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찌감치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짓고 다소 여유로운 상황에서 시즌을 마무리하고 있는 곰돌네들입니다.
이런 여유를 얼마만에 맛보는 것인지... 감회가 새롭습니다만 이제 다가올 플레이오프를 생각하면 다시 복잡해집니다.
1. 빈약한 공격력
최근 4연승, 지난 10경기 8승 2패... 얼핏 보면 나무랄 것 없는 성적입니다. 하지만 경기 내용으로 파고들면 저 성적만큼 만족스럽지 못한것 또한 사실이죠. 최근 10점차 이상으로 크게 이긴 경기가 뉴올리언즈와의 홈경기 뿐이었습니다. 그만큼 최근 경기들 접전을 치루면서 체력 소모를 심하게 했다는 뜻도 되겠지요. 접전에서 이기는 경기도 상대 실책이나 수비 성공이 대다수지 득점으로 이기는 경우는 거의 없었습니다. 어제 샬럿전도 헨더슨의 드리블 실책, 오늘 포틀 경기도 게이의 블락이 성공해서 이긴 경기였죠. 상대에게 이런 기회를 줄 수 밖에 없게끔 바로 전 포제션에서의 공격을 제대로 성공시키지 못하는 것은 분명 플레이오프에선 큰 마이너스가 될 겁니다.
그리즐리스는 서부에서 최소 실점팀인 동시에 최저 득점팀입니다(뉴올 제외). 탄탄한 수비는 칭찬해 줄만 하지만 그 만큼 공격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자연히 한단계 높은 수비 레벨을 선보이게 되는 플레이오프에선 큰 재미를 못볼 수 밖에 없습니다. 물론 최근 경기는 주전들 체력안배와 더불어 후보선수들 기량점검차 출전시간 분배를 충분히 해 주는 식의 로스터 운영이 이뤄지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 거라 이해는 하겠지만, 이런 경기력이 자꾸 몸에 배어서 좋을것 또한 없습니다.
일단 그리즐리스의 공격이 한 단계 올라서려면 작 랜돌프의 기량 회복이 필수입니다. 랜돌프는 복귀 후 30분 넘게 뛴 경기가 단 2경기에 불과합니다. 지난시즌까지 그의 상징적인 스탯이었던 20-10 기록은 한 번도 없었고 20득점 이상 기록도 복귀전이었던 랩터스와의 경기가 전부입니다. 일단 기량 하락이 의심되는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남은 정규시즌을 컨디션 조절차 뛰게하고 플레이오프가 시작되었을 때 제대로 뛰게 하려는 계획이 있을수도 있기에 일단은 더 지켜봐야하겠죠.
2. 순위 싸움
현재 서부컨퍼런스 5위입니다. 4위인 클리퍼스와는 한 경기 더 치른 반게임차, 3위인 레이커스와는 한게임차입니다만, 양 팀 모두에게 시즌전적에서 밀려있기 때문에 사실상 두게임차가 난다고 봐야합니다. 남은 일정을 봐도 레이커스는 시즌 마지막 경기인 킹스전을 승리할 가능성이 높기에 3위 탈환은 불가능하다고 봐야합니다. 그러면 자연히 클리퍼스로 눈을 돌리게 되는데, 이것도 여의치 않습니다. 일단 마지막 홈 경기를 호네츠와 치루는데 호네츠는 에릭 고든을 포함한 주전 몇 명을 제외한 상태로 클리퍼스 원정을 떠날 계획이라 클리퍼스가 질 가능성이 굉장히 낮습니다. 이 경기 뒤로 있는 호크스와 닉스의 원정경기가 중요한데요, 호크스는 홈코트 어드벤티지 사수를 위해서라도 끝까지 풀 전력을 이용해서 경기를 치를 가능성이 있지만 닉스는 사실상 7위가 굳어졌기 때문에 굳이 무리해서 이기려고 하지는 않을수도 있습니다. 그리즐리스가 4위로 올라서려면 남은 2경기를 모두 이기고 클리퍼스가 남은 경기에서 2패 이상을 해야 하는데 이럴 가능성이 낮다는 겁니다. 차라리 지금부터라도 플옾을 대비해서 벤치멤버로만 경기를 치루고 주전들에게 휴식을 주면 좋겠지만 혹시 모를 4위 가능성 때문에 그러지도 못하는게 현실입니다.
자칫 잘못하면 주전들 시즌 끝까지 혹사당하고 순위변화는 없는 허무한 결과를 받아볼 수 있는 그런 상황입니다.
3. 플레이오프 성적
냉정히 보면 이번 시즌은 홈코트 어드벤티지를 따지 못할 경우 1라운드 탈락이 유력해 보입니다. 변수가 될 수 있는 요인은 작 랜돌프의 기량회복인데요, 과연 홀린스 감독이 어떤 식으로 플레이 오프를 준비할 지 궁금할 따름입니다. 지난 시즌 그리즐리스가 훌륭한 포스트 시즌을 보낼 수 있었던 원동력은 정규리그에서와는 완전하게 다른 스타일의 농구를 선보였기 때문이었죠. 허나 이번 시즌에도 그런 경기력이 나올 수 있을지는 조금 회의적입니다.
개인적으로는 플레이오프가 시작되면 작 랜돌프를 주전으로 올릴 것으로 봅니다. 어차피 단기전 승부인 만큼 주전과 벤치간의 전력 격차를 늘려서라도 주어진 시간에 전력을 극대화하는 로스터 운영으로 변화를 줄 것으로 보입니다. 위에서 언급했지만 작 랜돌프가 지난 플레이오프 시즌급의 활약을 해 줄 수 있다면 업셋도 가능합니다. 하지만 최근 보여주고 있는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것과 같은 부진한 모습을 보인다면 그대로 1라운드 후에 다음 시즌을 준비해야 하겠죠.
