 돌아다니면서 장승을 7년 찍었고, 백민을 5년 찍었고, 제주도에서 모래찜질하는 모습들도 찍었죠. -육명심-

한평생 삶이 무엇인가 고민했지만 답이 나오진 않더군요. 이렇게 생각하면 이런 거 같고 저렇게 생각하면 저런 거 같아서 말이죠. 저는 왜 살아가는가에 대한 문제를 중학교 때부터 심각하게 고민했어요.
그런데 지나고 보니 살아지니까 사는 거더라고요. 그래서 저에게 가장 중요한 건 살아있다는 사실이에요. 인생이란 무엇인가? 백날 물어도 답은 없어요. 그러나 분명한 건 우리가 태어나서 살아가고 있다는 거예요. 지금 살아있다는 사실 말입니다.
모든 것은 '살아있는 나'에서 시작을 해요. 그래서 ‘왜 사는가?’에 대한 끊임없는 질문을 하며 살아야 합니다.
그러다 보면 그 고민을 하느냐 안 하느냐가 엄청난 차이를 불러온다는 사실을 알게 될 거예요. 인생에 정해진 답은 없어요. 각자의 위치에서 자기가 가지고 있는 게 답인 거예요. 인생이란 그걸 물어나가는 과정일 뿐이고, 그 시간 속에서 우리는 지혜를 얻게 되고 깊이 있는 사고를 하도록 만들어집니다. -육명심-


























육명심 작가는 출가해서 승려가 된 아버지가 잠시 환속에서 낳은 아들이다.
‘명심’이란 이름도 얼굴도 보지 못한 아버지가 지어주신 이름이다.
육 작가는 자신의 출생부터 지금까지 살아온 인생이 한 편의 소설과 같다고 생각한다.
Schubert - Rondo Brillante in B minor, Op. 70, D.89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