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를 지으면서 '수확의 적당한 시기'가 있다는 걸 알게 됐어요.
고구마의 경우에는 잠깐 수확의 시기를 놓치면 땅 속 벌레들이 사정 없이 고구마를 갉아 먹지요.
하여 다른 해보다 좀 빠르게(동네 다른 집들은 이미 고구마를 캤더라구요) 수확을 하기로 했어요.
하엘이네 가족이 저보다 일찍 도착하여 한참 놀고 있더라구요.
고구마 캐러 가자!
각자 도구를 하나씩 챙겨들고 밭으로 내려갔어요.
하엘이는 처음 고구마를 캐는 것일 텐데 제법 잘 하네요.
오손도손 모여 얹어 고구마 캐기....
다른 해보다 고구마 농사가 제법 잘 될 듯합니다.
자꾸만 나오는 고구마 때문에 노동이 즐겁네요.
하엘이와 함께하는 수확이라 더 즐거운 거겠죠.
다음 달 네 번째 생일을 맞이하는 하엘이는 언어 구사 능력이 좀 뛰어난 것 같아요.
듣다가 혀를 내두를 때가 한두 번이 아닙니다.ㅋ
처음 해 보는 수확이니까 얼마나 신기하고 즐거울까요?
하엘맘은 곤충 종류를 아주 좋아해서 이 굼벵이를 발견하고는 어찌나 좋아하는지요.
어차피 닭에게 줄 거지만 관찰하느라 난리가 났어요.
거기다 하엘이까지 합세해서...
고구마 캐기가 쉽지 않네요.
하엘이도 좀 싫증이 난 듯 하고.
그때 짠!
산지기가 포 씨를 몰고 와서 땅을 깊게 파서 뒤집어 놓으니 고구마들이 줄줄이 딸려나옵니다.
그걸 우리는 줍기만 하면 되네요.
하엘이는 고구마 캐다 나온 지렁이와 즐거운 한때를 보내고 있어요.
제가 그 모습을 보고
"이렇게 지렁이를 좋아하는 아이는 첨 보았어." 했더니
하엘이가 단호하게 말합니다.
"제가 지렁이를 그렇게 좋아하는 건 아녜요."
오늘의 수확물.
이것보다 더 많은데 보이는 것만 찍어보았어요.
하엘이 외할머니와 하엘이네 거는 예쁘고 좋은 것으로 따로 두 봉지 담아놓았어요.
크기대로 분류해서 숙성을 좀 시키려고 합니다.
그동안 고구마 농사 지은 것 중에서 가장 많은 수확.
첫댓글 하엘이의 학습장 겸 최고의 자연놀이터네요
예, 이제 고구마도 캐고 당근도 캘 수 있는 나이가 되었네요.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