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세이작가연대 전국대화(2012년) 축사
갈대의 순정
권대근
문학박사, 대신대학원대학교 교수
여러분, 반갑습니다. 보고 싶은 사람을 일 년만에 보게 되네요. 남 몰래 우리끼리 정을 통하니 우리 사이는 마음이 통하는, 정인 관계네요. 하하
모두는
유머 하나로 열까합니다. 남자 중심으로 볼 때, 남녀관계는 모두 8단계가 있습니다.
인사말의 시작은 질문 하나로 열겠습니다.
여러분, 이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사람이 어떤 사람이겠습니까?
정답은 책 한 권만 읽고 자기 주장을 펴는 사람입니다.
자기 집에 서재가 없거나, 서재에 책을 사방으로 쌓아놓지 않았다면,
자기 주장을 펴지 말고, 남의 말을 듣는 사람이 되십시오.
잘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가장 말 잘하는 사람이 될 수 있으니까요.
저는 여러분들이 전에 보지 못했을 것 같은 무언가를 가지고 강연하려고 항상 노력합니다.
나는 네오필리아적 이런 신념을 가지고 나아가 본격수필에 대한 여러분의 갈망을
희망의 터널로 뚫어 보답하겠습니다.
인생, 하루 아침에 바뀔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가 우리 삶에 희망을 주고 있습니다.
자기 스스로 B급 가수임을 자처한 싸이가 <강남 스타일>을 가지고 일약 글로벌 스타로 등극했습니다.
그 비결은 무엇이겠습니까. 저는 두 가지로 파악합니다. 하나는 아무도 알지 못하는 것을 싸이만이 알았다는 것입니다. 나머지 하나는 감동을 주었다는 것입니다.
이때다 싶으면 머리 푸는 여자,
근육보다 사상이 울퉁불퉁한 남자
이런 가사들은 시대를 통찰하는 예리한 안목에서 나온, 한마디로 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가사는 우리에게 각자의 삶에서 놓치고 있는 것을 제공해 줍니다.
수필도 마찬가지입니다.
감동을 주어야 합니다. 감동은 공감입니다.
공감이 없는 터치, 공감이 없는 메시지는 폭력과 마찬가지입니다.
배움이 없는 자유는 위험하다고 했습니다. 수필에 적용해 보면,
우리가 무엇을 먼저 해야 할지 그 길을 알려주는 경구라 하겠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일 년에 한번 세미나를 하고, 수필작법에 대해 공부를 하는 것입니다.
어떻게 보면, 수필가로 배출해 놓고, 방치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는 추수지도를 통해 새로운 작법을 해마다 전해주고 있는 것입니다.
조직인에게 가장 중요한 가치는 진실도 아니고 정의도 아니고 인권도 평화도 아닙니다.
참여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 여기에 모이신 분들, 그 발걸음 하나하나가
저에게는 최고의 존재 가치요, 에세이작가연대에 보여준 여러분의 애정입니다.
감사합니다.
에세이작가연대의 역사는 참가자의 기록입니다. 여러분들의 흔적입니다.
세미나와 시상식이 마치는 대로, 친목과 교유의 장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이 때다 싶으면, 머리 푸는 여자,
정숙해 보이지만 놀 때 노는 여자 를 기대합니다.
인생의 선택의 연속입니다. 제가 딜레마에서 빠져나올 명답을 가르쳐 드리겠습니다.
갈까말까 할 때는 가는 것이, 줄까말까 할 때는 주는 것이,
놀까말까 할 때는 노는 것이, 부를까말까 할 때는 부르는 게, 출까말까 할 때는 추는 게
정답입니다.
얼굴 한 번 보고 싶다는 데, 해마다 초청을 하는 데도, 안 나타나는 분 있습니다. 우리 회원들에게 오늘은 추석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추석에는 부모가 없어도 조상의 묘가 있다면, 어떤 이유로도 고향에 내려가야 합니다.
우리는 연어의 동선을 기억해야 합니다. 개미의 동선을 기억해야 합니다.
3회 이상 모임에 참석하지 않거나, 동인지에 참여하지 않는 회원은 과감하게 회원명단에서 이름을 지우겠습니다.
딜리트하겠습니다. 컷하고 아웃시키겠습니다.
이들은 한국본격수필비평가의 우호적 평가도 보호도 받지 못할 것입니다. 아픔을 느낄 것입니다.
아픈 만큼 성숙해 지는 것이 아니라, 아픈 만큼 영광에서 명예에서 멀어져 갈 것입니다.
늘 갈대의 순정을 기억해 주십시오.
갈 때는 가는, 갈 데는 가는
여러분들 정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