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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의 랩소디 - The Daybreak Rhapsody
written by 소류溯流
1부. 안단테 Andante - 느리게
1장. 새벽하늘 아래에서 만난 우리들 Us, whom had met under the Daybreak Sky - 01
001화.
색깔의 정의 (The Definition of Color) - 이소류(李溯流), <미래와 과거, 흘러가다(溯流)>, 초판 14부 발행일 2008. 12. 04, 본문 발췌 - P153
[내가 예전에는 '심리학'을 전공으로 한번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었다. 거기에다가 내가 좋아하는 유일한 색인 검은색을 접함으로서, 색이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에 관해 한번 서술해 본 적이 있다고도 할 수 있을정도. 그럼, 각 색에 대한 정리를 해보도록 하자.
우리가 살아오면서, 생활에서 많이 접해보는 '색깔', 그리고 그 각각의 색들은, 모호하지만 분명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예를 들자면, 흰색은 순수함과 고결함을 나타낸다. 눈처럼 깨끗하다는 표현이 쓰이는 이유, 그리고 선과 악을 구분시 할 때 자주 쓰이는 색이 바로 하얀색이다. 한번 생각해 보자. 만약 백악관이 화이트 하우스(White House)가 아닌, 블랙 하우스(Black House)라면, 사람들은 그 백악관안에 악의 세력, 즉 검은 무리들이 계략과 뒷공작을 꾸미고 있을거라고 생각할 것이 아닌가?
그 외로, 노란색은 사람들의 주의를 끈다. 경고판의 배경색으로도 자주 나와있듯이, 바탕이 노란색에 글씨가 빨간색이라면 누구라도 그렇게 생각할 터. 그 말대로, 빨간색은 사람에게 충격과 마비감을 주고, 그 반대로 녹색은 보고 있노라면 모든게 문제없는듯 느껴져서 안정을 느낄 수 가 있다. 마치 무엇이든 해낼 수 있고 앞으로 진보할 수 있다는것 같은 그런 느낌. 청색은 녹색과 비슷하게, 엄마 품에 안겨있는 듯한 푸근함을 느낄수 가 있고, 대조적으로 주황색은 사람을 동요시킨다.
(중략)
마지막으로 검은색은 한치의 오차도 없이 완벽한 색이다. 각 색이 가지고 있는 결점과 부족함을 다른색과 혼합함으로서 그 부분을 채워줄 수가 있으니까. 보수적이고도, 신비로운 느낌이 나는 검은색은 다른 색이 혼합되어도, 그만은 유일하게 자신을 올곧게 유지할 수 있다. 그래서 이 색은 주로 자신의 주군 단 한 사람만을 바라보는 기사들의 전형적인 태도라던가, 유명인들을 에스코트하는 경호원들의 옷색에도 비유 되어질 수 가 있다.
검은색은 그 색들을 한꺼번에 혼합해 놓은 색이라서, 한 마디로는 각 색들이 내포하고 있는 의미를 전부 그 안에 내포해야 한다는 것이다. 타인에게 위압감을 주고, 자신이 그들보다 한층 더 고귀하고 우월하다는 생각을 하게끔 세뇌하다시피 뇌쇄적이어야 한다. ..]
마치 이곳처럼.
"여긴 어디지?"
아무것도 없다. 고개를 들어 주위를 둘러보아도 당연히 위에 있어야 할 하늘이라던가 천장같은것은 보이지 않았고, 내가 발을 딛고 서 있어야 할 땅이란 땅은 흙 한줌 눈에 띄지 않았다. 무(無). 어둠. 암흑. 생명의 온기가 느껴지는것이 나 혼자라는 것만이 유일한 단서인 이 공간. 오로지 보이는건 그저 끝없는 검은색. 아니, 검은색이라고 하기 뭐한 혼돈 그 자체. 내가 꿈을 꾸고 있는걸까? 하지만 그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다. 내가 느끼는 이 감촉이, 느낌이, 다 피부로 와닿으니까. 볼도 꼬집어 봤다. 아 아파. 그럼 꿈이란 가능성은 배제하고. 문제는 내가 왜 여기에 있냐는거다.
내가 기억하는 바로는 분명히 시야가 갑자기 보라빛으로 변하는 현상을 목격한 후에, 그때부터 따라오던 다섯개의 희미한 형체들을 달고 학생회의에 참석한 다음, 학교가 끝나고 하교 후 학교 앞 공원을 지나가다가 어떤 정신나간 다섯명의 사람들이 펼치는, 그 임팩트가 상당히 화려했던 퍼포먼스를 보고나서...
"으윽-"
갑자기 머리가 아파왔다. 막 지끈지끈 거려. 현기증이 그렇게 심한 내가 아니었는데, 요즘들어서 진짜 몸이 허한가보다. 보이는게 전부 검은색인지라 내가 색별을 할 수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일단은 무의식적으로 손을 가져다가 머리에 갖다댔다. 온기가 별로 느껴지지 않는 차가운 손의 감촉이 머리를 식혀주는것 같다. 근데 말이지, 또 문제가 하나 발생했다.
"뭐야 이거."
왜 내 손이 안보이는걸까.
"그럼 내 몸이 아예 안보인다는거?"
느낄수는 있다. 힘이 들어가고 미세한 신경세포 하나하나가 움직이는 것을 확실하게 알아차릴 수 있어. 근데 이게 대체 뭔 시츄에이션인가. 분명히 손을 내 얼굴에 갖다댔는데, 내 얼굴의 감촉이 손에 닿아지는데, 볼 수가 없다니?
내 손도, 팔도, 밑을 보니 그 자리에 있어야 할 내 발도, 다리도, 다 보이질 않는다. 나... 혹시, 시력을 완벽하게 잃은건가?
[그건 아니야, 솔직하게 말하자면.]
하아... 그건 아니라니, 안심이 되네. 악의없는 목소리, 게다가 아이같이 그저 천진난만 하기만 한 어조인지라 신빙성이 가해졌다. 분명히 모든게 다 보라빛으로 보여지는것과도 관련이 있어보이는데... 어라, 잠깐.
[흐응- 거기까지 눈치챌거란 생각은 못했는데, 역시. 머리 하나는 잘 돌아간다니까 글쎄.]
"누구지?"
누군지는 모르지만 나를 잰다는것 부터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아무리 그래도 동갑내기 고교생에게는 경외의 시선만을 받던 나였는데, 그런 생각을 할 거란 생각조차 못했다니? 눈쌀을 찌푸렸다. 목소리를 듣자 하니 내 또래의 여자아이 인것 같았다. 하지만 지금까지 전혀 들어본 적 없는 가느다란 미성. 마치 음악을 전공으로 하는 사람같은 매혹적이고 몽환적인- 한마디로, 내가 좋아하는 가수중 하나인 사라 브라이트만의 그 특유의 목소리와 흡사하다. 대체 너는 누구길래 이 상황에 쳐해 있는 나를 방관만 하고 있으며, 이 곳이 어디인지를 알고 있는거지? 내가, 대체 이와 같은 해프닝을 겪어야 하는 이유는 또 뭐야. 아니, 그 전에. 너는 대체 누구이지?
[푸훗- 언니, 내가 누군지를 묻는거야? '나'를?]
"...모르니까 묻는거라는 상식이 네겐 없나본데."
[뭐? 아하, 하하하!]
