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호재있는 땅 불법투자 기승

[이명필]

'개발호재 있는 곳에 편법투자가 있다.

' 정부의 부동산 투기단속을 피하기 위한 편법투자가 날로 교묘해지고 있다.

경기도 파주, 서울 세곡동 등 호재가 있는 지역은 어김없이 편법 투자자의 표적이 되고 있다.

토지거래허가 요건을 요리조리 피하거나, 택지지구 입주권 하 나가 여러 개로 둔갑해 나돌기도 한다.

편법투자의 피해는 결국 최종 실수요자에게 돌아와 서민들의 고통을 더하고 있다.

◆ 다시 고개 드는 물딱지(가짜 입주권)

서울시는 공용주차장이나 소방도로, 하천 복원 등 도시계획을 위해 철거하는 주택 주민에게는 택지지구 아파트 입 주권을 준다.

입주권은 거래 자체가 불법으로 당사자만 입주가 가능하다.

하지만 브로커들은 입주예정자의 인감도장을 파서 여러 장을 복사해 5~6명에게 불법 물딱지(가
짜 입주권)를 파는 것이다.

지난 4월 구속된 '강남 귀공자' 도 84명에 물딱지를 팔며 60억원을 사취했다.

이 돈을 그는 여자 연예인과 해외여행을 다니거나 유흥비로 탕진했다.

단속 강화로 한동안 잠잠하던 물딱지 거래가 서초 우면ㆍ강남 세곡 등지에 택 지지구 발표가 있
으면서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거리나 지하철, 인터넷 등에 는 "9000만원만 있으면 강남 33평형에 입주가 가능하다" 는 광고 문
구가 있다.

철거예정인 노후가옥을 중개하는 것인데 입주를 빨리 하고 싶은 서민들에게 은 근히 물딱지를 권
하기도 한다.

이제경 석사컨설팅 대표는 "물딱지를 전문 거래하는 브로커회사가 서울에만 10 곳을 넘을 것" 이
라며 "물딱지 피해자는 모두 무주택자 서민이어서 피해 정도 가 심하다" 고 말했다.

◆ 그린벨트 해제지 주변 '바가지 땅판매'

"여기도 곧 그린벨트가 풀립니다.

" 그린벨트 해제 예정지구가 발표되면 주변 도로에 접한 땅값이 곧 오른다.

전매 를 노리고 선투자하는 것이다.

강동 강일지구와 송파 마천ㆍ강남 세곡지구 등 그린벨트 해제 예정지 주변으로 선투자한 땅이 값
을 부풀려 매물로 나오고 있다.

강남 세곡동 세곡천 주변으로 그린벨트 해제 예정지에 포함되지 않은 도로변 논밭은 최근 땅값
이 25% 이상 급등했다.

세곡사거리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2~3월까지 평당 150만원이던 논밭이 지금 은 200만원을 웃
돌고 있다" 며 "논밭을 사서 농사를 짓지 않고 비닐하우스 창 고 등을 지어 방치하는 사람이 많
다" 고 말했다.

그린벨트 해제 예정지역 주변 은 이미 외지인이 선투자한 경우가 많다는 의미다.

강남구청 관계자는 "그린벨트 해제 예정 땅을 보상금을 노리고 높은 가격에 매 입하는 경우가 있
는데 보상금이 거래가보다 낮을 수도 있어 주의해야 한다" 고 말했다.

◆ 위장전입 갈수록 지능화

파주시는 개성공단과 LG필립스LCD 공장 개발 호재 로 최근 수도권 북부 최대 토지 투자처로 떠오르고 있다.

문산읍 선유리의 한 중개업소는 "파주시의 위장전입 단속이 매우 강화돼 엄두 도 못낸다" 며 혀
를 내둘렀다.

반면 파주시 관련 공무원은 "단속을 철저히 해도 작정하고 위장전입하는 사람 은 막기 어렵다"
고 토로한다.

토지 매입을 염두에 둔 위장전입 수법이 갈수록 지능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시 단속반은 위장전입 단속 때 전입자에게 가정방문을 미리 전화통보한다.

방 문해서는 냉장고와 각 방의 문을 모두 열어보며 살림살이의 흔적을 확인한다.

만일 정리가 안된 가재도구가 있거나 뒤켠에 아직 풀지 않은 짐이 있으면 일단 의심 대상이다.

파주시 관계자는 "요즘은 실제 거주하지 않아도 가족사진을 걸어두고 가전제품 등을 모두 갖춰
위장전입을 가려내기 어렵다" 고 말했다.

위장전입이 사라지지 않는 것은 개발 호재를 노린 토지 투자를 고려하고 있기 때문. 토지거래허
가구역에서 임야와 농지, 주택은 일정 면적 이상을 거래할 때 관할 관청에 거래허가를 받아야 한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