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스트] 05
S#1. 회상 몽타쥬 (재영의 시점)
1. 자전거를 타고 달려가는데 후두둑 내리기 시작하는 비.
재영, 방향을 지하철 역쪽으로 바꾼다. 그위로.
재영Na : 때론 인생은... 전혀 뜻하지 않은 방향으로 흘러 갈때가 있다.
담뱃불을 붙이며 내리는 비를 바라보는 대협. 그 맞은편으로.
재영, 지하철 자전거 보관소에 자전거를 세워두고 지하철로 뛰어올라간다.
FLASH-BACK1>
달식 : 궁금한게 뭐야?
재영 : 장대협이란 사람. 나 그 사람이 궁금해졌어.
달식 : (보면)
FLASH-BACK2>
골목길에서 재영을 구해준 대협, 서로 쳐다보는 두 사람의 얼굴에서.
재영Na : 나보다 더 강한 운명을 만났을 때 모든 일상의 규칙은 깨져 버리고.
2. 재영 달식과 의대를 찾아가고. 여조교와 만나고.
FLASH-BACK3>
재영 : 목격자가 있어요. 부검읠 살해한 범인을 봤대요.
대협 : !
재영Na : 인생의 궤도가 그 새로운 운명을 중심으로 다시 돌기 시작하는 것이다.
4. 동공이 벌어진 여조교의 주검.
FLASH-BACK4>
준희 : (전화기에 대고) 살인장면을 목격했어요.
FLASH-BACK5>
달식 : 거기서 빨리 나와. (하는데 뚜 -- 하면서 끊기는 소리와 함께)
5. 어두운 취조실로 떠밀려 들어가는 재영과 대협. 돌아보는 위로 쿵! 닫히는 문.
6. 대협의 집. 칼을 발견하는 달식. 집으로 우르르 몰려 올라가는 백상호와 형사들.
칼을 들고 돌아보는 달식의 얼굴에서. 암전.
S#2. 블랙화면 고스트. I (제5부)
S#3. 대협의 집
쿵! 거의 부시다시피 문을 박차고 안으로 들어가는 형사들. 백상호 그 뒤를 따라 들어서며.
백상호 : 샅샅이 뒤져. 물증이 될만한 건 전부 찾아내.
경찰들, 막 안으로 몰려 들어서다가 갑자기 조용해진다. 욕실쪽에서 쏴-아 하고 물소리가 나고 있다.
그 소리에 백상호는 물론 안에 들어선 경찰들 모두 동작을 멈추고 서로 의아한 시선으로 마주본다.
어느 순간 물소리가 그친다. 정적.
백상호, 가만히 총에 손을 댄다.
잠시 뒤. 욕실문이 열리면서 나타나는 달식. 금방 샤워를 한 사람처럼 머리가 젖어있고 바지만 입은 채
'제법 긴수건'을 목에 걸고 나오다 멈칫. 자신을 향해 온통 시선을 집중하고 있는 경찰과 백상호를 본다.
둘둘 말아 목에 건 '긴수건'을 양 손으로 꼭 잡은채 보더니.
달식 : 남자 목욕하고 나오는거 처음들 보십니까?
경찰들 : (머슥해서 서로 시선을 교환하며)
백상호 : 뜻밖이군. 여기서 다시 보게 될줄은 몰랐어. 차달식이라고 했든가.
달식 : 기억력이 좋으시네요. (한번 웃고) 그런데 무슨 일이니까?
백상호 : 한국의대 김교수 살인 사건에 유일한 목격자가 죽었어.
달식 : 그래서 장대협이 가장 유력한 용의자다.
백상호 : 지금으로선 가장 유력하지.
달식 : 살인할놈인지 아닌지.. 형사님이면 그 정돈 구별하실 줄 알았는데요. 제가 잘못 생각한겁니까. 아니면....
(마음을 읽듯 눈을 똑바로 보며) 그 정도도 구별 못할 만큼 다른 감정이 있으신겁니까?
백상호 : 자네가 장대협과 어떤 관계든 우린 지금 공무수행 중이다. 계속 방해하면 공무집행 방해죄가 적용될거야.
달식 : (어깨를 으쓱하더니 방해할 생각 없다는 듯 옆으로 비켜준다)
백상호 : (달식을 노려보며 형사들을 향해) 수색해.
일제히 움직이는 경찰들. 이삿짐 박스며, 싱크대, 후드.. 문득 저편으로 욕실안에 들어가는 경찰1이 보인다.
달식 표 안나게 그쪽을 본다.
S#4. 욕실 안
안으로 들어온 경찰1. 구석구석 살피기 시작한다. (긴장감)
변기뒤며 변기 안. 휴지통과 수건을 넣어두는 곳. 그러다 문득 한쪽에 놔둔 달식의 옷가지에 시선이 간다.
뭔가 그 밑에 있을것 같은 느낌으로 경찰1, 옷가지를 들어본다. 들어보기전까지의 작은 긴장감.... 그러나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다시 휴지통으로 시선이 옮겨지면 그 안에 들어있는 신문뭉치. 경찰, 신문지들을 펼쳐보지만 아무것도 없다.
경찰1, 몸을 일으켜 다른쪽을 휘둘러본 뒤 그대로 밖으로 나가버린다.
S#5. 다시 집 안
구석구석 뒤지는 경찰들. 하나 둘, 백상호를 향해 고개를 젓는다. 욕실에서 나오는 경찰1도 백상호를 향해 고개를 가로 젓는다.
백상호, 조금은 난감한 빛으로 다시 한번 주위를 둘러본다. 보다가 문득 달식에게로 시선이 간다.
달식, 전혀 흔들림없는 표정으로 백상호를 마주보면 백상호, 천천히 달식앞으로 다가와서 선다.
달식, 그의 시선을 본다. 보더니 아주 여유있게 뒤져보라는 듯 양팔을 올린다. (자연스럽게 수건의 양쪽끝은 잡고 있는채로)
백상호, 천천히 그의 바지 허리서부터 주머니 바지단에 이르기까지 찬찬히 확인해 본다. 아무것도 없자.
달식 : 입속도 한번 보실래요? (그러면서 아! 하고 크게 벌려 보이자)
백상호 : (기분 상해서 보더니)
홱 돌아서서 나가버리면 그 뒤를 따르는 경찰들. 달식, 피식 웃으며 그들이 나가는걸 본다.
마지막으로 쿵! 문이 닫기고.
창가로 다가서는 달식. 창문밖으로 하나씩 출발하는 경찰자들이 보인다.
백상호, 마지막으로 이쪽을 한번 올려다 본 뒤 차에 올라탄다.
마지막으로 출발하는 백상호의 차를 본 뒤에서야 비로서 달식 턱 맥이 풀리는 표정.
목에 둘둘 말아 걸고 있던 수건을 내리면 손으로 잡고 있는 수건 안쪽에 말린채로 들어있는 작은 신문뭉치.
달식,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본다. 그 얼굴에서.
S#6. 취조실 안
대협, 구석의 의자에 앉아 고개를 숙이고 있다. 뭔가를 골똘히 생각하는듯.... 담배를 빼 물고 라이타를 찾지만 없다.
이전의 자세 그대로 담배를 그대로 물고 있는 대협. 재영, 실내를 왔다 갔다하며.
재영 : 두시간 내내 계속 그러구 있잖아요. 어떻게 좀 해봐요.
재영, 대협을 바라보다, 문쪽으로 가 소리친다.
재영 : 이봐요! 죄없는 시민을 이렇게 가둬놔도 돼는거예요!
재영, 문을 손으로 두들리다 발로 몇번 차보지만 반응이 없자, 다시 서성인다. 대협을 바라보며.
재영 : 어떻게 좀 해봐요! 당신 경찰이잖아. 한번 말이라도 해봐요! 네?
대협, 꿈쩍도 안한다. 재영, 대협의 반응이 없자, 왔다 갔다 하는 속도가 빨라진다.
재영, 문을 다시 발로 차며.
재영 : 이봐요! 거기 아무도 없어요. 민주 경찰! 독재경찰!