뭐냐, 이 아이는. 그렇게 계속 웃지만 말고 내 눈좀 어떻게 해봐! 앞이 하나도 안보이니, 답답하기 그지 없잖아. 너는 나를 볼 수 있는데, 나는 왜 너를 보지 못하지? 불공평해. 정말이지, 그때 무슨 이상한 사람들의 쇼같지도 않은 쇼... 아니지. 슈퍼 일루젼 매직답게 공간이동 마술같은 경우는 그렇게 천박한게 아니니까, 말은 정정해서... 아아 왜 말이 삼천포로 빠지는거지. 아무튼간에. 그렇게 웃고만 있지만 말고-
[나는 언니야. 언니는 나고. 한마리도 '우리'들은, 한 그릇에서 파생되어 나온 불완전한 존재라는거지.]
***
"이안, 어떻게 할거냐."
호화로운 장식품들이 잔뜩 꾸며진 고귀한 신분의 자들만이 쓸 수 있을 듯한 방. 우리식으로 말하자면 48평짜리 집 한채와 맞먹는 규모의 방이었다. 멋스러운 샹들리에가 천장을 장식하고 다이아몬드와 루비등의 호화로운 채색과 광을 자랑하는 각 보석이 잔뜩 박힌 수납장과 화장대를 비롯한 여러 가구. 그리고 보라색이 감도는 하늘하늘한 실크천이 쳐져 있는 침대, 족히 두사람은 대자로 누울 수 있을만한 것을 보아 하면 필시 이 방의 주인은 여자임이 틀림없었다. 그런 방의 주인은 현재 의식을 잃은채 침대위에 놓여져 있고, 시녀들이 갈아입혔는지 매일 달라지는 드레스는 오늘만 특별히 화려하게 수놓인 보라빛의 실크로 되어진 어깨를 드러내고 넥 라인이 한층 더 과감하게 처리되어 팔을 감싸는 오픈 숄더 넥 타입 이었다.
하지만 이 방에 있는 이들은 그 모습을 볼 수가 없었다. 샤텐 기사단의 1대대 기사단장이자 호위무사겸 보좌를 맡고 있는 이안이 그 휘장을 걷어내지 않았기 때문. 철저한 신분격차와 그에 따르는 규율때문에 이안이 손대지 않고 있는 이 곳에선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네명이었다. 그런 그를 향해 물어오는 한 목소리.
바로 3대대 기사단장, 아일리든 시혼 벨레시우스였다.
어떠한 색소도 보이지 않는 그저 순백의, 백발 아래로 희미하고 어렴풋이 자리하고 있는 푸른 벽안. 마치 온몸의 색이 다 눈을 향해 퍼져나가 있는것 처럼, 혈새고 없이 아주 하얗기만 한 피부톤과 함께 설인을 연상시키는 그의 모습이었다. 애칭, 아일. 꽤나 단순하고 무식한 성격때문에 다른 단장과 부원들이 놀려먹는데엔 단연 1순위의 재미를 자랑하고 있지만, 분위기와 상황에 따라 카멜레온처럼 그때그때 바뀔 수 있는 특유의 화탕한 성격과 털털함을 자랑하고 있는 그. 이안과도 친한 친구인 그이다. 뭐, 단장중에 친하지 않는 자들이 있기야 하겠지만 말이다.
"뭐를."
아일의 질문에 이어 답하는 이안, 풀 네임으로는 프레이안 레디우스 세르티온이다. 방금전에 시현을 대했던 나긋나긋한 어조와 부드러운 표정은 어디로 사라진 채 그저 무표정만을 고수하고 있기만 한 그였다. 현재 이런 묘한 대치상태는, 이들이 시현의 의식속으로 잡입해 그녀의 영혼을 원래 있어야 할 자리로 되돌려 놓고 나온 후 부터 였다. 이들이 기사단장으로 있는 샤텐 기사단은, 현재 그 방대한 일리오스 대륙의 1/3을 차지하고 있는 절대적 존재이자 패자인 대 제국 레히테른(Lechtherrn) 의 무武를 상징하고 있는 페르디시엔(Pherrdicien)가家 직속 기사단이다. 한마디로, 이 샤텐 기사단은 황가를 호위하는 글로시아(Gloccia)기사단과 맞먹을 정도의 실력을 지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주군이자 평생의 충성을 맹새한 페르디시엔 공작가의 직속으로 남아있겠다고 하던 그날 이후로, 이들은 그저 제국 내에서만 활약을 뛰고 다니는 일명 '그림자 기사단'이라고 불리기 시작했다 라는것이다. 그 예로, 샤텐(Schathen)의 어원은 어둠을 뜻하는 스카(Scarh)과 은밀, 잠복을 뜻하는 고대어인 아트렌(Arthellen)의 합성어 라는것을 들 수 있다.
"하아암... 우리 대체 언제까지 여기에 서있어야되? 이안, 나 힘들단 말이야 히잉-."
이안의 대답으로 묘하게 분위기가 고조되었던 방안의 대치상황을 깨는 밝고 명랑한 아이의 어조로 짐작되는 목소리. 보기에 섬뜻해 보일수도 있는 적발과 자안이지만, 한없이 깨끗하고 순수한 톤이었다. 이름은 엘피스 룬 케이르. 귀엽고 앙증맞은 작은 손으로 입을 가린채 하품을 하고 자신보다 키가 두배는 되는 듯한 이안의 소맷부분을 쥐며 눈을 비비는 모습을 보자 하니 꽤나 졸리는 듯 싶었다. 하긴, 현재 시각은 대륙력 192레밀 64하르이니까. 우리 시간으로 보자면, 새벽 6시 2분정도 되는 시각이었다. 도대체 이 시각까지 이들은, 대체 왜 여인의 방에 머물고 있는 것이며, 저 부동자세를 유지하고 있는것인가.
이유는 단 하나뿐이었다.
'지금으로부터 728일후, 나는 깨어날거야. 어떤 모습으로 너희를 대면할지는 나도 모르지. 아마- 그때의 나는 지금보다 더 발랄할지도 모르고, 명랑해질지도 모르고, 더 제멋대로일지도 모르고 말이야. 후훗♥'
아아 그래. 그때부터였지. 정확히 728일전, 그러니까 우리를 무지막지하게 굴리던 그 망할 주군의 망할 한마디로 시작된, 우리들의 아주 처참하고 슬픈 2년간의 눈물없인 볼 수 없는 참혹한 이야기가. 엘피의 물음을 듣고 그를 제외한 나머지 넷의 머릿속에서 나타난 한 구절은, 단지 이것뿐이었다.
'이제말이야, 나도.'
성숙하기 그지없던 볼륨감 1000%인 몸매에, 대륙에 단 하나밖에 없다는 가문인 페르디시엔 가家만의 은안과 은발을 소유한 그녀. 자신들이 목숨을 걸고 지켜내야할 그 분. 평생의 절대적인 충성을 맹새한, 그들의 주군. 처음은 그저 뒷골목에서 소리소문 없이 사라져야할 운명이었다. 그저 귀족가의 철없는 여식의 나들이에 지참될 돈주머니가 꽤나 되보일 것 같았기에 그저 손만 갖다댔을 뿐이었다. 어떻게 한명도 빠짐없이 같은 수법을 쓸 수가 있었던건지. 그것도 잠시, 눈을 떠보니 대륙에서 제일 강력하다는 대 제국 레히테른의 4대공작가중 하나, 페르디시엔 가의 본가인 플로르 에르모소(Flor ermoso)였다. 아름다운 꽃 이라는 의미처럼 정원이 아주 그냥 사계를 무시하는 꽃들로 만발이 되어 있을 지경이었다. 그래도 얼굴하나는 대륙 제일의 미모라는 찬사를 그들도 반박의 여지없이 인정하는 바, 그녀가 애정하던 바이올렛 가든(Violet Garden)에 들어가 꽃내음을 맡고 있는 모습은 가히 환상적이었더라지. 아니, 아니지. 어느새 그들의 주군에 대한 미모를 찬양하는 데에 돌입한것을 그만두고, 상상의 나래를 펼치기 시작하였다.
