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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가격 주 단위 사전 확정…유통업체 가격 예측 가능성 확대
경쟁사 정보교환 통제·외부검증 강화…실제 이행 여부가 관건
정유사가 석유제품을 공급한 뒤 최종 가격을 정산하는 기존 거래방식에 변화가 예고됐다. SK에너지가 주 단위 공급가격을 사전에 확정하고 사후정산 방식을 폐지하기로 하면서다. 주유소의 구매가격 예측 가능성을 높이는 동시에 전량구매계약 등 정유사와 유통업체 간 거래관행도 손질하겠다는 방침이어서 실제 시행 범위와 시장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린다.
SK에너지는 지난 8일 석유시장 가격체계 투명성 제고와 거래관행 개선, 공정거래 및 내부통제 강화 등을 담은 ‘석유시장 가격구조 개편 및 내부통제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핵심은 석유제품 공급가격의 결정 시점과 방식을 바꾸는 것이다. SK에너지는 지난 6월 주 단위 공급가격을 사전에 확정·고지하고 사후정산 방식을 폐지하는 가격정책을 발표했으며, 현재 관련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새로운 방식이 시행되면 주유소 등 유통업체는 석유제품을 공급받기 전에 구매가격을 확인할 수 있게 된다. 공급 이후 최종 가격을 정산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구매 단계에서 비용을 예측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주유소의 매입가격 산정과 판매가격 결정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변화다. 다만 공급가격의 사전 확정이 소비자 판매가격 인하로 곧바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실제 효과는 새로운 가격정책의 시행 시점과 적용 범위, 유통업체의 거래조건 등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정유사와 주유소 간 계약관행도 점검 대상에 포함됐다. SK에너지는 특정 정유사의 제품을 전량 구매하도록 하는 전량구매계약을 비롯해 기존 거래구조 전반을 살펴보기로 했다.
전량구매계약은 주유소의 석유제품 구매처 선택과 직결되는 사안이다. SK에너지는 유통업체의 선택권과 거래조건에 대한 예측 가능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제도를 보완할 계획이지만, 계약조건을 어느 범위까지 변경할지는 아직 밝히지 않았다.
가격 결정 과정에 대한 내부통제도 강화한다. SK에너지는 경쟁사와의 업무상 접촉에 대해 사전승인과 사후보고 절차를 강화하고, 가격·영업정보 교환 등 공정거래 위반 소지가 있는 행위에 엄격한 내부 기준을 적용하기로 했다.
가격과 영업 관련 임직원에 대한 교육도 확대한다. 연간 1인당 2시간 이상의 공정거래 교육을 정례화하고, 가격 결정 과정에서 관련 정보가 적절하게 관리되는지 상시 점검할 방침이다.
아울러 공정거래와 내부통제 전반에 대한 자체조사 및 외부검증을 연 1회 실시한다. 관계기관의 조사와 관련 논의에도 협조하면서 추가적인 거래관행 개선사항을 검토하기로 했다.
국제 에너지 시장의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한 공급망 관리도 병행한다. 원유 도입선을 다변화하고 관련 설비 투자를 지속해 국내 석유제품 공급의 안정성을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개편의 관건은 가격정책 변경과 거래관행 개선이 실제 현장에서 어느 정도 이행되느냐다. 공급가격 사전 확정과 사후정산 폐지는 아직 시행 준비 단계이며, 전량구매계약 개선을 비롯한 세부 조치도 구체화되지 않았다. 향후 주유소의 구매가격 예측 가능성과 거래 선택권에 어떤 변화가 나타날지가 핵심 쟁점으로 남아 있다.
김종화 SK에너지 사장은 “미국-이란 전쟁 이후 국내 석유제품의 안정적 공급과 함께 가격·거래의 투명성, 공정경쟁 및 준법경영에 대한 사회적 기대에 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번 가격구조 개편과 내부통제 강화를 계기로 시장과 고객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이뤄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