대협 : (웅얼웅얼) 조용히 좀 해요.
재영 : ! 네?
대협 : 조용히 좀 하라구요.
재영 : 아니 지금...!
대협, 말을 자르듯, 옆의 의자를 재영 앞으로 밀어버린다.
대협 : ...
재영 : 항상 그래요?
대협 : (보면)
일순 정적. 대협, 아무말 없이 재영을 본다. 선영을 떠올린 듯.
재영, 당돌하게 대협을 꼬나본다. 대협 시선을 거둔다.
재영, 할말을 잃고 자기 앞의 대협이 밀어준 의자에 앉는다. 정적이 흐른다.
S#7. 복도
소란스런 소리와 함께 안으러 들어서는 백상호와 일행들.
백상호 : 긴장 늦추지 말고. 여조교 사건 보고서부터 만들어. 그리고 김형사, 자넨 장대협이 취조 준비해.
김형사 : 네.
그러면서 일행들, 막 강력계안으로 들어서는데 그 안쪽으로 자리를 지키고 앉아있는 과장.
백상호 걸음을 멈추고 보면 다른 형사들, 과장과 백상호 눈치를 보면서 자리로 돌아가는 가운데
과장,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난다. 백상호 그를 본다.
S#8. 과장실
과장 : 그래 동료형사 수색영장 받아서 결과는?
백상호 : 아직 찾지 못했습니다.
과장 : 제보자는.
백상호 : 신원확보를 위해 노력중입니다.
과장 : (흘끗 본다) 그러니까 내가 그 대답을 듣기 위해 지난 몇시간을 기다렸단 말이지.
백상호 : 계속 주변수사와 취조를 병행하면서 자백을 받아낼 생각입니다.
과장 : 자네 설마.. 장경위가 범인이라고 생각하는 건 아니겠지?
백상호 : ....가장 유력한 용의잡니다. 여조교 살해현장에서 목격됐다는 제보전화도 받았구요.
과장 : 그래서 장경위같은 사람이 자기 알리바이도 만들어놓지 않구선 그런일을 저질렀다? 그 얘기야?
백상호 : 우발적이라면....
과장 : 해부학 교수 한사람도 아니고 여조교까지 두 사람씩이나 우발적이다?
그렇다면 장대협은 법정이 아니라 정신감정부터 받아봐야지 안그래?
백상호 : (본다. 보더니) 지금 쟁대협일 감싸시는 겁니까?
과장 : (차분하고 여유있게) 감싸는게 아니라 이치적으로 얘길 하는거야. 증거도 단서도 없이 살인범으로 몰다가
일만 시끄러워지면 어쩔거야. 집안망신밖에 더 되겠어? 게다가 결혼 이틀 앞두고 약혼녀를 잃은 사람이야.
철천지 원수라두 이런 상황이면 건들지 않는게 인지상정 아닌가.
백상호 : 그래서 과장님 말씀은...
과장 : 내보내.
김형사 : 반장님... (눈치를 보는데)
백상호 : 어디 뒀을까?
김형사 : 네?
백상호 : 칼만 찾으면 되는데..... 그걸 어디에 숨겨뒀을까.
김형사 : (본다)
백상호 : (한곳을 응시하고 있는 시선에서)
S#9. 한강 인도교
펼쳐진 신문지 안에 들어있는 메스.
달식, 검지와 중지를 모아 메스에 대고 뭔가 작게 주문을 건 다음 휘리리. 강물을 향해 던져버린다.
달식을 향해 매섭게 되돌아오는 메스. 결계를 쳐서 칼을 멈추는 달식. 아슬아슬하게 달식의 얼굴앞에서 멈춰서는 메스.
메스가 허공에 뜬채 멈춰서 있다. 달식의 얼굴에서 땀이 흐른다. 다시한번 기를 모아 메스를 강물로 되돌려보낸다. 물에 빠지는 칼.
달식, 잠시 그대로 서 있더니 뒤쪽으로 시선을 힐끗 돌린다. 정적.
달식 : 나와.
그러자 달식의 뒷쪽에서부터 서서히 불어오기 시작하는 바람. 달식, 바람을 맞으며 천천히 뒤돌아 본다.
보는 순간. 철교 아치위에 서 있는 지승돈. 바람을 가르며 뛰어 내린다.
텅빈 차도위에 마주 선 지승돈과 차달식, 팽팽한 시선이 허공에서 부딪힌다. 바람이 한차례, 그들을 후려치고 지나간다.
S#10. 차안
소음에 가까운 음악이 흐르는 차안, 날라리 남녀 둘이 맥주병을 끼고 텅빈 도로를 질주한다.
저 앞에 보이는 인도교. 맥주병을 들이키느라 앞을 보지는 못하는 남.
여 : (앞을 주시하며) 악!
S#11. 인도교
차가 달식과 지승돈을 덮치려는 찰나다. 연기를 일으키며 도로위에 타이어 자국을 남기며 끽- 하고 급 정차하는 차.
S#12. 차안
고개를 핸들에 묻고 감히 들지 못하는 남. 옆에 머리를 데쉬보드에 박고 기절한 여.
천천히 고개를 드는 남. 앞을 보면 아무도 없다.
S#13. 바뀐 공간
온통 칠흙같은 어둠만이 존재하는 공간.
달식, 정면으로 보면. 얼마쯤 거리를 두고 서 있는 지승돈. (살아있을 때와 비슷한 모습. 더 음산하고 더 괴기스럽게)
서로 마주보는 달식과 지승돈. 팽팽하게 감도는 긴장감. 귀신과 사람의 한판 기(氣) 승부.
지승돈 : (계속 팽팽하게 기로 맞붙는 가운데) 나쁘진 않군.
달식 : (이마위로 흐르는 땀, 애써 웃음 띤 얼굴) ...용건이 뭐냐?
지승돈 : (본다. 보며) 앞날을 내다볼 줄 아는 놈이라 지 앞가림 정도는 할 줄 알았는데... (말하며 힘을 좀더 가한다)
달식 : (뒤로 밀리면서도 코웃음을 치며) 실망시켜 미안하군.
지승돈 : 장대협한테서 떨어져라.
달식 : 거절한다면.
지승돈 : (흐릿한 조소) 인간이란 나약한 존재들이지. 마음을 바꾸지 않으면... 반드시 후회하게 된다.
달식 : 어쩌지? 난 한번 결정하면 끝을 보는 놈이라서 말이야.
지승돈 : 기어코 목숨을 걸겠다?
달식 : 목숨을 걸게될지 어떨지 어차피 운명이란 건 예측할 순 있어도 장담할 수는 없는거니까.
지승돈 : (본다)
달식 : (본다)
지승돈 : (흐릿한 미소를 짓더니)
갑자기 두 손을 날개펴듯 들어올린다. 순간 지승돈의 몸에서 뿜어져나오는 기(氣). 달식의 몸을 강타한다.
거의 동시에 손으로 결계를 치는 달식. 기의 충돌로 흔들리는 화면.
서로의 힘이 점점 증폭되어지는 어느 순간, 지승돈의 목 언저리와 달식의 볼 언저리가 동시에 날카롭게 베어진다.
순간 다시 쩍!하고 갈라지듯 암흑이 무너지면서.
S#14. 다시 인도교
그 여파로 차 옆에 쿵!하고 부딪히며 주저앉는 달식.
슈-욱! 하고 멀어지는 검은 그림자. 달식, 본다. 보더니 사력을 다해 일어나 차에 올라탄다.
바퀴 끌리는 소리를 내며 출발하는 달식의 차. 저멀리로 도로로 난 둑을 올라가는 검은 그림자가 보인다.
달식, 엑셀을 밟아 교량을 벗어나 도로 위로 올라선다. 방향을 바꿔 검은 그림자가 향했을 법한 쪽으로 방향을 돌린다.
순간 저 앞으로 누군가 갑자기 뛰어드는게 보인다. 동시에 급브레잌을 밟는 달식. 끼-익하고 바뀌 끌리는 소리와 함께 멈춰선다.