'지쳐버렸거든.'
아무리 주군이라지만, 여자는 결국 여자였다. 성차별적인 발언일 수도 있겠지만, 그녀를 보고 있노라면 이 말밖에 나오지 않을 터. 모든것을 잃고 그녀에게 주어진 유일할 속박이자 구원이었던 황제의 칙서를 받은 그녀의 뒷모습이 왜이리도 처연해 보였을까. 그토록 질리기 쉽상이었던 나르시시즘과 미의 찬미만을 고집하던 그녀의 그 얼굴이, 한숨이, 그들에게 한번도 보여주질 않았던 그녀의 은안속 물방울이 얼굴 밖으로 드러나 제국의 문장이 화려하게 수놓아져있던 그 종이위로 떨어져 버렸을때, 그때만은 아무런 이유도 없음에도 그들은 잊을수가 없었다. 아니, 그러하지 않았다. 그때가 시작이었으니까. 그 시점을 기준으로, 협박아닌 협박으로 시작했던 그들의 일상이 한순간에 바뀌어져 버렸으니까. 그 어린 나이에, 16살이란 철없는 나이에 그녀는 변했다. 대외적으론 다섯살이나 나이를 속이고선 제국 내외를 넘나들며 활동하기 시작했다. 그들에게 보여주던 미소와 어조는 한없이 사랑스럽고 부드러웠지만, 그 시야를 벗어나면 나이를 불문한 표정이 얼굴에 드러나고 절대자의 몸짓과 풍기는 기운등 미세한것 하나하나가 바뀌어짐을 그들도 알아차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들은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마지막까지 너무나도 귀에 생생했던 그 떨림을 잊을수가 없기에.
'나는 저주받은 존재.'
아니야, 그게 아니야. 당신에겐 내가 있잖아요. 우리가 있잖아.
우리를 포함한 페르디시엔家의 모든것이, 그것을 벗어난 이 세상의 전부가 다 그대만을 위한것임을, 왜 모르는거지? 저 푸른 하늘은 그녀만의 안식처요, 이 비옥한 대지는 그녀만이 즐길 수 있는 놀이터라는것을. 그녀는 왜 몰랐던거지? 아무리 바뀌어버린 일상이라지만, 주위환경조차 그 흐름을 따라간것은 아니잖아. 어째서, 도대체 왜 그녀는 멀리있는것은 보지 못했던 걸까. 그래, 그들로선 부모의 죽음이라는게 그토록 피부와 정신에 와닿지 않았다. 처음부터 없었던 것이니까. 하지만 그들의 주군은 달랐다. 행복한 가정이 있었고, 화목한 환경속에서 자라나 귀족가의 철저한 여식으로 자랐던 그녀. 처음부터 없던 것과, 있었다가 갑자기 사라진것은 차원이 달랐다. 그때까지 함께 느껴왔던 감정의 기복과, 나눈 추억들과 시간들. 사라지고 나면 존재했던것 이상으로 공허한게 사람 마음이니까.
'그래서 미안하고 또 미안해.'
미안하단 말밖에 할 줄 모르던 그녀였다. 하지만 여전히 남에겐 한없이 냉정하고도 부드러웠고, 남을 위해 친절을 베풀지만 뒤돌아 설때는 답지 않게 철저했던 그녀였다. 공작이라는 직위가 그녀를 이토록 짓누르던 순간까지, 그녀는 한사코 입에서 불필요한 말을 내뱉지 않았다. 예를 들어 '나 사탕사주세요 아빠!', 라던가 '엄마, 엄마! 저거야 저거. 어제 렉스가 생일선물로 받았다던 그거!' 라던가. 전부 엄마 아니면 아빠라는 단어가 나왔기 때문이었는지, 누군가에게 조르거나 떼를 쓰는 어조였기 때문인지, 간간히 들리는 대화의 근원지를 찾아 얼굴을 두리번 거리던 그녀.
'울지 마. 왜 울고 그래.'
자기보다 나이가 더 많은 다섯명의 남자들을 위해, 그녀는 손을 기꺼이 내밀어 주었다. 그들로선 상당히 수치스러운 일일수도 있었겠지만, 마다하지 않았다. 필요성을 처절하게 느낀 그것이었고, 그녀에겐 그보다 더한 댓가가 필요없었을 테니까. 그저 처음엔 협박아닌 협박으로 시작한 주고받기였지만, 서로의 진심을 터놓을 수 있는 존재가 되고 더 나아가서, 자신의 생명을 지켜달란 부탁까지 했던 그녀.
그랬던 그녀였기에, 마지막 부탁을 들어줄 수 밖에 없었다. 아니, 마지막은 아니지만-.
그들에겐 충분히 그렇게 보였을, 눈물겨운 부탁을.
'내가 바뀌더라도, 날 잊지 말아줘.'
그때는 이해하지 못했었다. 곧 떠나가버릴 주군의 자그마한 욕심이었다는것을. 그리고 그것이 초래할 결과조차.
그때는, 그들은 이해하지 못했었다.
***
"....하?"
왓 더? 이건 뭐? 여긴 어디? 나는 누구?
방금 저 꼬마애가 나에게 뭐라고 한거지? (어느새 꼬마로 전락해 버린..) 같은 그릇에서 파생되었다고? 그럼, 나와 저 아이가 동격의 인격체라는건가? 이게 대체 가능한 일이냐고요. 아무리 그래도 이건 조금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꼬마야. 나는 너를 오늘 처음 대면했으며, 나에게 동생이나 다른 형제 자매- 그것도 쌍둥이라면 더더욱 없고 말이다. 고로, 너는 지금 나에게 시덥잖은 분위기 띄우기 전용 형식적인 말 몇마디 건넨것 이상으로는 안보이는데, 이거 어떡하지. 어떡할까, 응? 차라리 조크를 한다고 치자면 조금 더 신빙성 있는 말로 하란 말이다.
[아아 확실히 같은 인격이긴 하지만, 현재 내게 있어 언니는 나의 미래이지. 언니에겐 내가 과거이듯이.]
미래고 과거고 뭐고, 그게 어떻게 한 사람에게서 분리될 수가 있다는거야? 한 사람에게 있어 시간은 그저 흘러가는 강물일 뿐이야. 과거든 미래든, 지나가면 끝이고 아직 오지 않으면 기다리면 장땡인거지. 나도 모르게 저 여자아이가 나를 상대로 '도를 아십니까?'와 굉장히 흡사한 질문을 내뱉는 그런 부류일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되었다. 문제는, 그걸 대체 누가 믿느냔 말이다. 아아 젠장할, 간만에 이 류시현의 머리를 쥐어 뜯게 만드는 존재가 하나 나타났군. 할일이 아직 많이 남아있는데, 이거 어떻게 하지. 지금 상황을 보아서, 이 아이는 나를 두고 한 몇시간은 이런 주제로 우려먹을게 분명했다. 근데, 어째 묘한 위화감이 있다? 네가 무슨 생각을 하는건지 지금의 나로선 알 길이없다만 -
[하아... 못믿겠으면, 내게 그 말을 증명해 보일 기회를 줘.]