문제는 이번 시즌이 현 그리즐리스가 갖춰 놓은 최대 전력으로 승부를 볼 수 있는 마지막 시즌이라는 점입니다. 랜돌프의 거대 장기계약으로 인해 이번 시즌 후 RFA가 되는 마요, 아써, 스페이츠를 모두 못잡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세 선수 모두 세컨 유닛으로 120% 활약을 보여주면서 그리즐리스 벤치 강화에 선봉 역할을 했던 선수들인데, 이들 모두를 놓치고 최저 계약과 루키 계약을 이용한 대체 자원을 써야 한다면 전력 약화는 불가피해지겠죠. 랜돌프는 이제 기량이 계속해서 내려갈 선수고요.
그리즐리스는 뭐가 되었든 이번 시즌에 모든 것을 걸어야 할 겁니다.
4. 에이스 작 랜돌프
시즌 초 안타까운 부상을 당하는 바람에 이번 시즌 대다수를 결장한 랜돌프... 지난 3월 중순부터 건강하게 복귀해서 잘 뛰어주고는 있습니다만 모두들 보시다시피 우리가 기대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게 사실입니다. 개인적으론 기량 하락이 있지만 그렇다고 지금 보여주는게 전부라고는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플레이오프에 들어서 주전으로 올라가 뛰면서 예의 20-10 머신급 활약을 보여줄 거라 믿어요.
하지만 위에서 언급했듯이 랜돌프 하나 지키면서 그리즐리스는 핵심 세컨 유닛 셋을 모조리 잃어버리는 위험을 감수해야 합니다. 랜돌프가 없을시 성적 하락이 우려된다면 어쩔 수 없겠지만 랜돌프 없이 치룬 시즌 성적은 24승 15패, 랜돌프와 함께 치룬 성적은 15승 10패로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일단 지난 시즌 랜돌프의 에이스 역할을 루디 게이가 잘 해 주고 있는데다 마크 가솔의 한 단계 성장한 플레이, 새로 영입된 백업 빅멘 멤버들이 충실하게 팀 플레이에 녹아들어 줬기에 핵심 백어 멤버인 더렐 아써의 시즌 아웃 공백을 잘 매꾸면서 전력 유지가 되었다고 봅니다. 지난 시즌 우려스러운 모습을 자주 보여줬던 마요는 이제 팀엔 없어서는 안될 벤치 핵심 득점원이자 플레이 메이커로써의 역활을 너무나 잘 해 주고 있으니 오히려 지난 시즌대비 정규시즌 성적은 향상되었죠.
랜돌프 존재 유무와 상관없이 팀 성적은 잘 유지 되고 있고 핵심멤버들은 아직도 경험을 쌓으며 성장이 가능한 로스터가 그리즐리스의 현 선수단 모습입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랜돌프의 이번 플레이오프 성과에 상관없이 셀러리 비우기 용으로 오프시즌에 트레이드를 하는 게 좋다고 봅니다. 앞서 얘기했지만 그리즐리스 선수단에 필요한 것은 계속적인 경험치이지 더 이상의 특급 에이스 선수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랜돌프의 대체자원은 있지만 마요, 스페이츠, 아써... 이 셋을 한꺼번에 대체할 자원은 없다는 것이죠.
여기 알럽 게시판을 보면 1라운드에서 기피해야 할 팀으로 그리즐리스를 거론하고 있습니다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그렇게 강력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게 사실입니다. 홀린스 감독도 아마 지금은 팀의 약점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플옾을 대비해서 마련하고 있을거라 보기에 기대하는 면도 없지않아 있습니다. 하지만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이기에 분위기가 너무 고조되기 전에 잠시 문제점을 짚어봤습니다.
첫댓글 그렇군요. 차분한 마음을 갖게 해주는 글이네요. 저 역시 공격력 부분은 조금 아쉬운 부분이 없지 않아 있습니다.
하지만 게이가 최근 포스트업이나 골밑슛 등의 기술이 많이 향상되서(오늘 몇개의 장면은 조던을 연상시키더군요^^) 안정된 득점력을 보여주고 있고, 오늘 비록 뛰지는 않았지만 벤치에서 밝게 웃는 랜돌프의 모습을 보니 플옵에서는 다시 지난시즌의 포스를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는 기대가 되네요.
그리고 5위로 마감한다고 할지라도 4위가 될 가능성이 높은 클리퍼스와는 한경기 혹은 경기차이가 나지 않은 5위이기 때문에 업셋이라는 단어를 쓰며 어려워 할 필요는 없어 보입니다^^
리그에서 제일 두려운 팀 멤피스..아무쪼록 컨파에서 뵐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메이요와 맥시멈 게이도 명성을 회복하는 플옵이 되기를...
개인적으로는 1라운드는 낙관하고 있습니다. 지금 보여주는 경기력은 분명히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아니죠. 단순히 출전시간 조절 뿐만 아니라 시즌 중반에 보여주던 허슬이나 강한 프레스를 게임 막판이 되지 않으면 보여주지 않고 있거든요.
결국 누구나 다 이야기하듯이 랜돌프가 어느 정도 역할을 해 줄 수 있는가, 그가 지금 조용히 발톱을 숨기고 있는 것인가가 이 팀이 더 높은 고지에 오를 수 있을것인가를 결정하겠지만, 적어도 랜돌프가 최고 컨디션이 아니라도 2라운드 까지는 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특히나 LAC처럼 조직력보다는 개인의 능력에 의존하는 팀은 의외로 쉽게 풀 수도 있다는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