멈춰선 바퀴에서 피어오르는 연기.
달식, 재빨리 차에서 뛰어내려서 보면 한 여자가 쓰러져 있는게 보인다. 달식 안아 일으켜 보면.... 준희다.
달식 : ! (보면)
준희 : (그대로 기절한 듯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축 늘어진다)
달식 얼른 고개를 들어 주위를 살피지만 이미 지승돈의 검은 그림자는 사라지고 없는 상태.
달식 난감하게 준희를 내려다본다. 그 얼굴에서.
S#15. 강력계
문이 열리고 밖으로 나오는 대협과 재영. 재영, 대협을 한번 보더니 먼저 성큼성큼 걸어나간다.
대협, 밖으로 나오면서 한쪽으로 시선을 준다. 백상호, 팔짱을 낀채 대협을 노려보고 있다.
대협, 상대하지 않으려는 듯 그대로 지나쳐 오려는데, 그 앞으로 한발짝 나서며 길을 막는 백상호.
한쪽에서 재영, 핸드폰과 가방을 돌려 받으며 보면.
백상호 : 장대협. 난 니가 지승돈을 어떻게 죽였는지 똑똑히 기억한다. 살려달라고 애원하던 놈을 여섯방이나 쐈어.
그게 니 본성이야.
대협 : (걸음을 멈춘 채 앞만 본다. 그 위로 계속)
백상호 : 조심하는게 좋을거야. 내가 널... 그냥 두지 않을테니까.
대협 : (그제야 천천히 시선을 옮겨 백상호를 본다. 보며) 그런말은 범인에게나 하시죠.
백상호 : 결백하다... 그건가?
대협 : 그렇다면 믿으시겠습니까?
백상호 : (보면)
대협 : (그대로 지나쳐 오는데)
백상호 : (뒤에 대고) 당연히 믿지 못하지. 약혼녀 죽은지 한달도 안돼서 다른 여자나 꿰차고 다니는 놈을 뭘 보고 믿겠나.
대협 : ! (멈칫 돌아본다)
재영 : ! (보면)
백상호 : (비웃듯) 죽은 여자만 안됐지.
대협 : (순간 욱! 해서 백상호 멱살을 움켜쥔다)
백상호 : !
재영 놀라서 본다. 주위의 경찰들까지 놀라서 표정으로 보는 가운데.
대협 : (시뻘개진 눈으로 잠시 노려보더니) 당신이 날 살인범으로 몰든 어쩌든 그건 상관 않겠어.
하지만 내 여자를 함부로 들먹거리는건 용서못해.
백상호 : 못하면. 어떻게 하겠다는거야. 또 죽이겠다는거야?
대협 : (대답하려는데)
재영 : 그만해요! 대협씰 화나게 해서 궁지에 몰려는거예요!
대협 : (노려본다. 이를 앙물고 노려보면)
백상호 : (마주본다. 천천히 입가에 떠오르는 비웃음) 말이 많군 그래. 자네 약혼녀도 그랬나?
순간 참지못하고 퍽! 주먹을 날리는 대협. 너무나 강한 펀치에 한쪽에 쿵! 쳐박히는 백상호.
경찰들, 우르르 백상호쪽으로 달려가 부축하면. 백상호 주저앉은 채 입술에 난 피를 쓱 문질러 닦으며 올려다 본다.
분노로 숨을 몰아쉬는 대협. 잠시 노려보더니 그대로 나가버린다.
재영, 걱정스럽게 얼른 그 뒤를 따라 나간다.
S#16. 과장실 (밤)
창문밖으로 경찰서를 나가는 대협과 그 뒤를 따라가는 재영의 모습이 보인다.
창가에 서서 뒷짐 지고 바라보는 과장의 뒷모습. 걱정스럽게 보면.
S#17. 거리 (밤)
걸어오는 대협. 더럽고 피곤한 기분. 그 뒤로 일미터쯤 간격을 두고 따라오는 재영.
대협, 걸음을 멈추고 간이판매소에서 일회용 라이터를 산 다음 담배불을 붙힌다. 재영, 역시 걸음을 멈추고 본다.
대협, 길게 담배연기를 내뿜는데 그 위로 들려오는 음악. 대협, ?해서 돌아보면. 레코드 가게 앞이다.
언젠가 선영과 함께 들었던 바로 그 노래가 흘러나오고 있다.
대협, 잠시 멍하니 서서 그 노래를 듣는다. 재영, 그런 대협을 잠시 보더니 천천히 옆으로 걸어온다.
대협 : ....
재영 : (본다, 보다가 그 앞으로 지나간다. 프레임-아웃)
대협 : ....
재영 : (다시 프레임-인 되서 대협을 본다)
대협 : ....
재영 : (보다가) 저기요. 아까는 말이죠. 내가.... (하는데)
대협 긴 한숨과 함께 눈을 감는다. 음악을 듣는다. 추억을 듣는다. 감은 눈가가 촉촉해진다.
재영, 감히 말을 붙히지 못한채 본다.
옆으로 흘러가는 사람들. 그 가운데 우뚝 서 있는 대협과 재영. 그 위로 흐르는 음악. (DIS.)
S#18. 병원 일각 (밤) 앞씬과 DIS.
지나다니는 사람들. 저편으로 얘기를 나누고 있는 의사와 달식이 보인다.
의사 : 차에 부딪힌게 아니라 놀라서 잠시 기절했던것 같습니다. 외상은 없으니까 안심하세요.
달식 : (다행이라는 표정. 그러면서 의사 뒷쪽으로 시선을 준다)
S#19. 병원 앞 (밤)
걸어나오는 준희. 그 뒤로 뛰어나오는 달식.
준희가 출입문을 열려고 하는데 달식 특유의 그 매너로 재빨리 문을 열어준다.
준희, 달식을 한번 본뒤 나온다. 따라나오는 달식. 두사람 밖으로 나오는데 비가 내린다.
달식 : 비님이 오시네요.
준희 : (표정없이 서서 하늘을 본다)
달식 : 안 다쳐서 다행이예요. 그런데 그 시간에 거기서 뭐하고 있었어요?
준희 대답없이 가방으로 머리를 가리고 무작정 걸어나와 택시를 잡는다.
달식 ?해서 본다. 짧게 갈등하다가 재빨리 외투를 벗으며 준희옆으로 다가선다.
그 외투로 우산삼아 준의 머리위로 씌워주면 멈칫해서 돌아보는 준희. 보면,
달식 : 집이 어디예요? 내 차로 데려다 줄께요.
준희 : 신경쓰지 마세요.
달식 : 나 그렇게 모진 놈 아니예요. 여자 혼자 비맞구 있는데 어떻게 신경을 안써요. 안그래요? (그러면서 씩 웃는다)
준희 : (본다, 보면)
달식 : 눈이 예쁜데요. 안경을 벗으면 훨씬 예쁘겠어요.
준희 : (순간 붉어지는 얼굴. 감추기 위해 시선 돌려버리면)
그 앞으로 다가와 서는 택시. 준희 도망치듯 올라탄다. 출발하는 택시.
달식 ?해서 빤히 보면.
S#20. 택시 안
뒷자석에 앉아있는 준희. 왠지 두근거리는 가슴. 한번 뒷쪽을 돌아보는데 비맞고 서있는 달식을 본다.
S#21. 준희의 집
바닥위로 떨어져 있는 물기들. 한쪽에 벗겨진 신발. 걸려진 옷들에서도 계속 뚝뚝 물기가 떨어지고 있고.
그 한쪽으로 옷을 갈아입은 준희. 수건으로 머리를 비비려 한쪽으로 지나간다. 지나다 다시 돌아와 거울앞에 선다.
옷깃을 열고 보면 목 언저리에 난 상처. (지승돈이 달식과 싸우면서 난 상처부위와 동일)
준희, 다시 옷깃을 여미고 거울을 본다. 그러다 천천히 안경을 벗어본다. 자기도 모르게 희미한 미소를 떠올린다.