- 증명이고 기회고 자시고 뭐든간에, 나는 현재 지금 내 눈이 안보이는 상황이거든? 내 상태에 대해서 나보다 더 잘 알고 있는 너니, 이 상황을 연출해 가고 있는 가능성이 있는 것이라면 너밖에 없다고 생각하는데. 아아 어떻게 되었든, 나는 지금 당장 집으로 가서 다음주에 있을 학생회의에 대한 안건과 건의사항들을 일일히 따져서 봐야 한단 말이다! 아아악 이번 중간고사때 나올 시험범위도 다시 체크해 봐야 하고, 영인이가 부탁한 자료도 복사해 놔야 하고, 고등학교 졸업하고 나서 절대로 '낙하산'이란 오명을 받지 않도록 아버지가 소유하신 세한기업의 상세정보를 오늘까지 끝마쳐야 하고, 제2외국어 일어와 3외국어 프랑스어 작문/해설과 스페인어 학원 숙제 32페이지를 독해하고 문제풀고 독후감을 일일히 서반어로 쓰는것과, 학교에서 내준 이과계열 수2쪽의 할당 그래프를 아직까지 엑셀에 붙여놓지 못했는데, 아아악 그래도 수학은 괜찮아. 미리 예습해 둔게 있으니까, 그런데 문제는 윤리와 자연과학이란 말이다! 나는 심리학을 선호하는데 뭔 과학이니 그딴거를 해야 하는거냐고요 대체가.
[...신세 한탄은 나중에 하고, 일단은 내 얘기부터 좀 들어줘야겠어 언니.]
...뭐지, 저 지극히 하대와 비슷하게 들리는 어조는. '들어줘야겠어'라니, 들어줘도 아니고. 부탁해- 와 비슷한, 뭐 그런 권유라던가 그런것은 없고, 이거 아예 명령어잖아?
근데 이 아이, 내 생각을 알아듣네. 그저 머리속으로 열분을 터트리며 혼자서 열올리며 궁시렁거리고 있는데 그걸 또 알아듣고 대화를 이어가는 우리 둘이었다. 그럼, 말을 안해도 괜찮겠네? 근데 조금은 이상하다고도 할 수 있는게, 아이의 어조는 조금은 다급하게 들렸다. 나에게서 원하는게 도대체 무엇이길래, 저 아이와 나의 관계가 어떻게 되었길래 내가 이런 부당한 상황에 쳐해 있어야 하냔 말이다. 정 안되면 시야라도 보여주던가, 답답해서 미치겠다고! 너는 나를 볼 수 있는데 나는 왜 너를 보지 못하는거지?
[정리를 하자면, 언니는 나의 미래이자 또다른 나- 즉 '분신'과도 같은 존재이지. 영혼을 둘로 나누었다고나 할까♥]
저저, 또 내 말 끊는다. 내가 아직까지 말을 못마쳤는데 말이지, 아직도 남은 숙제로는, 프랑스혁명과 러시아 혁명간의 공통점과 그에 따른 배경, 시대상황, 시민들의 탄압과정, 제국의 입장과 정치등등 그런것을 또다시 불어와 러시아어로 레포트를 10장 이상 써야 하는것도 있단다. 아 참, 그리고 화학에 대한 개념과 원리를 자기이해하기 위한 에세이가 약 4000자를 또 써야 한단 말이지. 4천자는 껌값이긴 하지만, 자기이해라니. 뭐 그따위 이유가 다 있다니. 문과를 신청했다는게 그나마 다행이긴 하지만. 어쨋든 정리따윈 필요 없고, 간단하게. 확실하게. 명백하게 줄여서 결론만을 말해주길 바래. 마지막으로 제발 부탁인데 저 하트는 좀 빼주지 그러니.
[아아, 맞다. 언니는 확실주의자였지 참. 그리고 걱정마. 현재 언니세계의 시간은 멈춰져 있는 상황이니까.]
내가 확실주의자였었나... 간간히 영인이에게 무엇이든 '완벽'하진 않아도, '명백'해야 한다는 점이 똑부러지지만, 다른 말로 너무 고리타분하고 융통성이 없다는 소리를 들은적이 있었던것 같다. 근데, 시간이... 멈춰져있다고? 그게 어떻게 가능한 일이지? 아니지, 저 페이스에 말려들어가선 안되. 워낙에 목소리도 어조도 그렇고 마치 사람을 곧이곧대로 믿게 만드는 묘한 위화감이 깔려있는 것 같아서 말이다. 세상에 시간을 멈추고 미래니 과거니 하는게 있기야 하겠어? 하하하 이게 무슨, 그 판타지 세상이나, 소설속 내용이 아닌 이상 시간이 멈출수가 없잖아. 만약 그런다면, 태양계는 곧 태양의 10000도가 넘는 온도로 인하여 온 행성이 다 파괴되고 말것이야. 지구의 자전과 흐름이 흐트러지게 됨으로서, 결국 이 세상은 멸망에 다다르게 되고- 내가 지금 뭔 소리를 하고 있지?
[... 제발좀 먼저 들어줘 언니! 그래, 언니 말대로 명백하게, 확실하게, 간단하게 말하지면 언니와 나는 처음엔 동시에, 함께 한 그릇에서 시작한 생명이야. 하지만 나의 어리석음으로 인해 그 그릇에 담겨있던 이 영혼이 둘로 분리가 되야 했어.]
미안하지만 순서가 틀렸거든. 간단하고 확실하고 명백하게-야. 아아 어쨌든그건 그렇고, 마지막에 무슨 잘못을 저질렀다는 부분을 언급할때 확실히 시무룩 해졌다는게 느껴지긴 했지만, 그게 대체 무슨 잘못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내가 이 아이때문에 이렇게 되었단 것은 별반 다름없는 말이나 마찬가지였다. 지금 내가 겪고 있는 이 상황이 무슨 말도 안되는 즉흥연기라던가, 게릴라콘서트라던가, 난데없는 시민을 붙잡고 펼치는 퍼포먼스인것은 틀림없었다. 앞이 안 보이는 것도, 갑자기 난데없이 나타났다 사라진 다섯명의 장정들도 다 이 아이 때문 이라는거겠지. 그렇다면 나는 더더욱 얼른 이곳에서...
[그래서 더더욱 미안해. 정말로 미안해 언니. 차라리 언니가 그쪽 세계에서 계속 살게 되는 편이 가장 이상적이고 합당한 방법이었는데, 이젠 그것마저도 못하게 되어버렸어. 정말로... 미안해 언니, 아니. '또 하나의 나'.]
언니라 칭하던 말의 어조가 급격하게, 하지만 자연스럽게 바뀌어지니, 왠지 이 아이도 꽤나 이 방면엔 능숙 한 듯 싶었다. 미안할 것 까진 없는데... 근데 잠깐. 돌아가는것, 그것마저도 못하게 되어버렸다니? ...아니지? 아닌거지? 내가 생각하는 그게 아닌거지? 하하하 장난은 그만치고, 어쨋든 나는 일단 여기서 나가야만 한다고!
