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장고며 냉동고에 식자재가 그득한데,
또 뭔가 다른 것이 보이면 먹고픈게 바로 못된 식탐인가 봅니다.
조개류를 무척 좋아라해서 비단조개를 주문한지 얼마 되지않아
패밀리레스토랑에서 주로 쓴다는 배은정님의 미국산 냉장 립아이롤의 판매글을 보곤 덜컥 사버린 저.
냉장으로 거진 일주일 이상 둘 수 있기에 부담은 적었지만
함께 먹어야 맛있지요~
해서 조리 후의 설겆이 부담도 줄일 겸
웬수들을 불러 모아봅니다.



비단조개 4키로입니다.
워낙 껍질이 두텁고 무거운지라 조갯살은 얼마 되지 않을 줄 알았더니
꽉 들어찬 속살에 흐뭇하던...

미리 해감을 해 둔 것인지
동해바다에서 잡은 조개라 그런 것인지
뻘없이 깨끗합니다.

일단 육수도 낼 겸 조개살도 맛을 좀 봅니다.

쪽파와 매운고추를 넣은 션한 국물도 좋지만

바지락보다 더 쫄깃하고 하얀속살을 자랑하는
부드러운 단맛을 내는 비단조개.

립아이롤 스테이크용은 미리 냉장고에서 꺼내
핏기를 제거 한 후 천일염을 적당히 뿌려
고기온도가 상온이 되도록 기다립니다.
덩어리당 대략 250g정도.
두툼하게 썰어달라 부탁했더니 1키로에 4덩이가 왔습니다.

육수도 준비되었겠다
끓는물에 소금, 올리브유를 좀 넣고 스파게티면을 7~8분간 삶습니다.

스테이크에 곁들일 가니쉬와 봉골레에 넣을 채소도 준비하고,
하필 오늘 갖춘 재료는 모두 흰색이던...
분죽은 어디에나 잘 어울리지요.

삶은 면은 건져서 올리브유로 살짝 코팅.

가니쉬로 쓸 파와 마늘, 죽순에다 고운 소금, 카놀라유, 후추, 파슬리가루로 양념합니다.

예열한 오븐에 넣고
지나친 웰던을 요구하는 손님을 위해 고기와 함께 오래도록 익혀봅니다.

웍에 오일을 두른 후
적당히 토막 낸 페페론치노와, 마늘, 양파를 먼저 볶아 향을 낸 후
비단조개를 넣고 조금 볶아서 입이 열릴 듯 말 듯하면
미리 찌꺼기를 가라앉혀 둔 조개육수와 화이트 와인을 조금 넣고,
조개입이 쫙 벌어지기 직전에 파슬리가루와 미리 삶아 둔 면을 넣고 볶습니다.
밑간과 모자라는 간은 모두 소금으로.

맛있게 버무려지면

그릇에 옮겨야지요.
대략 2인분을 만들었다고 생각했는데,
담아 보니 3인분이 넘던...

탱글한 조갯살과 살짝 매콤함이 올라오는 면발과 고소한 수프.

오븐에서 바짝 익힌 립아이롤과 동양적인 가니쉬들.
구운 죽순과 통파, 통마늘이 고기의 육즙까지 먹어 그런지 정말 맛있습니다.

잘 익은 고기와 스파게티, 조갯살도 함께 맛을 봅니다.
팍팍하게 익혀 질겨질 줄 알았던 고기도 의외로 부드러운게 맛이 좋군요.

제 취향에 맞게 미듐으로도 구워서 먹어봐야죠.
최근에 알게 된 스테이크 굽는 방법.
원래는 프라이팬에 하던데, 기름이 심하게 튀니
웍을 사용해봅니다.
팬에 튀김이 가능한 기름을 두르고 가열해서 연기가 살짜기 올라 올 때
핏기를 닦고 굵은 소금을 뿌려 뒀던 상온에 있던 고기를 넣어
10~15초 간격으로 뒤집어 가며 구워줍니다. 대략 7~8번정도 뒤집은 듯 한데요.
중간중간 방패막이로 뚜껑도 좀 썼네요.
막판에 통후추를 갈아서 앞 뒤로 뿌려 구워준 후 접시에 담습니다.

