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서울포럼은 이렇게 열렸습니다.
추석연휴가 끝나고 난 직후 우리 서울포럼이 열렸습니다.
잘 아시다시피 이 날은 9월의 마지막 토요일인 25일이었어요.
포럼의 주제는 ‘구조적으로 악화되는 한국의 고용시장’이었습니다.
토론자는 김광수 소장님이었고요. 모여온 사람들은 70여명이 훨 넘었습니다.
올해는 모처럼 긴 추석연휴였다고 하잖아요.
그래서 참석자 숫자에 대해서는 내심 마음을 비우고 있었던 게 사실입니다.
그러나 소장님이 “추석이라 큰 기대를 안 했는데 많이 와주셨다”는
말을 연거푸 하실 정도로 정말 많은 분들이 오셨습니다.
덕분에 강연장이 가득 메워졌습니다.
먼저 포럼이 열리기 전후의 동정을 잠시 살펴보겠습니다.
1시 30분을 전후로 김광수소장님은 물론 봉의산님을 위시해서
마치 ‘뭐 도와줄 일 없을까?’하는 마음으로 달려오기나 한 것처럼
일찍 서둘러 온 젊은 충이 많았습니다. 덕분에 준비가 술술 풀렸어요.
그리하여 현수막을 벽에 붙이는 일이며,
테이프와 음료수를 사오는 일까지도
일찍 오신 분들이 모두 합심하여 거들어주었습니다.
우리의 전래동화인 옛이야기 속에는 ‘혹부리 영감’이라는 이야기가 나오죠.
혹부리 영감은 도깨비 방망이를 두드리면 원하는 것을 ‘짠~’하고 얻잖아요?
우리 서울포럼도 도깨비 방망이를 흔들어서 요술을 부린 것처럼
시원시원하게 공부방 준비를 뚝딱 해치울 수 있었습니다.
포럼 장에 오면 시간이 참 빨리 갑니다.
준비 몇 가지를 하다 보면 어느덧
포럼을 시작할 3시가 성큼 다가오는 것이었어요.
이번 공부방 사회는 마고성님이 진행을 맡게 되었습니다.
매달 참석하는 공부방, 그리고 강의를 듣는 입장은 똑같은데
처음 사회를 보게 된 사람은 그게 아니었던 가 봅니다.
여러 분 마고성님이 처음 사회 본 거 어떠셨어요?
9월 포럼의 특기 사항은
1시간 정도 자기소개가 이뤄졌다는 것입니다.
덕분에 열성적으로 참석한 회원들이 포럼에 가입하게 된 동기며,
공부방에 어떻게 오게 되었는지 갖가지 사연을 들을 수가 있었습니다.
이때 우리는 잠시 5분 정도의 휴식을 갖었습니다.
요사이 우리 주변을 보면 실로 실력 있는 경제학자들이 내놓는
촌철살인의 분석력에 따라서 울상을 짓기도 하고 웃기도 합니다.
물론 때에 따라서는 아낌없는 박수를 치기도 하지요. 왜 있잖습니까?
김광수 경제연구소의 선대인 부소장님은 일전에
한국과학기술회관 대회의실에서 아래 주제를 가지고 한 강연회에서 말했지요.
아빠는 하우스 푸어, 아들은 88만원 세대!!!!
아파트로 망가진 당신의 미래, 어디로 가고 있나
88만원 세대와 하우스 푸어, 그들의 미래는?
행복한 가정을 무너뜨린 부동산 시장의 진실을 말한다
‘스톡홀름증후군에 빠지지 말라!’하는 말을 했습니다.
이것은 스톡홀름에서 있었던 납치사건에서 유래된 말인데 인질로 잡힌
사람이 납치범에 동화되는 현상을 말하지요. ‘하우스 푸어’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정부가 뭔가 '한 방'을 터뜨려주지 않을까 하는
이런 망조 같은 기대에서 벗어날 것을 경고하는 것이었습니다.
이 지경에 와서까지 집값이 오르기만을 부채질하는 것은 스톡홀름증후군에서와 같이
불의한 상황에 대해 동화되면서까지, 남의 희생을 발판삼아서 자기만 살자는 부당한
심보입니다.
여기서 우석훈씨가 말한 ‘스텔라식’ 인생관에 대해서도 잠깐 소개해드리겠습니다.
80년대 이후 우리사회는
20대는 20평대 아파트에서 살면서 엑셀을 몰고
30대는 30평대 아파트에서 살면서 프레스토를 몰고
40대는 40평대 아파트에서 스텔라를 몰면서 아들 딸 잘 낳고 사는 것이
평범한 중산층이 꿈꾸는 생활의 패턴이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오늘날의 20대는 직업도 돈도 집도 수입도 없는88만원 세대가 되었습니다.
사회가 이렇게 되니 20대는 20평대 아파트를 살 수도 없고,
30대는 30평대로 옮겨 갈 꿈도 못 꾸게 되었습니다.