[아무리 나라도, 들어가선 안되는 선이 있었던거야. 자의든 타의든, 그 안에 멋대로 개입을 해버린다면 최소한의 처리가 바로 '권죄'이지. 나는 언니를 나에게서 파생시켰고, 시간이 흐른 후의 우리들은 어엿한 개개인으로 나뉘어져 있는 상태야. 하지만 그것도 속박의 계약이 풀릴때가 다가와서 슬슬 불완전해지기 시작한거고. 그래서 나는 언니를 다시 나에게로 데려올 수 밖에 없었던거지. 그 댓가로, 나는 언니에게 나의 모든것을 줄거야. 내가 지냈던 그곳에서의 시간, 추억, 타인과의 관계, 나의 육신과... 나머지를. '전부'를.]
이건 또 뭔 고양이가 강아지풀 밟아놓고 개소리 짖는 소리지. 들어가선 안되는 선이니 뭐니 그런것은 알고싶지도, 알아야 할 이유도 없다고 생각하는데. 그러니 어서 날 원래대로 되돌려놓아주지 그러냐. 기억이니, 육신을 준다거니, 그딴 시덥잖은 소리를 짓걸이는걸 보니 꽤나 스케일이 큰 연극인것 같았다.
아,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나에게는 동생이라는것이 없다. 그딴건 키우기 귀찮거든. 어라, 근데 말이 또 왜 삼천포로 빠진다냐.
[언니, 아 자꾸 언니라고 부르게 되네. 불만 없지? 현재 내 상태로는 17살이 고작이니까.]
그게 고작인건가, '고작' 두살 차이밖에 안나는데.
- 스스슥
뭐지 이건? 순간 흠칫했다. 내 주변을 맴도는 무언가가 있는것 같은 느낌이야. 이 춥지도 덥지도 않은 공간안에서 나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것이며 이 아이는 왜 내게 접근한것이고, 아니 확실하게 말하자면 내가 왜 이곳에 자리해야 하는지 그 이유를 모르겠단 말이다.
그런데 말이지, 이 아이가 나에게 모든것을 다 준다고 하면, 그 다음 스토리는 대체 어떻게 되는걸까. 점점 갈수록, 왠지 너무나도 진지해지는 분위기 탓일까, 아니면 처음부터 마이페이스인 이 아이때문인걸까. 나도 모르게 동화되는 느낌이 들고 말았다. 게다가 오랜만에 나에게 '긴장감'이라는것을 주었으니, 그에 대한 보답정도는 해줘야 직성이 풀리지. 숙제는 나중으로 미루고, 일단은 아이의 장단에 맞춰주기로 했다.
[어머, 언니 나 걱정해 준거야? 데헷 나 너무 행복해!♥]
근데 왠지 거기서 행복하면 안 되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면 나만의 착각인가. 굉장히 기쁜듯한 목소리이지만 핀트가 어긋난 듯 싶었다. 일단 내 일은 제쳐두고서라도, 저 애가 가지고 있다는 전부를 나에게 인수인계를 하면 그 다음 일은. 뭐지? 왠지 불길한 예감이 드는데.
[괜찮아. 나는 어차피 곧 소멸될 운명인걸.]
제길슨, 그 기가 막히게끔 적중률 99.9%를 자랑하는 나의 이 예감은 맞아 떨어져갔다. 본디 남에게 피해를 끼친다던가 빚지고는 못사는 성격인지라 타인이, 게다가 지금 현재 상황으로선 나의 분신이라고도 할 수 있는 이 아이가, 자신이 소멸된다는데 어떻게 저렇게 밝은 목소리 일수가 있는거지? 아, 잠깐.
'소멸'이라고?
[단 한 번. 고작 그 작은 실수라 할 지라도 윤회라는것에 개입해버렸어. 원래대로라면 2년 뒤의 미래는 언니가 갖고 있어야 함이 숙명이지만, 언니가 류시현 이라는 이름의 다른 자아를 가지고 19년을 살아버렸으니 언니가 맺은 타인과의 교류, 관계, 혈통, 그것들이 이 모든것을 틀어지게 만든 것이라고 할 수 있지. 이해가 되?]
이해는 잘 된다. 너무 잘 가서 머리를 깨뜨려 버리고 싶어지는 욕구가 치밀어 올라오는데 어떡할까. 그러니까, 이 아이의 실수 하나로 인해서 자기 자신과 나의 영혼을 둘로 나누어 하나는 나로, 다른 하나는 자신을 살아왔다 이말이지. 그리고 그 이후로 19년이 흐른것이고. 뭐야, 전생이라도 되는건가.
[아참, 언니와 내가 분리된지는 우리 세계로 보자면 2년이지만, 언니의 3차원 태양계 소속 지구라는 행성에서는 20년이라는 세월이 흘러갔어. 이만큼, 그곳과 이곳에서의 시차가 별로 없다는 말이지. 엄연히 다른 차원인데, 고작 몇년밖에 차이가 안난다는게 신기하지 않아?]
왜 갑자기 거기서 또 묘하게 핀트가 어긋난 듯한 느낌이 들었다면, 이건 정말로 나만의 과분한 착각임이 틀림 없을것이다.
....그거야 어쨋든. 어머니께서 날 잉태하신 1년. 그 후 내가 태어나고 자란 19년. 그 모든 시간이 저 아이에겐 고작 2년밖에 안되었던 기간이었다는 사실과, 다른 차원이 있다는 것. 마지막으로 원래의 내 존재는 태어나서는 안되는 운명이었다는 것은 나를 미치게 하는것을 넘어서서 광분하게끔 만들어버렸다. 왠지 꿈만 같다. 아니, 꿈이길 바란다. 세한기업의 유일한 후계자도, 전교회장도, 전국모의고사1등이란 타이틀도, 내가 그렇게나 질리도록 들어왔던 것들인데 새삼스레 너무 그리워지는것 같단 말이지. 그럼 그 20년을 빙자한 너의 2년은 대체 어떻게 돌아가고 있었던 걸까. 너는 무엇을 했으며 무슨 실수, 아니 잘못을 저질렀기에 스스로 영혼을 분리했고 소멸 될 수 있단 말인가.
[내가 언니에게 모든걸 줄 수는 없어. 대개는 나 자신조차 알아선 안되는 비밀이 있다고 하거든. 아무리 내가 그분의 자손이라지만, 그 이유 하나 때문에라도 더더욱 알아서는 안되는, 금단의 열매와도 같은 것. 그러니, 그건 언니 스스로 찾아줬으면 해. 그 이후엔, 나의 사명도 끝이 나겠지.]
아니, 그 전에 나는 수락한 적이 없는데 말이지...?!
-촤르륵
사방이 순백의 빛으로 둘러싸였다. 방금 전의 어둠과는 천차만별인 이 광경. 몸이 나른해지고 머릿속이 혼란스러워졌다. 아 제길, 난 내 집으로 돌아가서 류시현이라는 이름에 맞게 전교회장과 전국 모의고사 1등이라는 타이틀에 맞는 삶을 살아야 한단 말이다! 아무리 너의 분신이라지만, 나는 엄연한 한 인간이고 별개의 자아를 가지고 있는 존재임이 분명한데, 왜 너를 위해서 희생되어져야 하는거지?
