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을 쓰지 못하는 이유
여물지 못한 내가 네 눈물 닦아 준다
여리고 고운 너를 키운다 네 상처 보듬는다
유난히 떤다
햇살 한 줌 담지 못한 내가
가을 햇살 같은 너를 담는다 세상은 이토록 빛나는데
하늘은 이토록 눈부신데
세상살이 빛바랜 내가 차마
하늘빗 고운 널 기른다 똑바로 바라볼 수 없다
마음 하나 비추지 못한 이기심, 욕심으로 얼룩진
불투명한 내가 내 마음
맑은 시 앞에 팬을 잡는다
말갛게 잘 보일까 봐
내 눈물 하나 닦지 못하면서 나는 오늘도
내 아픔 하나 간수 못하면서 안경을 쓰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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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돌진 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