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럴 때가 있다
- 이정록
매끄러운 길인데
핸들이 덜컹할 때가 있다
지구 반대편에서 누군가
눈물로 제 발등을 찍을 때다.
탁자에 놓인 소주잔이
지 혼자 떨릴 때가 있다.
총소리 잦아든 어딘가에서
오래도록 노을을 바라보던 젖은 눈망울이
어린 입술을 깨물며 가슴을 칠 때다.
그럴 때가 있다.
한숨 주머니를 터트리려고
가슴을 치다가, 가만 돌주먹을 내려놓는다.
어딘가에서 사나흘 만에 젖을 빨다가
막 잠이 든 아기가 깨어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촛불이 깜박,
까만 심지를 보여주었다가
다시 살아날 때가 있다.
순간, 아득히 먼 곳에
불씨를 건네주고 온 거다.
ㅡ 시집『그럴 때가 있다』(창작과비평사,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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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 눈에 나이들어 보이기는 해도 아직 몸뚱이 정도는 앞가림할 정도라 여겼는데
멀쩡한 바닥에서 문턱에 발끝이 걸려 넘어지고 말았네요
큰애는 아기 같다고 걱정하고 아내도 무거운 몸무게 탓이라고 혀를 찹니다
다행스럽게 뼈에는 이상이 없는 듯한데, 팔목 인대가 늘어났고 팔꿈치에 혈종이 뭉쳤네요
그럴 때가 있다고 스스로 위로하면서 운전하고 귀가했습니다^*^
조부모로서 할 일을 하고, 사위로서 할 도리도 했으니 그나마 다행스런 며칠 간이었네요
동서들과 처조카들도 만나 봤고 장모님 백수 기원도 드렸으니 한결 마음이 편합니다
인제 온전히 몸을 정상으로 만드는 일만 남겼둡니다^*^
첫댓글 길 가다가 엎어지고, 넘어지고 '누구나 다 그럴 때가 있지요. 아이도 어른도...
그런데 어른들은 넘어지고 나면 대부분 중상을 입더라구요.
선생님은 많이 다치지 않으셔서 참으로 다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