[미안해... 이 말 밖에는 할말이 없어. 그래서 더더욱 미안해. 내가 해줄 수 있는 것의 한계는, 언니의 본래 세계에서의 '뒷처리'와 나의 전부를 언니라는 타인에게 전수하는 것. 하지만, 결코 실망하진 않을거야. 다 알려줄 순 없어서 조금은 안타깝긴 하지만, 언니가 자연스럽게 자신의 존재를 받아들이고 각성을 해야만 찾을 수 있는 진리이자 '우리들'의 마지막 목표, 이념, 사상. 결코, 언니의 결정을 후회하게 만들진 않을거니까.]
그러게 난 이 '선택'을 한 적이 없다고! 희미하게 머릿속을 헤집고 들리는 음성. 어째 방금 전보다 조금 더 처연해진 듯한 기색이 들었다. 기분탓이리라, 하고 마음을 독하게 잡았다. 하트까지 뿅뿅 날리던 아이었는데 이렇게 낚이다니. 점점더 밝아지는 주위탓에 나도 모르게 눈을 세게 감아버렸다. 마치 말로만 듣던 그 빠순이 라는 것들이 사십, 오십만원을 들이며 마침내 잡아낸 어느 모 가수의 초대형 콘서트의 시작을 열리는 그 순간보다 더욱 심한 빛이었다. 아, 내가 직접 가보진 않았지만 말이다. 지금 상황으로봐선, 정말로 내가 아이의 말을 믿어야 할 때라는걸 확실하게 느낄수 있었다, 아니 믿어야 할것이다. 지금부터 내 머리속에 흘러들어오는 정보들과 쓸데없는 장면들은, 내것이 아니니까.
[참, 그리고 마지막으로 하나 더 붙일게 있는데 말이지. 언니를 데려왔던 그 다섯명, 내가 부탁한거니까 그리 신경 쓸거 없어. 그들도 언니와 나의 존재에 대해서 알고 있진 않으니까. 그저 잠에 들었다가 깨어난 사람처럼 대할거야. 그럼 영원한 작별을 고할께. 그리고 '그'에게 안부좀 전해주겠어? 그의 이름은...]
마지막이 점점 작아지더니, 제대로 듣지 못한채 무의식에 내 모든것을 맏겼다. 그리곤 서서히 초점이 맞춰지고 주위가 한눈에 보이기 시작했다. 내가 현재 누워있는 곳은 무척이나 푹신푹신해 침대같았고, 흐릿한 눈에 힘을 주자 시야를 분간할 수 있게 되었다. 그것은 너무나도 선명한 초록빛의 향연. 산뜻한 느낌이 들기도 전에 정면에 보이는 인영때문에 시선을 돌릴 수 있었다. 머리와 똑같은 녹빛을 지닌 눈가에 맺힌 물방울 때문에 심지어 나조차 고독한 느낌이 들어버렸다.
"...이안."
"시엔님."
이안. 프레이안 레디우스 세르티온. 내 직속인 샤텐 기사단의 기사단장임과 동시에 1대대 단장. 심복. 뒤를 안심하고 맡길 수 있는 몇 안되는 남자중 하나. 날 최측근에서 보좌하는 자. 내가 좋아하는 초록색을 유일하게 지니고 있는 그. 나의 사랑하는 이안. 내가, 정말로 많이 사랑하는...
휴우- 이게 그 아이가, 시엔이 내게 준 기억중 이안이란 자에 대한 간략한 설명이라고 할 수 있다. 정말로, 그 아이의 말이 맞다는 것을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초면인 사람에게 이리 친근한 어조로 이름을 말하고, 게다가 이안이라는 자에게 듣는 '시엔'이라는 이름이 그리 낯설지가 않으니까. 그게 내 이름인가보다. 갑자기 머리가 띵해온다. 휴우증인가. 하긴, 타인의 수많은 기억들이 속속들히 내 머릿속으로 주입되어지고 있는데, 당연한거겠지. 머리를 부여잡고 침대에서 간신히 상반신만을 올려앉았다. 여기는...
방이로군. 728일간의 단잠이라니, 이거 정말 사람일 할 짓이 아닌걸. 머리에 올려놓은 손을 내려 자세히 살펴보았다. 류시현으로 살고 있었을때와 별반 다름없는 길이와 피부색이지만 한가지 다른점은 손에 생채기가 한둘이 아니라는 것. 맞다, 검을 한다고 했었지 참. 어느새 머리카락이 한두가닥 내 눈앞으로 당도했다. 마치 은빛 실타래 같은 것이, 으응? 은빛? 머리를 한 움큼 쥐고 눈앞에 갖다대 보았다. 의아하다는 눈길이 보였지만 무시했다. 누가 봐도 지금 난 그저 무표정인채 머리를 조심스레 흟어보는 인형을 만드는 공인의 손길과 같아보일테니. 아 표현이 조금 심했나.
은발이라... 은발. 내친김에 내 얼굴도 찬찬히 흟어보잔 생각에 손을 내밀고 말했다.
"작은 거울 하나 건네주겠어?"
어느새 내 손에 쥐어진 손거울 하나. 눈을 보니 지구에서의 서양에서도 잘 볼 수 없었던 은안(銀眼)이었다. 이거, 지금 생각해보니 꽤 괘심하네 그거? 난 허락이니 수락이니 부정도 하지 않았는데, 멋대로 끌고 온거잖아. 게다가, 뒷처리라고? 하, 그럼 세간에선 내가 죽었느니 실종됬다느니 뭐라 떠들겠고 학교에선 만년 2등인 이름도 기억 안나는 남자애가 얼씨구나 좋아하겠군. 그래도 얼굴은 그럭저럭 괜찮으니 잘된건가. (남들에게선 대륙 최고의 미인이라는 말을 들어도 부족한 판) 대체적으로 미인상이었다. 운동을 해서인지 몸매에 볼륨감도 있었고 손에 박힌 굳은살을 빼곤 손등쪽, 즉 표면적으로는 아리따운 가녀린 여인의 청초한 모습 그 자체일것 같으니.
"하아..."
한숨이 절로 나왔다. 이제부터 새로운 생활을 해야 한다니. 반 강제적이긴 했지만, 그래도 이 몸의 주인이 울고불며 부탁한 일이니 할 수 없지 않나. 게다가 조금은 흥미가 생길것 같기도 했다. 시엔의 직위는, 적어도 꽤나 고위급 귀족인것 같았으니 말이다. '페르디시엔 루 레히테른'이 대체 뭐냐고. 공작이나 후작이라는 간단한 칭호만 있으면 되지 않아? 내가 적어도 미련이 있는 것이라곤, 우리 가족과 내 친구, 영인이뿐. 엄마는 걱정하지 않실까? 아버지는 하나뿐인 세현기업의 후계자가 사라졌다고 안절부절 하시겠지. 영인이는 내가 사라졌다고 한번 터뜨리면 절대로 멈추지 않는 울음보를 다시 한 번 또 터트릴거라는데 모든것을 걸겠다. 근데 여기 왜이렇게 어두운거야.
고개를 절레절레 젓다가 갑자기 어두워진 고개앞을 바라보니, 이안이 내 앞에 서있었다. 어제인지, 오늘인지도 모르는 나와 이안의 첫만남은 그저, 초록색으로 온몸을 도배한 어떤 정신나간 미친 사람이 퍼포먼스를 구사하다 갑자기 사라진걸로밖에 기억에 안나는데. 어째, 조금 미안하다.
"시엔님, 괜찮으십니까."
"응, 괜찮아. 무리만 안하면.
