밉게 보면 잡초 아닌 풀 없고 곱게 보면 꽃 아닌 사람 없으니 그대는 자신을 꽃으로 보시게
털려 들면 먼지 없는 이 없고 덮으려 들면 못 덮을 허물없으니 누군가의 눈에 들긴 힘들어도 눈 밖에 나기는 한 순간이더이다
귀가 얇은 자는 그 입도 가랑잎처럼 가볍고
귀가 두꺼운 자는 그 입도 바위처럼 무겁네
사려 깊은 그대여 남의 말을 할 땐 자신의 말처럼 조심하여 해야 하리라
겸손은 사람을 머물게 하고 칭찬은 사람을 가깝게 하고 너그러움은 사람을 따르게 하고 깊은 정은 사람을 감동케 하나니
마음이 아름다운 그대여 그대의 그 향기에 세상이 아름다워 지리라
나이가 들면서 눈이 침침한 것은 필요 없는 작은 것은 보지말고 필요한 큰 것만 보라는 뜻이요
귀가 잘 안 들리는 것은 필요 없는 작은 말은 듣지 말고 필요한 큰 말만 들으라는 것이고
이가 시린 것은 연한 음식 먹고 소화불량 없게 하려 함이고
걸음걸이가 부자연스러운 것은 매사에 조심하고 멀리 가지 말라는 것이리라
머리가 하얗게 되는 것은 멀리 있어도 나이 든 사람인 것을 알아보게 하기 위한 조물주의 배려이고
정신이 깜박거리는 것은 살아온 세월을 다 기억하지 말라는 것이니
지나온 세월을 다 기억하면 정신이 돌아버릴 테니 좋은 기억 아름다운 추억만 기억하라는 것이리라
- 다산 정약용 / 목민심서 中 노년유정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