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로 역, 빛바랜 수채화에 묻다 /이종영
불볕의 갈증도 절기에 순응하고
오십 굽이 흐르는 오십천(五十川) 맑은 물과
두타산 장엄한 자태가 화폭으로 펼쳐지는 곳
새 도로에 자리를 내어준 낡은 길 위로
정적은 드라마 세트장처럼 낮게 내려앉고
역사(驛舍)의 벽돌마다 지문처럼 찍힌 얼굴들
검버섯 피는 세월만큼 간절했던 꿈
지우지 못한 기억은 떠나온 자리를 맴돌고
빛바랜 수채화 역사에 머문다.
바람조차 숨 죽인 외진 간이역
기적 소리 끊긴 선로 위로
떠나야 하는 유한한 마음만 가득 미어온다
미로 역 : 영동선에 있는 폐역
첫댓글 역 이름도 참 예쁘네요. 가보지 못한 미로역의 느낌이 수채화처럼 스쳐갑니다.
제 가슴 한켠에 잊혀지지 않은 간이역으로 자리한 역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