손을 들어 초록색 머리를 쓰다듬었다. 불안해하던 눈길이 눈꺼풀 사이로 사라졌다. 침대에 앉은 내 높낮이를 맞추기 위해 무릎을 꿇고 내 손길을 그대로 받아들였다. 부들부들한 느낌이 염색하지않은 천연 모발이라는 사실을 부각시켜준다. 이제껏 아무리 미소년이니, 꽃돌이니, 연예계에서 최고로 잘나가는 스타라고 해도 눈짓 한번 안주던 내가 이렇게까지 할 수 있다는 것은, 우리 둘 사이에 흐르는 미묘한 어색함과 위화감을 없애기 위해 내가 안간힘을 쓴다는것과 함께 이안의 외모도 한 몫 톡톡히 했다고도 할 수 있었다.
"일어나야겠다."
"...예."
시엔의 성격이나 습관, 행동들이 어땠는지 확실하게 알지 못했기 때문에, 아니 알고 있다고 하더라도 시엔 그대로의 모습은 절대로 보여주지 않을 생각이다. 그 아이가 나를 이곳으로 끌고온 이상, 이제는 내 방식대로 이곳을 맞출 것이니까. 아무리 영혼이 같다지만, 나와 시엔은 별개의 자아이다. 이제와서 시엔을 믿는 나 자신이 너무 한심스럽게도 느껴지지만, 기왕 숙제와 학업에 뭍혀 지내는 것보단 이런 생활이 일탈을 가져올 수 있으니까. 그러니까, 아무리 내가 시엔의 육신을 가졌다지만 그 그릇안에 담긴 영혼은 엄연한 다른사람이다- 라는 것이다. 이 사실을 알고있는 자가 있든 없든, 나는 이제 명목상의 시엔으로, 하지만 진심으로는 류시현으로 타인을 대할것이다. 그러니 나의 이 발언에 잠깐 뜸을 들인 이안을 뭐라고 하지는 않았다. 지금까지의 태도를 보아와선, 내가 시엔과 많이 다르다는 것 때문에 잠깐의 혼란을 느꼈기 때문이라고 나는 확신할 수 있으니까. 하트를 뿅뿅 날리고 '데헷'하던 그 어조. 심히 공감이 가기 때문이라면 이해를 하려나.
일어나려던 다리가 후들거렸지만, 이안이 잡아줄려고 내뻗었던 손길을 저지했다. 나는 약하지 않으니까. 아무리 시엔, 네가 여기에서 어떠한 대접을 받고 살아왔고 어떠한 관계를 맺었는지는 몰라도, 나는 그것을 다시 재구성할 작정이다. 네가 원한게 이것이 아니었더냐. 침대를 둘러싼 휘장을 빙자한 커텐을 걷는 이안을 바라보고, 다시 내 앞으로 바라보았다.
"에르시오네 샤이 프로피티아 페르디시엔님을 뵙습니다!!"
가관이다. 첫만남이 그리 좋지 않던지라 첫인상도 그만큼 호의적이진 않았던 다섯명. 이름 뒤에 들어가 있어야 할 나의 직위명은 함구적으로 묵언한 듯이 틀림없었다. 시엔이 언젠가 그들에게 부탁아닌 협박을 가행했을지도. 그자들이 내 앞에 이렇게 무릎을 꿇고 있다. 내심 시엔 그 아이의 영향력을 실감시켜주고 있다. 하지만 내가 생각하기엔 그건 오직 이 다섯에게만 적용된것 같아서 말이지. 그래, 아마도 이 방을 벗어나면 표면적으로나마 나의 귀환을 축하하기 위해 이 건물(아니면 성)에 거주하고 있는 모든 사람들이 나를 향해 무릎을 꿇으리라. 이름이 네개나 있으니, 그만큼 귀한 대접을 받고 있다는 말이기도 하니, 그만큼의 사람들을 일일히 받아야 한다는 말이다. 아아 귀족이라는게 이만큼 귀찮은 것이었을 줄이야.
"일어나라."
이안과 별반 다름없는 모습들. 쭈뼛쭈뼛하게 자리에서 일어나고 고개를 숙인채 미동도 않는 그들이다. 너희들이 느끼는 감정은 대체 무엇이지? 내가 귀환했다는 것에 대한 경의를 표하나? 아니면, 내심 죽기를 바랬는데 이렇게 멀쩡히 돌아와서 살고 있다는것에 대해 자신에게 느끼는 모멸감? 일을 제대로 이행하지 못했다는 열등감? 아니면 그저 평범한 주군과 신하 사이의 극적인 감정인가.
- 터벅 터벅
창가로 걸어가 창문 앞에 바로 섰다. 밖은 아침 일곱시도 안 된 듯한 어쩡쩡한 하늘빛과 회색의 조화로만 이루어진 하늘이 현재가 새벽임을 알게 해주었다. 문뜩 팔에 느껴지는 감촉을 따라 손에 시선을 두었다. 원래부터 갈아입혀져 있었는지 모를 하늘하늘한 보랏빛의 실크드레스가 팔목까지 감고 있다. 팔을 들어 문을 열자, 차갑고 수분을 교묘히 실고 들어오는 새벽의 바람이 방안을 휩쓸고 돌아다녔다. 해는 아직 구름에 끼인 상태. 아아 단잠에서 일어나 마주하는 하늘이 이렇게 꾸리꾸리 하다니, 그래도 기분은 좋지도 나쁘지도 않았다. 내 현재 상태를 그대로 반영해주는 이 하늘이 이렇게 반가울 수가 없다는것 조차 나는 아직까지 실감하지 못했기 때문.
그래, 에르시오네 샤이 프로피티아 페르디시엔. 너는 내게 류시현을 버리고 이 삶을 택하라 했다. 선택의 여지가 없는 일은 자의든 타의든 언제나 좋지 못한 종말을 가져옴을 너도 알고 있을터. 그래서, 나는 아직도 너의 의중을 알아채지지 못했다. 그 이유가 단지 네가 버리고 떠난 후 남겨있을 이 자들을 위해서인지, 아니면 나도 모르는 다른 그 무엇을 위해서인지를. 그럼에도, 나보고 너의 파괴를 대신해서 살아달란 뜻이겠지? 너의 종말을 대신해 남은 생을 나에게 바친 너. 너의 모든것을 댓가로 남은 퍼즐을 나에게 맞춰달라 부탁한 너.
페어플레이(Pair Play). 기브 앤드 테이크(Give & Take).
하지만 그토록 원한다면, 그리 해주지. '에르시오네'로서, 삶의 마지막까지 모조리 이행해 주겠어. 너의 행동이나 습관, 자태나 분위기 어떤것 하나 닮지는 않겠지만, 고고한 그 자태 하나만은 확실하게 보여주도록 하지. 그것이 나를 이 지경까지 만든 너를 위해 내가 보내는 최소한의 예의.
고개를 돌리자, 반대방향으로 부는 바람이 은발과 드레스를 펄럭여 시야를 가렸다. 그 찰나의 시간, 보이는 너희들의 시선. 마주보는 눈길들. 놀라움과 두려움, 그리고 환희로 가득찬 그 애틋한 느낌들을.
너는 두번 다시 보고 느낄 수 없을것이다. 오늘부터, 너는 이제 네가 아닌 나이니까.
"오랜만이야, 다들."
그런 불쌍한 너를 대신해서, 나는 너의 것들에게 거짓을 말할 수 밖에 없다.
그런 불쌍한 너를 위해, 나의 이름 '류시현'을 버리고 완벽하게 살아보이겠어.
