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관 시인이 본 53 선지식 20차. 42.모란 공원에 오니
모란공원에 오니
모란 공원에 오니
박영호의 태극기 무덤이 있는데
일본에 사신으로 뽑혀갔던 날에
국기를 보여달라고 하여
그린 태극기가 바로
태극 문향을 그러 보냈던 태극기
태극기가 그 태극기 인데
지금도 그 태극기를 사용하니
알 수 없는 일리로구나
태극기 무덤을 올라서 가니
이석기 누나인 이경진 무덤이 있어
고개를 숙이고 있으니 눈물이 난다.
그날에 국가에서 주는 공작자금으로
서울대학 병원에서 점심을 대접했던 날
그날에 나는 이경진 아줌마에게
점심을 대접하였는데 그 점심이 마지막
점심이라는 것을 기록하게 하였다,
이경진 아줌마는 그날로부터
밥을 먹지 못하는 몸으로
세상을 하직하였던 일을 기록하려니
모란 공원에는 수많은 민주열사들이 있어
할 말을 하지 못하겠구나!
종철이 아버지도 있고 권희정이도 있고
홍근수 목사도 있고 희정이도 있고‘
백기완도 있는 모란 공원에
박원순도 벗으로 왔다는 소식
노오란 개나리 꽃이 맞이하니
모란 공원에는 노래를 부르는 소리
봄이 오는 날을 기념이라도 하려나
그날에 만났던 이들이 모여서
오늘 밤에는 잔치를 하겠구나!
하늘에 별들이 나려고 오겠구나
하늘에 별이 내려와
별 잔치를 하는 밤에
춤을 추기도 하고 노래를 부르기도
하는 잔치를 하겠구나 생각하니
요기는 바로 화장 세계인지라
누가 누구를 원망하는 이들도 없는
오로지 평등한 세상이라고
그렇게 말하리라
어린 노동자의 몸으로
민중의 삶을 노래했던
문송면의 수은 중독으로 죽은
무덤을 보니 눈물이 나는 구나
나에게도 눈물이 있다는 것은
내 스스로 느끼고 있는 모습은
참으로 인생이 무상함을 말함이다
인생 무상을 말하고 있으니
통일의 꽃으로 이름을 날린
임수경이 나에게로 와서
박원순에게 꽃을 헌화하라고 하고
바람처럼 떠나가 버렸다
바람으로 왔다가 바람으로 가는
그날을 눈으로 지켜 보았다
늘어지게 핀 개나리를 바라보면서
종철이 아버지를 생각하면서
민주열사들이 있는 유택을 나와
푸름에 잠들어있는 마을을 돌아
그토록 원했던 이들의 민주주의는
아직도 이루지 못하고 있음에
가슴을 치는 날이라고 외친다,
민주주의라는 이름을 외치던
아 나에게는 무엇을 말하라
잔인한 죽임에 대한 반항
그날에 있었던 추억들이 살아와서
나를 지켜주고 있음이다
2023년 4월 7일
출처: 불교평화연대 원문보기 글쓴이: 진관 스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