30대는 자기 아파트를 사줄 20대가 없고, 40대는 30평의 자기 아파트를 사줄 30대가 없습니다.
지금 20대와 30대는 집을 살 능력은커녕 연애하고 결혼할 최소한의 경제적 능력도 안 되는
'88만원 세대'들이기 때문입니다.
오늘 우리 포럼의 김광수소장님은 ‘구조적으로 악화되는 한국의 고용시장’이라는
타이틀을 통해서 여러가지 자세한 분석을 내놨습니다.
오늘의 현실은 50대 이후 특히 60대에서는 직업을 갖기가 굉장히 어려운 시대임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허나 60대는 한국전쟁 이전 세대로서 기득권을 형성한 세력이기도 합니다.
50대는 1차 베이비붐세대입니다. 70~80년대 경제성장을 주도한 세력이고 안정적인 일자리를 선택할 수 있었고 자신들의 임금수입으로 재산을 축적할 수 있었던 세대였다고 합니다. 이런 50대가 1차 베이비붐세대라면 40~49세들은 2차 베이비붐세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금 40대가 된 2차 베이비붐세대는 민주화를 주도했고 임금상승의 수혜를 많이 누렸던 것은 부인하지 못할 것입니다. 그러나 이들도 다 좋은 것만은 아닙니다. 양적성장의 막차를 타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30대와 20대입니다. 이들은 90년대 외환위기에 맞닥뜨려야했고, 부동산투기 광풍이며 경제적 부침과정을 거치지 않으면 안되었습니다. 어려운 일만 겪게 되니 버려진 세대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실이 오늘날의 현주소입니다.
문제가 뭘까요?
이는 우리 모두의 문제이고, 자식세대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일자리가 없으니 취직을 잘 하지 못하고, 취직을 잘 하지 못하니, 수입이 불안합니다.
수입이 불안한 사람들이 집 살돈은 있나요? 이들에게 집 이야기를 하면 감(感)이
와 닿지 않은지 대화가 안 된답니다. “아, 방요?” 하고 고쳐서 반응을 보인답니다.
서유럽, 특히 독일 같은 나라는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일자리를 구해서 먹고 살 수 있는데
우리는 왜 그렇지 못할까요? 고교 졸업생의 85% 이상이 대학을 진학하고, 이것도 모자라서
대학원까지 졸업을 해도 먹고 살 일자리를 구할 수가 없습니다.
독일과 일본에의 10대들이 일하고 있는 비율은 약 30%가량 된다고 합니다.
우리는 어떤가요? 10대들이 할 만한 일자리는 무엇이며
10대들에게 누가 일자리를 주고 있습니까?
나이와 연령대 그리고 세대에 관계없이 일하고 싶어 하는 사람은 많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 까요? 이 상황에 손 놓고 있으면 모든 것이 단절됩니다.
한번 일자리를 놓치면 다음으로 연결이 안 되는 단절현상이 닥치고 있습니다.
10대든 20대든 30대든 50대든 60대가 된 사람이든 그 누구라도 일을 할 수 있으려면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시스템을 정교하게 짜서 일자리가 연결되게 해야 한다고 합니다.
질의응답을 하며 열린 토론을 하다 보니 6시가 훌쩍 넘었습니다.
오늘 포럼에서는 또 한 가지 특기사항이 더 있네요.
1년간의 1기 집행부의 임기가 끝났다고 하는 군요.
새로 집행위원이 되어 봉사할 지원자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아주 어렸을 적에 아버님이 축음기를 사 오셔서 틀어주시던 노래 한 구절이 생각나네요.
그때 그 유성기을 통해서 흘러나오던 노래는
‘연분홍 치마가 봄바람에 휘 날리더라~
오~늘도 옷고름 씹어가며 산제비 넘나드는 성황당 고개~'
상당히 애절하고도 시적인 가사가 심금을 울리는 것이었습니다.
일종의 연상작용이겠지요.
김광수소장님을 보면서 나도 모르게 노래를 읊조리고 있었습니다.
같은 맥락에서 질문 하나 던져보겠습니다.
오늘 누구 모습이 젤 눈에 튀게요? ㅎ ㅎ ㅎ
우리 서울포럼에 참석한 사람들은 기념촬영을 하면서 아쉬운 9월 포럼을 끝마쳤습니다.
탱큐 엘자
첫댓글 잘 봤습니다. ^^
김광수경제연구소포럼은 분명한 목표는 옳은 일 명분 있는 일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습니다.
후기 잘 읽었습니다.
더욱더 발전해 나가는 연구소가 되길 바랍니다. 열심히 응원 하겠습니다
정말 수고하셨습니다.
참석하신분들 부럽네요....저도 몸이 지방에만 있지 않았다면 가봤을터인데.....ㅎㅎ
공부방 정리 노트 잘 보고 읽었습니다.땡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