순간 갑자기 어두워지는 거울. 준희, 자기도 모르게 한걸음 뒤로 물러서면 그 거울안에서 눈을 뜨는 지승돈의 얼굴.
준희, 그를 보면. 지승돈, 씨익. 웃는것과 동시에 영상 사라지고. 다시 원래대로 준희의 모습을 비춘다.
준희 그 거울속에 비치는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며 정신을 잃는다. 내리는 빗소리에서....
S#22. 우동집
비 오는걸 바라보는 나형사. 서 있는 자리에서부터 비질을 시작하며.
나형 : 오늘은 일찍 닫아야겠어요. 비가와서 그런지 손님이 없네요.
주방에서 국물을 우려내던 조할머니. 빙긋이 웃으며 정리를 시작한다.
나형 : 내일부텀 일찍 퇴근하세요. 열두시 넘으면 술 찾는 손님들이 더 많아요. 안주 만드는 건 저 혼자서도 충분하구요.
할머니 : 그래두 달 채우기 전까진 내가 지켜섰어야지. 명색이 주방장 아냐. (웃으면)
나형 허허 웃으며 다시 비질을 한다. 그 때 문소리 나며 누군가 안으로 들어오는 소리.
나형 : 죄송합니다. 영업 끝났습... (하고 보다가) 어?
문앞에 비에 흠뻑 젖은채로 서있는 대협과 그 뒤로 따라들어서는 재영. 나형사, 재영과 대협을 번갈아 본다.
(경과) 따뜻한 물을 앞에 놔주는 나형. 대협, 수건으로 머리를 말리며 물을 마시면.
나형 : 어떻게 된거야. 새벽 3시가 넘도록 어딨다 온거야. 것두 여자랑 둘이서?
대협 : (수건으로 머리를 털며) 취조실에요.
나형 : 취조오... 실? (하며 여자를 보면)
재영 : 드라이 좀 빌릴 수 있을까요?
S#23. 화장실 안
드라이어에 머리카락을 말리는 재영. 그러다 엣취 재채기 한번. 휴지를 뽑아 코를 시원하게 풀고 거울을 본다.
초라한 몰골, 한숨 푹 쉬며.
재영 : 미쳤어. 내가 아무래도 미친거 같애.
하는데 띠리리 울리는 휴대폰. 재영, 가방에서 휴대폰을 찾아 꺼내들고.
재영 : 네 서재영입니다. (듣고) 어! 달식아! 아니아니 경찰선 아니구. 응. 장대협 그 사람하군 같이 있어.
S#24. 달식의 차 안
역시 비에 젖은 달식 몸이 으슬으슬한지 히터를 틀다가 고개를 든다.
달식 : 아직 같이.. 있어?
S#25. 화장실
재영 : 말두마. 두시간 동안 불법감금에 두시간내내 왕무시에. 진짜 한 세번쯤은 울고싶드라. 어땠냐면..
(하는데 밧데리가 다 다는소리) 어? 야 충전기 다 됐나봐. 있지, 자세한 얘긴 나중에.. (하는데 먹통!) 여보세요?
S#26. 달식의 차 안
달식 : 여보세요?
휴대폰을 떼고 본다. 보다가 접는 달식. 작은 한숨. 왠지 이상해지는 기분.
떨쳐버리듯 갑자기 시동을 걸고 떠나갈듯 음악을 크게 틀더니 출발한다.
S#27. 화장실 안
재영, 엣취! 다시 재채기를 하며 핸드폰을 다시 가방에 집어넣는다.
그러다 뭔가 발견한듯 한 표정으로 보더니 가방안에 있는 작은 녹취테잎을 꺼낸다.
처음엔 뭐지? 하다가 순간 아! 그게 뭔지 생각이 난듯 빙긋 웃는 얼굴로 본다.
S#28. 우동집 내부
재영, 대협의 맞은편에 앉으면, 소주가 이미 반 너머 비었다.
담배를 꺼내무는 대협. 재영, 라이터를 대협 앞으로 민다.
대협, 라이타를 보곤 재영을 힐끗 본다. 옆 바구니의 성냥을 집어 불을 붙이는 대협.
재영 : (열 받아서 글래스에 소주를 가득 채워 원샷하고는) 알것 같네요. 같이 일하는 동료들한테 왜 그렇게 푸대접을 받는지.
(보며) 항상 그런식으로 사람 무시해요?
대협 : ..., 항상 그런식으로 남의 일에 그렇게 관심이 많습니까.
재영 : 이젠 남의 일이 아니라 우리 일이죠.
대협 : (? 보면)
재영 : 같이 있잖아요.
대협 : 아직두 날 취재할 생각이라면 포기하는게 좋아요. 난 한번 안한다면 안합니다.
재영 : 알아요.
대협 : ?
재영 : 한번 이 길이 옳다고 믿으면 다른 길엔 눈길한번 안주고 한 길로만 가는 사람인거.
하루 새끼 밥 먹는거보다 자기가 한 말에 더 목숨거는 사람인거. (보며) 그렇죠?
대협, 상대도 하지 않고 술잔을 비운다.
재영, 술병을 나꿔채듯 집어 들고 다시 글래스에 가득 따라 꿀꺽꿀꺽 원샷한다. 둘다 많이 취했다.
재영 : (혀가 꼬부라졌다) 혹시. 인연이라는거 믿으세요?
대협 : ......
재영 : 운명은요?
대협 : ......
재영 : 그럼 그런 경험도 없어요? 처음 만나는 사람인데.. 분명히 태어나서 처음 봤는데 어디선가 많이 본 것같은 느낌이 드는거..
대협 : (순간 흔들리는 시선.. 말없이 본다)
재영 : (눈치채지 못한 채 계속) 그래요. 솔직히 나.. 장대협씨에 대해 아는거 많지 않아요.
그게 당연하죠. 오늘까지 겨우 두번밖에 못 만났으니까. 근데 말이죠.
대협 : (보면)
재영 : 오래전부터 알던 사람 같아요.
일순 정적. 대협, 아무말 하지 못한채 재영을 본다. 재영, 흐릿하지만 꾸밈없는 맑은 시선으로 대협을 본다.
대협, 재영의 눈에 빠진 자신을 추스리듯 고개를 휙 돌리고 술을 한 모금 마신후에.
대협 : (싸늘하게) 항상 그래? 이런식으로 접근해서 취재하고 기사쓰구.
재영 : ? (흐릿한 시선)
대협 : 미안하지만 상대를 잘못 골랐어.
재영 : (기분이 상한 듯 쳐다본다)
대협 : 목격자 찾아내고 도와줬어. 고마워. 그래서 이젠 뭘 원해?
재영 : (술 한잔 더 먹고) 장. 대. 협.! 너무 심한거 아니예요? 난 도와줄 맘으로 여기까지 같이 왔는데,
꼭 말을 그런식으로 해야 속이 시원하냐 이 말이예요? 내가 당신 걱정을 얼마나 했는지 알기나 하냐구.
재영, 흔들거리며 백을 뒤진다.
대협 : (보지도 않고) 부탁한적 없어.
대협, 일어서 바를 나가려 하는데 대협의 앞으로 툭 놓이는 테잎. 대협, 그대로 일어서 나간다. 대협의 등을 향해.
재영 : 장대협씨! 이봐요! 장대협!
프론트에서 계산하는 대협.
주인여자 : (VO) ..저기.
대협, 주인 여자의 시선을 따라가면 재영, 엎어져 잠들어 있다.
S#29. 길거리
비내리는 거리. 비틀거리는 재영을 부축하고 도로가에서 택시를 잡으려는 대협.
대협 : 택시!
재영 : 꺾! 택시-
대협, 재정신이 아닌 재영을 부축하기가 성가시다. 저멀리 달려오는 택시. 대협, 손을 든다.
택시, 앞으로 와 선다. 대협, 문을 열고 재영을 밀어 넣고 문을 닫는다.
기사 : 어디로 모실까요?
재영 : 아씨 가요! 빨리 가자구요.
재영, 인사불성 딴소리다.. 대협, 재영의 지갑을 뒤져 주소지를 확인한다.
