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6년 해태의 팀 합동훈련 첫날.해태 김응룡 감독은 갓 입단한 장채근을 보고 화들짝 놀랐다.‘코끼리’ 김감독이 오랜만에 강적(?)을 만난 것이다.
“너 몇 ㎏이야.”
“95㎏인데요.”
“야구하고 싶으면 한 달 내 10㎏ 줄여. 알았어?”
감독이 자신에게 관심을 보인 터라 장채근은 열심히 훈련을 하며 살을 뺐다.마침내 한 달이 훌쩍 지나갔고,장채근은 많이 날씬해졌다.
“장채근 요즘 몸무게 얼마 나가.”
“예,95㎏입니다.”
장채근은 자신있게 대답했다.약속한 10kg을 빼지 못했지만 5kg을 줄였기 때문이었다.
“야,하나도 안 줄였잖아.”
김감독은 한마디 내뱉고는 홱 돌아섰다.
순간 장채근은 아차했다.감독에게 체중을 5㎏을 줄여 얘기했던 사실이 그제서야 기억난 것이었다.체중에 매우 민감한 김감독에게 속일 걸 속여야지.장채근은 때늦은 후회를 했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다.
그때부터 장채근은 김감독의 눈 밖에 났다.숱한 노력을 하고도 게으른 선수로 찍힌 장채근은 2년 동안 거의 벤치만 지켰다.게다가 재일동포 포수 김무종이 버티고 있어 주전자리를 뺏기도 여의치 않았다.
그 와중에도 장채근은 절망하지 않고 체중을 줄여나갔다.마침내 90㎏.날씬한 몸매를 만든 장채근은 계속 김감독 앞을 어슬렁거렸다.김감독은 쳐다보지도 않았지만 속으론 장채근의 노력을 대견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장채근은 2년이 지난 88년 초반에야 포수 마스크를 쓸 기회를 잡았다.주전 포수 김무종이 부상했기 때문이었다.장채근은 90㎏의 가벼운(?) 몸으로 그 해 홈런을 26개나 쏘며 주전자리를 꿰찼다.김감독에게 거짓말했던 게 전화위복이 된 셈이다.
장채근은 이후 선동렬과 호흡을 맞추며 92년까지 해태의 안방마님으로 군림했다.
카페 게시글
News in Tigers
스포츠투데이
[프로야구 20년 이런일도 있었다] 장채근과 몸무게
무등산폭격기
추천 0
조회 134
01.04.14 09:07
댓글 0
다음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