그러니 기대해도 좋아. 지휘자가 되어, 그 휘하의 연주자들을 조종하고 악기들을 다루고 연습하는 나의 모습을.
새벽하늘 아래에서 시작된 우리들의 광시곡을.
FRAMGENTS - BY AUTHOR 'SORYU'
저의 극악연재를 기다려주신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와 감사의 말씀을 전하겠습니다__
하하하 제가 조금... 아니, 많이 늦었ㅈ..?!!
에엣- 그동안, 피아노 콘서트니 일본어 능력시험이니
뭐니뭐니 하는 일들이 많이 있어서;ㅁ;
게다가 이 소설은 그냥 프롤만 올리고
잼 없으면 버릴까도 했던 소설인데;o;
이렇게까지 애정해주시는 분들이 많아서,
기왕 할거 완결까지 내자-
하는 생각으로 마음 굳게 먹었습니다.
하핫, 그래도 역시 저는 조금, 아주 조금 소심한 편인지라;ㅁ;
별로 인기 없다 싶으면 그냥 때려치울랍니다=ㅁ=
* ㅋㅋㅋ 오랜만에 내서인지, 문체가 조금 아리까리 해요^^
오타, 문법, 모순된 말, 등등 지적 받습니다__
* 우어어 이번편, 이해가 많이 안가실수도... 있을거예요@_@
아니아니, 이해가 안가실겁니다!!!
이게 이해 가신다면 당신은 초인이심담-_-
차차, 세계관이라던가 주인공 소개글은 나올거구요,
그냥 이번편은 궂이 깊게 파고들지 마시고, 술레술레<? 읽어주시면 된답니다 하핫;ㅁ;
* 어흐흑 혹시 보신 분들이 있으실랑가 모르시겠지만,
제가 써야 할 새랩(어감 되게 이상하다;;)은 구상도 안해놓고,
다른작만(= Twilight 황혼을 기억하라) 끄적거리다가 탱자탱자 놀고만 있었더랬죠--^^
일.능.시험은 12월 6일 끝냈심더__<<!!
ㅋㅋㅋ 잘 하면, 주말연재 or 싸이클 들어설 수도 있을겁니당ㅇㅁㅇ
* 혹시나 해서 하는 말이지만,
정말로 제가 위해 써놨던 책이 실제로 존재할 거라는 생각은 그만두십셔;ㅁ;
그리고, 저 위에 책의 저자는 제 이름입니다!!
ㅋㅋㅋ 이름 팔아묵읏다 아이가<...님아
*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댓글 달아주시면 자동적으도 업뎃쪽지 통보입니다__
싫으신분들은 안해달라고 소리쳐주시길..../담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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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어억 소아언니이이이 이안, 암암 좋지 하하하 하지만, 고놈은 내꺼라는거-_-< 시온에게 주기 전까진 내가 남몰래 아껴주겠으 ㅋㅋㅋ 땡스해^^
삭제된 댓글 입니다.
♬ 리브님,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 저건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책이랍니다-_- 허구일 뿐이에효;ㅁ; 하핫, 드디어 왜 새벽인지 대강은 이유가 드러났습니다!!! 우어우어
역시 판타지 소설 은 어렵군요... 다시한번 읽어봐야겠어요...ㅠㅠ 여전히 문체 도 좋구요 ^^쪽지 확인 오늘 했어요 ~!! 계속 업뎃 해주세요 .
일능.화이팅 하시구요 ^^*
♬ 아베그님 감사합니다 ^0^ 일능은 이미 6일날 쳤어요... 근데,,, 떨어질 것 같은 예감이 물씬;ㅁ; 하핫
흐아앙.......ㅠㅠ 너무 깊게 파고들며 진지하게 일겅ㅆ네요ㅠㅠㅠㅠ 저는 초인이 아닌가 봅니다... 반은 이해되고 반은 이해안되고ㅋㅋㅋ 어렵지만 그래도 이런 문체 정말 좋아해요! 앞으로도 잘 부탁드릴께요! 아참, 읽다가 오타를 봣어요;; 책같은 문단들 다적고 시작하는 부분에 /마치 이곳처럼. "여긴 어디지?" 아무(엇)도 없다./ 아무(것)도 없다. /그리고 /[하아... 못믿겠으면,~증(멸)해 보일 기회를 줘.]/ 증(명)해 보일~ / ㅎㅎ 시혐 끝나신거 축하드려요! 이제 재밋게 놀일만 남으셨겠네요~ ㅋㅋㅋ업뎃쪽지 감사합니다!
♬ 코로요님 오타지적 감사드려요!!! 헤헷 프롤은 그저 껌값이고, 이제부터가 첫화인데 당연히 이해 안가시겠지요.... 가신다면 정말로 초인임당;ㅁ; 차라리 제가 글을 더 길게 썼어야 했을거야요,,,
기네요. 길어서 고마워 눈물이 흐릅니다. 훌쩍. 이러다가 나 육식님 두고 바람피는거 아니야?
♬ 복숭아님, 육식님 두고 바람피시면, 그 피해는 저에게로 온답니다=ㅁ= 저, 미움받기 싫어요(히잉)< 길다니, 프롤보단 못할걸요...;ㅁ; 만자를 넘기는게 제 소원이랍니다 하핫
기네요. 길어서 고마워 눈물이 흐릅니다. 훌쩍. 이러다가 나 육식님 두고 바람피는거 아니야?
♬ 길다라는것에는 저조차 수긍합니다__ ㅠㅠㅠ 타입하느라 팔빠지는줄 알았심더;ㅁ;
잘보고갑니다~매력적인글이에요!!
♬ 절망님, 매력적이라니, 그보다 더한 찬사는 없을거 같아요!!! ㅠㅠㅠ 감사합니다__
아아, 책이 실제했었다고 생각했습니다만.. 아니었군요. 쿡쿡. 세계관이 튼튼하고 크군요. 세우시느라 고생하셨을 듯 합니다만? 쿡쿡. 역시.. 아무리 봐도 훔쳐가고 싶은 문체입니다. 쿡쿡. 주인공의 성격도 제가 선호하는 타입이군요. 무튼, 여러모로 오랜만에 푹 빠져 읽을 수 있는 소설이라 즐겁네요. 쿡쿡. 다음편 기대하겠습니다^^
♬ 월흔님 감사합니다 ^0^ 문체는 요즘 아리까리 할까 해서, 꽤 많은 컴플레인을 받을거라 예상은 했었지만,.,,;ㅁ;ㅁ;
길지만 그래두 이 짧은 듯한 느낌은 멀까요?ㅜㅜ그만큼 글에 빠져들었어요ㅎㅎ 읽어왔던 판타지와는 내용 구성이 달라서 계속 다음 내용이 기대되요~ㅎㅎㅎ 너무 가볍지 않은 이런 주인공의 성격이 계속 유지됬으면 싶어요~아,,!업쪽 감사해여~
♬ 아윙님, 최고의 찬사 감사드려요~~~~^^ 짜,,, 짧았나욤;ㅁ;ㅁ;ㅁ; 그래도 프롤보단 긴데... 만자가 되는데.... @_@ 재밌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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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블리님, 프롤에서 보다가 여기서도 보게되네요. 언제 한번 날 잡아서 전체적으로 수정하겠습니다<응?//랄까, 어익후 미세한 오타까지 지적해주시고, 감사합니다^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