대협 : 은평구 신사동요. 신사리쯤 내려주세요.
씽- 출발하는 택시. 대협, 차를 잡으려고 저편을 바라본다. 이때 반대편에서 들리는 브레이크 소리.
대협 슬쩍 보면 출발했던 택시가 멈추고 내리는 재영. 슬렁슬렁 걸어서 도로를 횡단하려 한다. 대협, 어이없다는 듯 바라본다.
S#30. 대협의 집
문이 열리고 재영을 부축해 들어오는 대협. 재영을 부축해 침대에 눕힌다.
냉장고 쪽으로 걸어가는 대협. 물을 마신다. 수건을 찾아 물기를 닦던 대협. 재영을 보면 추운지 몸을 웅크린다.
다가가 이불을 덮어주는 대협. 돌아서다 선영과 찍은 사진을 본다.
재영에게 가는 대협의 시선. 한동안 정지. 떨쳐버리려는 듯 고개를 돌린다.
재영F) : 범인을 목격하신 분, 맞죠?
어두운 실내에서 재생되고 있는 녹취테잎. 그 옆에서 듣고 있는 대협,
이불속에서 몸을 뒤척이는 재영, 그 위로 계속.
여조교F) : 제가 망설인건.. 교수님하구의 일도 있지만.. 내가 목격한 걸.. 아무도 믿어주지 않을것 같아서 였어요.
재영F) : 왜요? 왜 믿어주지 않을거라고 생각하시죠?
여조교F) : 그게.. 그러니까 시체였어요.
대협 : ! (순간 멈칫해서 녹음기를 본다. 그 위로)
여조교F) : 해부실습을 하던 시체요. 교수님이 살해당한 실습실에서 걸어나오는걸 똑똑히 봤어요.
(거기서 다시 되감기 버튼을 누르는 대협. 재생시키면) 해부실습을 하던 시체요. (다시 되감기. 재생하면) 시체요.
거기서 멈춤 버튼을 누르는 대협. 믿을 수 없는 표정으로 보는 시선에서.
Flash-back 1>
대협 : (수화기를 들고 있는 위로)
소리F) : 애쓸거 없어. 노력하지 않아두 곧 날 기억하게 될테니까.
Flash-back 2>
달식 : 너하구 지승돈. 아직 끝나지 않았다면 어쩔래.
대협 : 헛소리 하지마. 그 자식은 죽었어.
달식 : 몸만 죽은거야.
대협, 완전히 감이 잡힌 표정으로 고개를 든다. 그 얼굴 뒤로 뒤척이는 재영의 모습.
S#31. 달식이 집
달식, 온 이불을 뒤집어 쓴채 누워있다. (지승돈과 싸워서 다친 상처가 볼에 나 있고)
그 이마에 손을 대보는 봉구.
봉구 : 너 요절하구 싶어 기쓰냐? 병원에 가든지 약을 먹든지 해. 열이 펄펄 끓잖어.
달식 : 그래서 나을게 아니야.
봉구 : 어이구, 잘나셨어. 오죽 잘났으면 감길 묻혀 들어왔겠어. 멀쩡허니 잘 생긴 얼굴에 상채기는 또 왜 만들어갖구 들어와. 참나.
(투덜투덜거리며 얼음주머니를 만드는데)
달식 : (눈을 뜬다. 뜨고) 사실은 나.. 그 놈을 만났어.
봉구 : (주머니에 얼음을 넣으면 손 시려운듯 호호 불어가며) 어떤놈.
달식 : 지승돈.
봉구 : 걘 또 누구냐. 고등학교 동창? 아니면 나이트 동창? 보나마나 뻔하지. 지승돈이면..
하다가 멈칫. 순간 들고 있던 얼음주머니를 떨어뜨린다. 바닥에 촤르르 떨어지는 얼음조각들.
봉구, 뜨악해진 표정으로 돌아보며.
봉구 : 지승돈? (어느새 달식앞에 바싹 붙어) 그놈이 왜?
달식 : 내 실력이 어떤지.. 그게 궁금했겠지.
봉구 : (덜컥 내려앉는 가슴으로) 어즈버! 태평연월이 이렇게 깨지는구나. 그 놈 설마.. 여기까지 쳐들어오는건 아니겠지?
야, 우리 이사가야 하는거 아니니?
달식 : (어이없이 보더니) 됐어. 그런일 없어. 없으니까 자라. (다시 이불을 뒤집어 쓰며 돌아눕는데)
봉구 : 잘때가 아니지. 이건 비상사태야. 지승돈이가 우리 골문 앞까지 공을 차고 들어온 격이라구 알어? (하는데)
하는데 쏙 입속으로 쳐넣는 양말. 봉구? 해서 보는 순간 달식 검지와 중지를 모아 봉구의 이만에 댄다.
순간 밀가루 흩어지듯 사라지는 봉구. 양말만 허공에서 툭 떨어진다.
달식 : 잘자라. (다시 눕는 그 위로)
봉구E) : 개꿈이나 꿔라!
달식, 이불을 끌어당겨 잔다.
S#32. 대협의 집 아침 느낌.
재영, 뒤척이다 눈을 뜬다. 순간 화들짝 놀라 옷매무시를 살피며 주위를 둘러본다. 여기가 어디지.
대협의 방을 둘러보는 재영. 아무도 없다. 일단 안심. 머리가 아프다. 손으로 이마를 감싸며 침대를 빠져 나온다.
두리번 거리는데, 눈에 들어오는 대협과 선영의 사진. 손을 뻗어 사진을 들어 바라보는 재영.
선영의 모습과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번갈아 본다. 얼굴 표정이 묘하다.
S#33. 재영의 오피스텔
전화벨이 울리고 엔서링 머신이 작동한다.
달식F) : (칼칼한 목소리로) 일어났니? (VO) 용건만 간단히 말하고 끊지.
오전에 동북방에서 뜻하지 않은 손재수가 따르니 덜렁대지 말고 각별히 주의할 것.
S#34. 달식의 집
열심히 전화기를 붙들고 말하는 달식을 옆에서 혀를 끌끌차며 바라보는 봉구.
봉구 : (벽에서 머리만 쭉 빼곤) 지 몸 하나도 간수 못하는 주제에.. 참 지극 정성이셔.
달식 : (수화기를 내리며) 너 입 못 다물어.
달식, 침대에 누워 이불을 끌어당겨 잔다.
바로 그때. 쿵쿵쿵! 달식 안 일어난다. 쿵쿵쿵쿵!
문 앞. 달식 신경질적으로 문을 여는데 그 앞에 서 있는 재영.
달식, 이내 표정 달라지며.
달식 : 재영아..
(경과) 주전자에 끓인 뜨거운 차를 잔에 따는 달식.
달식 : 옷이 맞니?
재영 : (달식의 옷으로 갈아입고 침대에 털썩 앉으며) 대충.
달식 : (찻잔에 재영한테 주면)
재영 : (두손으로 감싸쥐고 한모금 마신다)
달식 : 어떻게 된거야?
재영 : 여조교가 죽었구. 장대협이 용의자로 몰렸구.. 그리구 난.. 지금 아주 피곤하구.. 비참해.
달식 : 그러게 사람두 봐가면서 도와주랬지. 쓸데없이 그런 놈 일에 뭐하러 신경쓰구 그래.
봉구 : (쑥 얼굴만 내밀고) 어이구 그래서 누군 장대협이 집까지 뛰어갔었지?
달식 : (표 안나게 밀어버리는데)
재영 : 달식아 솔직하게 말해봐.
달식 : 뭘?
재영 : 내가 말야. 시도때도 없이 내 얘기만 들어달라고 징징거리니? 사사건건 따지고 들어서.. 피곤해?
달식 : 왜. 니가 그렇대?
재영 : 아니 그냥..
달식 : (보면)
재영 : (갑자기 분위기를 바꾸며) 아! 진짜 피곤하다. (찻잔을 한쪽에 놓고 침대에 툴썩 드러눕더니) 나 열한시까지 잔다.
오늘 현수선배 만나기루 했거든. 깨워줄거지?
