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께서는 부활하신 후 처음으로 마리아 막달레나에게 나타나셨습니다. 그녀는 부활하신 주님을 만나 뵙고 제자들에게 그 사실을 전하라는 예수님의 명령에 따라 이렇게 증언합니다. "제가 주님을 뵈었습니다.”(요한 20,18) 마리아 막달레나의 고백과 증언을 듣고(요한 20,18), 제자들도 부활하신 주님을 만나 뵙고 기뻐합니다.(요한 20,18.21)
뿐만 아니라 "우리는 주님을 뵈었소."(요한 20,25)하고 마리아처럼 부활하신 주님을 고백하며 증언하는 삶을 살게 됩니다. 주님 부활의 증인으로 세상에 파견됩니다. 이렇게 제자들이 예수님 부활에 대한 소식을 마리아 막달레나에게서 듣고, 부활의 주인으로 세상에 파견된다는 의미에서, 교부들은 그녀를 “사도들의 사도" (Apostolorum apostola)라고 칭송하였습니다. 교회의 이러한 고백과 증언으로 같은 사명을 전해 받은 우리 그리스도인들 역시 주님 부활의 증인이 되도록 부름을 받고 있습니다. 파견된 제자들처럼 우리도 똑같은 믿음으로 "우리는 주님을 뵈었소."(요한 20,25) 하고 고백하며 부활의 증인으로 살아가야 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 먼저 우리 자신이 정말로 부활하신 주님을 뵙고 싶은지, 정말로 그 기쁨을 전하고 함께 나누고 싶은지 각자의 신앙을 점검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부활하신 주님을 어떻게 구체적으로 뵙고 전할 수 있는지 다양한 방법도 찾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전하라는 메시지에는 이런 내용이 있습니다. "가서 내 형제들에게 갈릴레아로 가라고 전하여라.
그들은 거기에서 나를 보게 될 것이다.”(마태 28,10) 마르코복음에 의하면, 예수님께서 공적으로 처음 등장하신 곳도 '갈릴레아요(14,1 참조) 부활하신 뒤에 나타나실 곳도 바로 '그곳' 입니다(16,7 참조). 뿐만 아니라 부활 후 갈릴레아에서 제자들이 당신을 뵙게 되리라는 말씀은 복음 여러 곳에서 언급됩니다(마태 26,32; 28,7.10.16; 마르 14,28; 16,7; 요한 21 참조).
그래서 갈릴레아는 예수님에게 있어서 아주 중요한 장소입니다. 당신의 지상 생활 동안에는 복음 선포의 중심 무대가 되었고,
부활하신 이후에는 제자들을 만나는 중요한 장소가 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가서 내 형제들에게 갈릴레아로 가라고 전하여라. 그들은 나를 거기에서 나를 보게 될 것이다.”라는 말씀을 어떤 의미로 해석하고 풀이할 수 있을지 함께 생각하고 정리해 보는 것도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거기에서 부활하신 주님을 구체적으로 만나 뵙는 방법을 찾아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습니다! 이제 '갈릴레아'는 2000년 전 예수님의 활동 무대였던 역사적인 장소일 뿐만 아니라, 더 깊고 넓은 상징적인 의미로 해석됩니다. 나아가 제자들과 우리 그리스도인들에게도 아주 중요한 의미가 있는 곳으로 기억됩니다. 부활하신 주님을 만나 뵙는 구체적인 삶의 현장, '그곳'이 우리들의 '새로운 갈릴레아'가 될 것입니다. 여기에서 부활의 증인으로 사는 우리들의 새로운 삶이 시작됩니다. 예수님과 함께 새롭게 복음을 선포하고, 가난하고 힘없고 보잘것없는 작은 이들 안에서 부활하신 주님을 만나 뵙게 될 것입니다. “내가 너희가 내 형제들인 이 가장 작은 이들 가운데 한 사람에게 해 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 준 것이다.” (마태 25,40)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마리아 막달레나의 부활 체험과 그녀가 전한 주님의 메시지 덕분에, 여러분 모두가 '오늘의 갈릴레아'에서 부활하신 주님을 만나 뵙는 복된 체험을 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나아가 그 기쁨을 전하고 나누는 부활의 증인이 될 수 있다면 또 얼마나 좋겠습니까? 그렇게 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며 함께 기도합시다. 그리고 마리아 막달레나와 주님의 제자들이 고백한 부활 신앙을 우리 자신의 믿음으로 함께 고백해 봅시다.
주님, "제가 주님을 뵈었습니다.” (요한 20,18), “우리가 주님을 뵈었소.” (요한 20,25)
2024년 부활메세지
천주교 안동교구
권혁주 (요한 크리소스토모) 주교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