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섭이가 전하는 고향 소식 스크랩 ‘돈 실러 가자 ’ 영광 법성포 진내리 굴비마을
김효진(50회.) 추천 0 조회 87 11.09.12 08:02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전라도이색마을]‘돈 실러 가자 ’ 영광 법성포 진내리 굴비마을

[전라도이색마을]<10> 영광 법성포 진내리 굴비마을
물이 넘쳐‘다랑가지’… 사람도 북적
띠로 묶고 걸대에 걸고 나면‘노다지’
겉모습만 따라하는 곳 많아 걱정거리


2006년 05월 17일 00시 00분 입력


김기순 할아버지가 걸대에 걸린 조기 한 두름을 들고 환하게 웃었다




다랑(多浪)가지. 옛 사람들은 이곳을 이렇게 불렀다. ‘물결이 넘쳐 흐르는 곳’. 파도따라 밀려든 조기떼에 돈까지 넘쳐 흘렀다. 그래서 전남 영광 법성포 진내리 사람들은 철이 되면‘돈 실러가자’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다. 배를 이끌고 나가면 그냥 금세 부자가 됐다. 신이 나고 흥이 돋았다. 막걸리도 금방 동이 났다.

‘다랑’은 말 그대로 물결이 많다는 것. ‘가지’는 ‘곶’이 변이를 보이다 가지에 이르렀다.

5월의 햇살이 제법 따가워졌다. 물이 다 빠져 고깃배들은 뻘 위에 턱 하니 걸쳐 있다. 30도정도 기울었다. 갯바람은 살랑, 불어 깃발이 흩날렸다. 이 바람에 갈매기 십수마리가 횡으로 종으로 날갯짓을 했다. 으응 으응. 소리까지 지르며 먹이를 찾아 다녔다.

이제는 예전의 포구가 아니다. 콘트리트로 단장한 물량장이 바다와 맞닿아 있다. 현대식으로 만들어진 걸대에 걸린 조기가 햇볕을 마음껏 쬐고 있다. 굴비가 돼 가고 있다.

열여섯살때부터 배를 탔다는 김기순(70) 할아버지. 지금도 굴비를 팔아 생계를 잇고 있다.

“그때는 장관이었제. 13단짜리 걸대에 일종의 풀인‘띠’로 잘 엮은 다음 그 사이사이에 짚을 함께 넣었어. 그것이 이제까지 이어져 오고 있제. 옛 수협 건물을 사이에 두고 이 길고 널따란 다랑가지에 수십, 수백개의 건장에 조기들이 내걸린 걸, 상상해봐. 아련해”

담배를 꺼내 물었다. 연기가 오르자 회한이 깊어졌다.

“영광굴비라고 하지만 실제는 법성포굴비라고 해야 정확한 것이여, 군에서야 이름을 날려야 하니까 그렇지만 법성포굴비라고 해야 진짜 다랑가지굴비지. 월매나 넘쳐났든지 이름도 다랑가지 아닌가. 오죽허면 경비정들까지 나서서 감독하고 나섰겄는가. ”

올해는 2월중순에 알이 잔뜩 든 고기들을 받았다. 큰 고기면 12시간 염장을 하고 작은 것들은 여덟시간 정도 염장을 한다. 이후 3개월간 칠산바다를 거쳐 들어오는 해풍에 말린다. 혹 비가 오면 처마밑으로 옮긴다. 비를 맞춰서는 맛이 제대로 들지 않는다. 6월께가 되면 ‘곰팡이’를 우려해 냉장고에서 숙성시킨다. 양력 9월이 되면 출하한다.

이날 서울서 손님이 들었다. 박동필(68)씨가 자신의 저장고 속 큰 냉장고에서 굴비 두 두름을 꺼냈다. 값이 예상보다 저렴했다. 씨알별로 다르지만 5만원대면 한 두름을 살 수 있다. 굴비 이마에 ‘다이아몬드가 박혀 있는 것’을 보니 틀림없다.

영광법성포굴비 명품사업단 허광석 상임이사. “굴비두름의 노랑색 끈맺음은 원래 영광법성포굴비만 사용했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부산과 제주, 담양, 추자도 등 모든 지역에서 노란색 끈을 사용합니다. 법성포굴비는 마지막 끈맺기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은밀히 가격을 표시했습니다. 다른 곳에서 그것까지 따라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영광 법성포 굴비가 품질에서 뛰어나다는 것을 증명합니다. 문제는 앞서 언급했듯 ‘따라하기’가 도를 넘어섰다는 사실입니다. 깊게 한번 생각해야 합니다.”

이에따라 영광법성포굴비 명품사업단은 혹 ‘법성포’ 명의를 단 굴비제품들에 이상이 있으면 반드시 사업단으로 연락을 해달라고 전했다. 그래야만 ‘가짜’가 사라지고 진짜 영광법성포굴비가 옛 명성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굴비는 찬물에 밥을 말아 백반으로 먹어도 별미다.





우성진 기자 us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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