달식 : 그래.
재영 : (달식의 이불을 쓰고 눈을 감는다)
달식 : ......
재영 : ......
달식, 보다가 천천히 재영의 옆에 앉는다. 잠시 그러고 내려다 보는데.
봉구 : (어느새 한쪽에 앉아서) 여자가 간두 커라. 늑대앞에서 아예 날 잡아잡수 하는구만.
달식 : 그러게.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며) 정말 이상하지? 이 녀석은.. 날 너무 믿거든.
봉구 : (그 말에 흘끗본다. 보더니) 어이. 넌 열좀 내렸냐? 괜찮어? (보면)
대답하지 않은 채 깊이 잠든 재영을 내려다 보는 달식. 지켜주듯 내려다 본다.
그 옆모습에서 Fade-out
S#35. 경찰서 전경
S#36. 경찰서
분주하게 오가는 아침.
백상호, 복도를 따라 쭉 걸어와 방범계 앞을 지나다 잠시 머뭇한다. 그러고 있는데 안쪽에서 나오는 경찰2.
백상호 : (지나가는 그에게) 혹시 장경위 안에 있나.
경찰2 : 아뇨, 오늘 출근 안 했는데요.
백상호 : 그래? (본다. 시계를 한번 본뒤 돌아보면)
S#37. 의대
화면으로 올라오는 지승돈의 사진. 학생들, 보며 고개를 갸웃한다. 잘 모르겠다는 표정.
대협 : 지난 15일. 부검에서 이 사람 시첼 본 적 없습니까?
그러나 학생들, 고개를 가로저으며 지나간다.
대협, 수 많은 학생들을 돌아본다. 거기서.
S#38. 강의실
교수, 강의를 하고 있고, 창가에 앉아 있는 정우 수업에 몰두하지 못한 채 계속 한쪽을 본다.
보는 그 곳에 앉아 있는 준희. 준희 역시 수업에 몰두하지 않은 표정으로 창밖을 응시하고 있다. 안경은 쓰지 않은 채로.
정우, 준희를 눈여겨 보면.
S#39. 복도
문이 열리면서 수업이 끝나고 복도로 몰려 나오는 학생들. 그 가운데 준희의 모습도 보인다.
그 뒤로 따라오다가 용기를 내서 접근하는 정우.
정우 : 야, 이준희.
준희 : (쳐다보지도 않고 걸어오면)
정우 : (보조를 맞추며) 저기 말야. 너 혹시 소개팅 한번 안 해볼래?
준희 : (쓱 본다)
정우 : (시선이 마주치자 괜히 얼굴이 벌개져서) 아는 놈한테 개인적으로 부탁을 받았거든. 꼭 좀 소개시켜 달라구 해서..
준희 : (간단히) 그래.
정우 : (환하게 웃으며) 시간이랑 장소는 내일 수업 끝나구 알려줄께.
준희 : (대답없이 돌아서서 간다)
정우 : (뒤에 쳐져서 멀어지는 준희를 본다)
친구 : (툭치며) 야, 뭘 그렇게봐? (앞서 가는 준희를 보더니) 의대 3년 지내면서 이준희가 저렇게 달라질 줄은 꿈에도 몰랐다.
(그러면서 정우의 어깨에 척! 손을 얹는다)
정우 : (끝까지 멀어지는 준희에게서 시선을 떼지 않는다)
S#40. 캠퍼스 일각
책을 안고 조금쯤은 기분좋게 걸어나오던 준희. 저만치에서부터 학생들한테 일일히 사진을 보여주며 뭔가 묻고 있는 대협을 본다.
준희, 잠시 대협을 보더니 곧장 그 앞으로 다가간다. 대협도 준희를 보고 그 앞으로 다가선다.
대협 : 뭣 좀 묻겠는데. (지승돈의 사진을 보여주며) 학생 혹시 부검실에서 이 사람 시체를 본 적 있나?
준희 : (건성으로 사진을 흘끗본다. 보고) 형사세요?
대협 : 중요한 일로 수사중이야.
준희 : 부검담당 교수님이나 조교한테 물어보면 금방 알텐데.. 안됐네요. 두분 모두 사고로 돌아가셨거든요.
대협 : 알고있어.
준희 : 중요한 일인가요?
대협 : (대답없이 보면)
준희 : 그럼 따라오세요.
대협 : ?
준희 : 도움이 될진 모르지만.. 직접 찾아보시라구요. (돌아서서 오던쪽으로 가기 시작한다)
대협 : (본다)
S#41. 복도
사람이 다니지 않는 복도. 그 한쪽으로 준희와 대협 나란히 걸어온다.
준희 : 여긴 허락없이 아무나 들어올 수 있는데가 아니예요. 하지만 중요한 사안이라니.. 경비아저씨 오시기 전에 빨리 찾아보세요.
대협 : 학생 고마워.
준희 : 천만해요. (대협을 보면)
대협 : (천천히 안으로 들어간다)
준희 : (빙긋이 웃는 얼굴로 본다)
S#42. 시체보관실
푸른색의 외등이 군데군데 박혀있어 더 음산하고 을씨년스러운 실내.
그 안으로 들어서는 대협. 주위를 둘러보다가 한쪽에 있는 플랫쉬를 발견.
흐릿한 불빛아래 누워있는 시체들의 얼굴을 플랫쉬로 비춰보며 하나씩 확인한다.
바로 그 뒤에서 덜컥! 문이 닫히는 소리.
일순 소리에 놀라 한번 돌아보는 대협. 의아함을 느낀 대협, 혹시 누가 들어왔나 싶어 플랫쉬로 살펴보다가
얼른 문쪽으로 다가가 문고리를 돌려보는데 철컥! 문이 잠겼다.
대협, 문고리를 내려다 보며 힘을 주어 돌려보지만 꿈쩍도 하지 않는다.
순간 낭패감을 느낀 대협, 좀 전까지만 해도 느끼지 못했던 공포가 엄습해온다.
푸른 조명을 받은 채 흰천을 뒤집어쓰고 누워있는 시체들..
대협, 잠시 둘러본다. 보더니
INSERT> 카메라의 시선 시체실 일각에서 훔쳐보듯 대협을 쳐다본다.
이왕 이렇게 된거. 대협, 과감하게 하나씩 살펴보기 시작한다. 그 때 시체를 확인중이던 침대 바퀴가 미끌하며 이동한다.
그 바람에 대협 흠칫 놀라 물러서다 그만 뒤쪽에 있는 침대를 건드린다. 그 바람에 툭! 떨어지는 시체의 팔.
대협, 얼른 플랫쉬로 확인을 한다. 놀랐는지 한숨을 내쉬고 돌아서다 멈칫.. 다시 돌아보면 늘어진 시체의 팔.
정확히 그 손가락에 낯익은 반지가 끼워져 있다. 대협, 믿을 수 없는 표정으로 본다.
플랫쉬로 비춰보며 천천히 시체를 덮은 흰시트를 걷어내는 순간 흰 시트위에 누워있는 선영의 시체.
대협 놀라서 바라본다. 보는데. 천천히 눈을 뜨고 대협을 보는 선영의 시체.
대협 : !
선영 : (대협을 향해 손을 든다)
대협 : 선영아..? (그 손을 잡아주면)
선영 : (대협의 손을 꽉 잡더니 씩 웃는다. 그 웃음 음산한 느낌으로) 대협씨. 당신은 곧 죽어.
대협 : !
본다. 보는 순간 어느 새 잡고 있는 손이 남자의 손으로 변해있다.
대협, 놀라서 다시 선영을 보면 어느새 지승돈의 모습으로 변해서 음산하게 웃고있다.
툭 떨어지는 플랫쉬. 동시에 대협의 손을 더 꽉 잡는 지승돈. 대협, 지승돈의 손을 떨쳐버리려고 안간힘을 쓴다.
지승돈, 대협의 손을 잡은 채 천천히 일어선다. 그러자 대협, 있는 힘껏 발로 침대를 밀어버린다.
