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는 몰랐어. 그게 사랑이었는지...
오늘 아침은 깨끗한 사랑이야기를 보았다.
지금 이글을 쓰는 동안에도 일부러 헤드폰을 쓰고 영화의 마지막
엔딩에 흘러 나오는 편지 나레이션을 들으며 쓰고 있다.
그 영화속에서의 편지는 스토리상 시간의 차이가 있지만 두 여자친구가
한 남자친구에게 보내는 편지 내용이다.
난 사랑을 담은 이야기는 거의 보지 않는 편이다.
그것이 행복한 앤딩이던지 슬픈 앤딩이던지 말이다.
그리고 한국 영화는 더더욱 그렇다.
내 친구가 얼마전 부터 열병(?)을 앓고 있다.
손예진이라는 연기자 때문인데 전 TV 를 보지 않기 때문에 그녀가
누군지 모른다. 그리고 그 친구의 추천으로 비디오 가게에 들려
그 영화커버를 보는 순간 보기로 결심했다.
내가 이은주 란 여배우를 좋아하기 때문이다.
처음 그녀를 본 것은 카이스트 란 드라마 였던걸로 기억한다.
차가운 인상에 비친 냉소적인 표정과 이 세상의 모든 불만을 지닌듯한
모습이어서 싫어 했었다. 그녀의 역활을 싫어 했는지 그런 역을
잘 소화해 낸 그녀가 싫었는지.. 아무튼 별 관심이 없었다.
두번째로 그녀를 본것은 개인적으로 존경하는 홍삼수 감독님의
"오~ 수정" 이란 영화의 촬영 현장을 소개하는 연예 로그램이었다.
그때 조금은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아니 많이 이상했었다.
홍삼수 감독이 왜 저 여배우를 선택을 했을까? 하고 말이다.
난 홍감독님의 영화를 보았습니다. 영화 그 자체만을 말이다.
그리고 몇년이 흘렀고 누군가의 추천에 의해서 그녀를 다시 보게 되었다
바로 영화 "번지 점프를 하다" 였다.
난 그 영화로 이은주 라는 여배우의 그동안 안좋았던(?) 이미지를
씻어 버릴수 있었다. 항상 차갑고 냉소적인 그녀에게 따뜻한 피가
흐르는 아름다운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그때부터 그녀를 좋아했다.
연애소설..
이 영화를 처음 보면서 솔직히 많은 기대는 않했다.
그냥 이은주양의 연기 변신이라고 해야 할까? 너무 맑고 발랄한 모습
이 너무 아름다워 보였다. 헤어스타일과 의상. 악세사리..
그리고 영화 후반부에서 보여준 그녀의 잔잔한 슬픈 연기가 너무나도
그녀다웠다고 생각되고 점점 발전하는 모습을 보게 되어 한편 기뻤다.
아...그리고 보니 내 마지막 사람과 너무 흡사하게 닮은걸 느꼈다.
왜 그 예전엔 그걸 몰랐는지...
영화 후반부에 반전에 나는 너무 놀랐고 잠시나마 기뻤다.
해피앤딩은 아니지만 그렇게 불운한 결말은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스토리상 그반전에 내 자신이 놀랐고 또다른 반전에 안도감을 느꼈다.
이유는 너무나 순수하고 정말 연애소설에서만 나올듯한 깨긋한 이야기
여서 일지도 모른다. 보실분을 위해 스토리는 적지 않겠다.
언젠간 한번쯤 꿈꿔오던 사랑. 어쩌면 지나버린 추억속에서 자리 잡고
있는 가슴시린 시간을 나는 그 영화를 통해 보았고 그것으로 좋았다.
지금 이글을 쓰면서 세명의 아름답고 깨끗한 사랑의 흔적을 오래 간직
하기 위해 마지막 나레이션을 계속 듣고 있다.
이은주양이 쓴 편지내용..그 차분한 목소리가 내 마음을 흔들고 있다..
이상한 이야기 같지만 난 영화를 본것이 아니라 그녀를 본 것이다.
그 시간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