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46) 2022년 12월 2일 기호일보
아버지가 아들에게 너! 애비 잘 만난 줄 알라
중소도시 변두리에서 일정한 직업이 없이 그날그날 잡일을 해서 먹고사는 가난한 중년의 한 남자가 여름 더위를 피해 열두 살 아들을 데리고 마을 뒷산에 올랐다.
여름 따가운 햇살을 피해 나무 그늘에 앉아 마을을 내려다보는데 마침 옆집 길동이가 짐을 가득 실은 손수레를 끌고 길동이 아들이 뒤에서 밀고 가고 있었다.
그것을 보고 아들을 부르며 “애야 저기 저것 보이지?” “예 아버지! 손수레를 끌고 가는 것 말이죠?” “그렇다.” “그게 어때서요?” “어떻다는 게 아니라 이 더위에 짐을 가득 실은 손수레를 아버지가 앞에서 끌고 뒤에선 아들이 밀고 얼마나 힘들겠니?”
“아들 너 이 애비에게 감사하다고 해라. 애비 잘 만나 이 더위에 시원한 그늘 밑에서 이렇게 지내고 있지 않니? 이 애비 말이 맞지?”
아들은 아버지가 하는 그 말을 들으며 마음속으로 먹고 싶은 것 먹지도 못하고 입고 싶은 옷 입지도 못하고 그래서 친구들로부터 따돌림을 받고 사는데 아버지는 그것도 모르고 아버지 잘 만난 줄 알라 말하니 어처구니가 없었다. 그래서 빙그레 웃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대부분 사람들은 훌륭한 부모를 가진 사람, 많은 재산을 상속받은 사람, 그리고 똑똑하게 태어난 사람을 부러워한다.
그러면서 그렇지 못한 부모를 원망하며 산다. 그 뿐만 아니라 그 사람처럼 게을러 남들 보기 싫게 가난하게 살면서도 자기 자신이 잘났다고 생각한다.
여기서 우리가 알아 둬야 할 것은 부모가 자식에게 아버지 잘 만난 줄 알라 그렇게 말할 수 있는 부모는 오히려 그런 말 하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어떻게 하면 자식의 미래를 위해 보다 도움이 되도록 할 수 있을까? 걱정을 한다. 자식에게 너 부모 잘 만난 줄, 애비 잘 만난 줄 알아야 한다. 그런 말 하지 않는다.
이미 오래 전 고인이 된 해태제과 창업자인 박병규 회장은 자식들에게 열심히 살지 않고 빈둥대면 부모재산 단돈 한 푼도 주지 않겠다. 그러면서 열심히 하라고 가르친다고 했다.
1970년대 초 그가 태어난 고향이자 모교인 광주광역시에 있는 극락초등학교에서 도서관과 강당건축 관련 기부금모금을 위한 학부모 회의석상에서 학부모들에게 단돈 100원씩이라도 모금을 해놓고 모자란 비용에 대해 당신이 기부를 하라고 하면 얼마가 됐던 자기가 부담하겠다며 그렇지 않고 전액을 자기에게 부담하라고 한다면 저는 할 생각이 없다. 그 점을 이야기하기 위해 여기에 왔다고 말했다.
누군가의 도움만 믿지 말고 먼저 스스로 노력함을 보이라는 뜻이었다. 마찬가지로 자식도 부모재산만 믿고 살지 말고 스스로 무엇인가 열심히 하라는 가르침이었다. 자신은 시골의 가난한집에서 태어나 일직이 객지로 나가 하루하루를 밤낮없이 힘든 일을 하며 성실하게 살았다고 했다. 또한 정직을 그 무엇보다 중시했다. 조금도 남부끄럽지 않게 살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정직함을 바탕으로 근면 성실하게 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늘 자식들에게 그렇게 가르친다고 했다.
직업도 없이 가난하게 살면서 자식에게 애비 잘 만난 줄 알라며 아들을 무능하게 만든 그런 사람이 돼선 안 된다. 자식의 미래를 위해서 해태제과 창업자 박병규 회장과 같이 가르쳐야 한다.
자식의 미래는 가정교육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며 가정교육이 밑바탕이 돼 인성이 형성되고 삶에 대한 의지 또한 달라진다. 어떤 경우도 잘 못된 부모의 모습을 자식들에게 보여줘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