쿵! 다른 침대에 부딪히면서 굴러떨어지는 지승돈. 그 바람에 대협도 뒤로 나뒹구라진다.
대협, 숨을 몰아쉬며 얼른 뒤로 물러앉는 순간 뒤의 침대에서 팔이 쑥! 나오더니 대협의 목을 감싼다.
헉! 숨이 막히는 대협. 흰천을 밀어내고 나타나는 팔의 주인공. 지승돈이다. 지승돈 점점 더 강하게 대협의 목을 조인다.
대협, 팔을 버둥거리며 빠져나오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데 그럴수록 점점 더 졸라오는 지승돈의 팔.
대협, 점점 힘이 빠지는 듯 점점 몸이 바닥으로 떨어진다.
바로 그 때. 스윗치 켜지는 소리와 함께 밝아지는 실내. 문을 열고 안을 휘 둘러보던 경비, 조금은 놀란 표정으로
경비 : 이봐요. 여기서 뭐하고 있는거요!
바닥에 힘없이 누워있던 대협. 천천히 고개를 들어 보면. 언제 그랬냐는 듯 질서정연하게 놓여있는 시체들.
대협 얼른 자신의 목을 더듬어 보면 지승돈의 팔이 아니라 시체를 덮고 있던 흰천이 둘러져 있다.
식은땀으로 범벅이 된 대협, 아연해서 경비를 보면 실성한 사람 쳐다보듯 바라보는 경비.
S#43. 복도
경비와 함께 밖으로 나오는 대협. 아무래도 이상한 느낌으로 복도를 한번 돌아본다. 복도 저쪽으론 아무도 없다.
대협 : 혹시 여기서 여학생 한명 못보셨습니까.
경비 : 글쎄 못봤다니까요. 어서 나가세요.
문을 잠그고 대협이 가기를 기다리는 경비. 대협, 다시 복도 양쪽을 살핀다음 한쪽으로 걸어나가기 시작한다.
복도 일각 모퉁이. 반쯤 얼굴을 내미는 지승돈 씩 웃는 얼굴로 돌아선다. 순간 준희로 변한다. 프레임-아웃.
S#44. 빵집 앞
주인, 새로나온 빵의 포스터를 붙이고 있는 모습. 붙인 다음 밖으로 나와 잘 붙어졌는가 한번 살펴본다.
만족스러운 듯 손을 툭툭 털고 다시 들어가려다 ? 해서 보면 3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에 앉아 있는 대협.
주인, 그를 본다. 잠시 보더니 괜히 계단옆에 쌓아둔 빵상자들을 한쪽으로 옮기기 시작.
계속 멍하니 앉아 있는 대협을 한 번 보더니.
주인 : 밥은 챙겨먹고 다니는거요?
대협 : (쓴웃음. 툭툭 털고 일어서는데)
주인 : 어쩔땐 생각하는것보다 안하는게 더 편할때가 있어요.
대협 : (본다)
주인 : 이것저것 집착할수록 힘들거든. 다 벗어놓고 마음을 비워야
가야할 길도 제대로 보이고 또 해야할 일도 제대로 알게 되는 법이라우.
대협 : (본다. 보다가 계단을 내려간다)
주인 대협이 사라지자 그제야 손을 멈추고 대협이 올라간 쪽을 본다. 잠시 서서 보는데 안에서 나오는 혜령.
혜령 : 아빠! 식사안하세요? (하다가 옮겨진 상자들을 보며) 어? 아빠. 그거 어제 다 정리해논거 아니야?
주인 : (대답대신 옮겨논 상자들을 다시 제자리로 돌려놓는다)
혜령 : ? (보면)
S#45. 대협의 집
안으로 들어선 대협 툴썩 소파에 앉는다.
잠시 그러고 있다가 주머니에서 꺼내는 열쇠고리. 그 안에 환하게 웃고있는 선영의 얼굴이 보인다. 흔들리는 그 얼굴에서.
S#46. 재영 사무실
열람실에서 책이나 신문등을 쭉 훑어보는 사람들. 조용하고 집중된 느낌.
그 위로. 엣취! 엣취! 동시에 재채기를 하는 재영과 달식. 재영과 달식 동시에 휴지를 뽑아 코를 푼다.
주위사람들 흘끗 흘끗 쳐다보지만 달식 아랑곳없이 재영의 발췌기사를 훑어보며
달식 : 특능현상의 정신과학적 접근? 뭐냐? 거창하다?
재영 : 이번주 테마기사. (손으로는 계속 노트북을 두드리며) 과학적으로는 안풀리는 인간의 정신현상을 어떻게 해석하고
받아들여야 하는가… 그러니까 너처럼 특이한 인간을 우리같은 보통사람들이 어떻게 이해해줘야 하는가.
뭐 그런 내용이야. 감수차원으로 읽어보구. 이상한데 있음 말해.
달식 : 해주면?
재영 : 뽀뽀 한번이면 되겠니?
달식 : 뭐. 뽀뽀?
재영 : (계속 책 살펴보며)
달식 : 너 정말..
재영 : 물론 뻥이지.
달식 : (그러자 씩 웃으며) 바라지도 않았네. (하는데)
한쪽으로 노란 상의를 입은 여자가 지나간다.
달식 : 어..
재영 : (? 해서 돌아본다) 누구야? 아는 여자야?
달식 : 아니. 여자는 모르지만.. 노란색 옷 입은 여잘 봤을 때 그 날 일진이 어떻게 되는지는 알고 있지.
재영 : 뭐야?
달식 : 징크슨데.. 구두끈이 풀리거나. 오전중에 노란색 상의를 입은 여자를 보거나
오전중에 여자가 내 어깨를 치면 그 날 하루는 절대루 그냥 안넘어가져. 꼭 기분 나쁜 일이 생기거든. (하는데)
툭. 달식의 어깨를 짚는 여자의 손.
달식 : ? (본다)
재영 : ? (보면)
현수 : (어깨에 손 올려놓은 채 옆자리에 앉으며) 어쩐일이야 차달식? 그대한테 이 시간은 꼭두새벽 아니었어?
재영 : (달식을 보면)
달식 : (이럴수가. 허망한 미소로 보면)
현수 : 건 그렇구. 저기 말이야 뭐 하나만 물어보자.
달식 : (완전히 망가진 기분으로. 그러나 최대한 예의를 차려 보면)
현수 : 우리 신랑이 말이야. 출근길에 버스안에서 발을 밟히면 그날은 꼭 과장이나 부장한테 깨진다는 거야.
거 피하는 비결 좀 없냐?
달식 : (그러면서 자기 어깨에 얹혀진 현수의 손을 내려다 보며) 누님. 손부터 좀 내려주실래요?
재영 : (순간 책에 얼굴을 박고 킥 웃음을 터뜨린다)
현수 : ? (어정쩡하게 손을 떼고 본다)
그 때 띠리리리. 달식, 얼른 돌아앉아 핸드폰을 꺼내 든다.
달식 : 네에. (듣다가 멈칫하는 표정. 재영을 본다)
재영 : (웃다말고 ? 해서 보면)
달식 : (착 가라앉은 목소리로) 그래. 그러자.
재영 : (보면)
S#47. 어느 장소
달식 : 뭐야. 다신 얼굴 보는 일 없을 줄 알았는데. 왜. 일이 잘 안풀려?
대협 : (본다. 보며) 너.. 어디까지 알구 있니.
달식 : 뭘.
대협 : 지승돈하구 나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그렇다면 우리 둘.. 어떤식으로든 말이 나겠냐구.
달식 : 그 질문은.. 이제 날 믿는다는 뜻이냐?
대협 : (본다. 대답하지 않으면)
달식 : 니가 믿지 않으면 아무것도 말해줄 수가 없어. 진실을 말해도 믿지 않으면 뭔 소용이 있겠어.
대협 : ..믿는다면.
달식 : (본다. 진지한 눈빛으로 보더니) 신은 인간에게 두가지를 주셨어. 하나는 정해진 운명.
또 하나는 그 운명을 바꿀수 있는 자유의지.