담은 후
고기가 육즙을 머금고 있게끔 돼지코 뚜껑을 닫아 6~7분간 구운 고기를 쉬게 둡니다.

완성.
스테이크소스보다는 소금과 흑후추로 구워낸 두터운 고기와 함께
장아찌나 고추에 쌈장을 찍어 적당히 토막낸 고기를 곁들여 먹는 것을 더 좋아하니
제가 먹을 것은 이렇게 세팅 후 냠냠.

두툼한 고기가 먹음직스럽네요.

고기를 쉬게 해서 그런지
고이는 육즙도 거의 없고.

잘라보니 잘 익은 속살이 육즙을 가득 머금고 있습니다.
지방이 적은데다 부드러운 것이 매우 만족.
단 이 방법으로 고기를 익힐땐 속까지 완전히 익히기는 힘들 것 같았습니다.

어느정도 술기운이 오르면
탄수화물과 션한 국물이 생각나지요.

비단조개를 넉넉히 삶아
적당히 속살도 나눠 먹어주고

육수를 대충 걸러

감자와 호박, 조갯살을 넣어 국수를 끓여봅니다.

일단 채썬 감자를 넣어 익혀준 후
조개육수에 면을 넣어 끓어오르길 기다리면서

호박을 잘게 썰어 준비.

면과 호박이 적당히 익혀지면

달걀 푼 것과 후추, 매운고추를 넣고 살큼 더 익혀

각자 그릇에 나눠 담습니다.
조개육수자체가 짠맛이 많이 남아 있어 특별히 간은 필요 없었습니다.
물의 양조절에 따라 다르겠지요.

이제 션한 육수가 품고 있는 쫀득 달콤한 조갯살과
후르륵 넘어가는 부드러운 면을 즐기기만 하면 됩니다.
매번 자제해야지 생각만하고
배가 터지게 먹어버리기. ㅠㅠ

다음날 남은 조개는 회무침용으로 살을 잘 발라두고,
다른 용도로 쓸 진한 육수도 챙겨두니 마음이 든든.

비단조개껍질이 꼭 나비같지요?
영어이름도 pink butterfly shell 이라네요.

우리집의 나비도 귀엽지요 ^^ ?
항상 건강하고 맛있는 식사하세요~ ^oo^
첫댓글 일등으로 먹고 갑니다 ^&^*^~~~
(_ _) 감사합니다!!
일류 레스토랑이 부럽지 않겠습니다~
장대규님 요리사신지요?^^
요리사는 커녕 채소도 제대로 썰 줄 모른답니다.
저는 칼을 좀 무서워하는데, 도마에서 멋지게 재료를 썰어내시는 분들을 보면 정말 부럽습니다.
개인적으로 식탐이 많다보니 이것 저것 열심히 도전하고 있답니다.
촌스런 질문이지만...
입에서 피 안나요?
시뻘건 고기 먹다가 흐를것 같기도 하고... 그냥 궁금해서요. 끄적끄적
제가 익힌정도는 중간(미듐)정도로 보기보다 많이 익힌 편입니다.
자른 단면밑에 살짝 고여있는 육즙을 보시면 핏기가 거의 없지요~?
겉만 살짝 익혀먹는 레어로 해도 피가 흐르지는 않습니다.
쉬운 예를 들자면 육회나 육사시미를 먹어도 피가 나오지 않는 것처럼요~~^^
요리사일것같아요~~
너무 잘하시는데요ㅡ?부럽,또 부럽
배터지게 밥 먹었는데,또 군침 넘어갑니다^*^
맛있게 봐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고기와 조개가 질이 좋은 것이라 더 맛있었습니다.
요리솜씨가 정말 대단하시네요~^^
마지막 사진!
나비 매력에 퐁덩~ 빠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