대협 : (본다)
달식 : 내가 보기엔 너 의지가 약한놈은 아니야. 승산이 아주 없진 않아.
대협 : 그 말은 질 수도 있다는 뜻이구나.
달식 : (본다. 보더니 정직하게) 확률은 7대3. 물론 니 쪽이 삼이야.
대협 : ...
달식 : 지승돈이 고스트로 선택된것처럼. 넌 그 놈하구 싸워야 할 팔자를 타고 태어났어.
불행한 건.. 놈은 이미 출발점을 지나 백미터쯤 앞서있고 넌 이제서야 출발점에 섰다는 거지.
대협 : (작은 현기증. 잠시 눈을 감는다. 그러더니) 너 처음 만났을 때 말야.
달식 : (보면)
대협 : 그 때.. 니 충고대로 했더라면. 그래서 니 말대루 사건현장에 가지 않았더라면.. 지승돈하구 나. 만나지 않았을수도 있었니?
선영이.. 죽지 않았을 수도 있었어?
달식 : (안된듯 보더니) 너. 아직 멀었구나.
대협 : (고개를 들어 본다. 보면)
달식 : 버려. 마음두 과거도 모두 버린다음 정말로 준비가 됐을때.. 그 때 찾아와. 그러기 전엔 나도 널 도울 수가 없어.
(그러더니 주머니에 두 손을 꽂은 채 대협을 지나쳐 간다)
대협, 한곳을 쳐다보는 그의 머리칼이 바람에 스산히 날린다. 그 얼굴에서 dis.
S#48. 재영의 사무실
턱을 괸 채 넋놓고 창밖을 바라보는 재영의 얼굴로 디졸브.
뒤로 지나가던 현수, 툭 치면 재영, 얼른 정신차리고 다시 컴퓨터를 들여다 본다.
기사를 쭉 올리다가 문득 옆에 있는 전화기를 본다. 수화기를 들어 번호를 누른다. 잠시 뒤.
선영F : 안녕하세요. 장대협과 윤선영의 집입니다..
듣다가 다시 수화기를 내려놓는 재영. 작은 한숨에서.
S#49. 씬44와 동장소
갈등하는 느낌으로 혼자 앉아 있는 대협.
Flash-back>
선영과의 즐거운 한 때. 그 위로
대협E : 나한테는 말야. 윤선영이라는 여자하구 경찰이라는 직업. 그 두가지가 인생의 전부야.
갈등하는 대협에서.
Flash-back>
달식E : 버려. 마음두 과거도 모두 버린다음 정말로 준비가 됐을때.. 그 때 찾아와.
대협, 조용히 담배를 입에 문다. 다시 주머니를 뒤져보지만 라이터가 없다. 그대로 맨 담배를 문 채 서 있는 대협에서.
S#50. 쇼핑샆.
찰칵! 라이터 불을 켜보는 재영. 남자선물용 코너에서 라이터를 고르고 있다.
신중히 이것저것 들어보다가 그 중 가장 맘에 드는걸로 집어드는 재영. 만족한 미소.
S#51. 쇼핑샵 앞
라이터를 사들고 나오던 재영. 무심코 지나가다 문득 다시 돌아와 보면
작은화원 앞에 <러브체인>이라는 이름이 붙어있는 화분이 보인다.
주인, 한쌍의 연인들에게 뭔가를 계속 설명중이고. 재영, 안듣는 척하면서 듣는다.
그러면서 주인과 한쌍의 연인들이 다른 화초쪽으로 자릴 옮기자
얼른 그 화분앞으로 다가서는 재영. 눈빛을 반짝거리며 화분을 들여다 본다.
S#52. 경찰서 맞은 편
선영의 열쇠고리를 본다. 잠시 착찹한 마음으로 바라보다가 마음의 결정을 내린듯 시선을 들어 맞은편의 경찰서를 본다.
길을 건너 그 쪽으로 걸어가기 시작한다.
S#53. 경찰서 안
이래저래 분주한 가운데 들어서는 대협. 그의 서슬에 지나던 경찰들 돌아본다.
백상호도 무심코 지나다가 성큼성큼 걸어들어오는 대협을 본다. 노골적으로 경멸하는 시선으로 보는데
대협, 그를 무시한 채 지나쳐 간다.
백상호 : ? (보면)
S#54. 과장실
책상위로 내밀어지는 신분증과 총 그리고 녹취테잎.
과장 ? 해서 올려다 보면.
과장 : 뭐야.
대협 : 여조교가 마지막으로 남긴 통화내용입니다. 제가 드릴 수 있는 유일한 증거물입니다.
과장 : (신분증과 총을 보고) 그래서?
대협 : 더 이상 제가 경찰로 남아있을 이유가 없어졌습니다.
과장 : 이 봐. 장경위.
대협 : 만약에.. 지승돈이 죽어서 복수를 한다면. 실제로 그런 일이 일어난다면.. 믿으시겠습니까.
과장 : (빤히 보면)
대협 : 믿지 못하시겠죠. 저 역시 몇시간전까지만 해도 믿지 못했던 일입니다.
과장 : 자네..
대협 : 절 미친놈이라고 하셔도 어쩔 수 없습니다. 제 길은 이미 정해졌으니요. 그 놈을 잡을 수 있는 건.. 저 뿐이랍니다.
과장 : ! (본다. 보면)
S#55. 경찰서 복도
뒤도 돌아보지 않고 나가는 대협. 점점 눈시울이 벌개져 온다. 선영을 잃고. 그의 남은 반쪽 삶까지 벗어버린 순간..
마지막 출구를 박차듯 거칠게 열고 나감과 동시에.
S#56. 로데오 거리 (밤)
카페 문이 열리면서 여자와 함께 밖으로 나오는 달식. 일행들과 바이바이 헤어진 뒤 세워놓은 차로 돌아온다.
차에 올라타서 시동을 거는 달식. 문득 그의 시선으로 순찰을 돌며 지나가는 경찰차가 보인다.
잠시 생각에 잠기는 표정으로 보더니 달식 시동을 걸고 출발한다.
S#57. 우동집
나형, 몰려드는 손님들 시중드느라 정신없는 가운데
대협, 한쪽에서 아무말 없이 계속해서 술잔을 기울이고 있다.
S#58. 빵집 앞 (밤)
문이 닫힌 빵집. 그 옆 계단에 쭈그리고 앉아 시계를 들여다 보는 재영. 그 옆에는 화분이 하나 놓여있다.
조용히 라이터를 켜보는 손. 찰칵! 찰칵.. DIS.
조용한 밤거리에 우두커니 앉아있는 재영, 털면서 일어난다.
앉아 있던 자리에 화분과 작은 메모를 남겨둔 채 계단을 내려와 걸어온다. 오는데.
저쪽에서부터 비틀비틀 잔뜩 취해 걸어오는 대협.
재영, 일순 반가운 표정으로 보는데 대협, 휘청하면서 몸이 흔들린다. 두 팔로 벽을 짚고 기대서는 대협.. 더 이상 움직이지 않는다.
재영, 다가선다. 조심스럽게
재영 : 장대협씨.
고개를 들어 보는 대협. 흐릿한 시야로 들어오는 재영의 얼굴.. 선영의 얼굴. 순간
대협 : (핑그르 눈물이 고인다)
재영 : ! (멈칫해서 보면)
대협 : 선영아 너.. 어디 갔다왔니. 얼마나.. 얼마나 보구 싶었는지 알아? 선영아.. (동시에)
와락! 재영을 끌어안고 입을 맞추는 대협. 눈을 동그랗게 뜨는 재영, 떨쳐버릴 생각도 못한 채 대협과 깊게 입을 맞춘다.
일각. 맞은편에 다가와 멈춰서는 달식의 차. 차에서 내려 대협의 집쪽을 보다가 문득.. 한쪽에서 키스를 하고 있는 두 사람을 본다.
그게 대협과 재영이라는 걸 알고 순식간에 표정이 굳는 달식. 믿을 수 없는 표정으로 보다가 그대로 홱 돌아선다.
돌아서는 달식의 얼굴에서 스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