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음보살은 항상 진실한 말씀을 베푸시니
경문 진실어중선밀어(眞實語中宣密語) 무위심내기비심(無爲心內起悲心) 참된 말씀 가운데에 비밀한 말씀 베푸시고 무위심으로 자비심을 일으키십니다.
밀어(密語)는 비밀한 말이라는 뜻인데 뒤에 나오는 천수경의 본문인 「신묘장구대다라니」를 말합니다. 이 밀어를 베푸실 뿐만 아니라 무위심으로 자비를 일으킨다는 것입니다. 현재 불자들이 독송하고 있는 천수경은 「신묘장구대다라니」를 중심으로 앞뒤에 불자들이 애송해도 좋은 구절들을 첨가하여 「독송용 천수경」으로 편찬한 것입니다. 그러나 광본 천수경이 따로 있습니다. 이 광본 천수경은 다른 경처럼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로 시작해서 관세음보살이 부처님께 대다라니를 설하도록 허락해 주시길 바라는 구절로 경의 성립과정이 자세하게 나와 있습니다. 그 때의 상황을 그대로 옮겨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세존이시여, 저에게 대비심대다라니가 있사온 바 지금 설하고자 하옵니다. 모든 중생이 안락을 얻게 하기 위함이며, (중략) 모든 구하고 원하는 바를 만족시키기 위함이오니 바라옵건대 세존이시여, 자비로써 허락하여 주옵소서.”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남자여, 네가 대자대비로 중생을 안락하게 하기 위하여 이제 신주(神呪)를 설하고자 하니 지금이 바로 그 때다. 속히 설하라.”
여기에서 선남자는 물론 관세음보살을 말합니다. 부처님은 관세음보살이 신주를 설하는 것을 허락하고 있는데, 이는 관세음보살의 설법이 곧 부처님의 설법과 같음을 인정하는 것입니다. 광본 천수경에서는 모든 보살을 대법왕자(大法王者), 즉 미래의 대법왕(부처님)이 될 대수행자들이라 표현하였습니다. 부처님께서도 인정하시는 성인인 보살은 항상 진실한 말만 하며 독자적으로 우주의 비밀을 알고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천수경의 신묘장구대다라니는 세상에 모든 비밀을 다 포함하고 있는 참으로 신묘한 밀어(密語)입니다. 그래서 ‘진실어중선밀어’라고 노래하고 있습니다. 관세음보살은 항상 진실한 말을 하고 있으며 자상하게 우주의 밀어까지 베풀고 계신다는 뜻입니다.
‘함이 없는 마음’으로 봉사하라 무위심(無爲心), 곧 ‘함이 없는 마음’은 불교에서 자주 쓰이는 중요한 용어입니다. 보살은 봉사하되 마음에 조금도 했다는 상(생각)이 없는 것을 말합니다. 그런데 무위는 원래 노자의 무위자연(無爲自然) 사상에서 나온 말입니다. 그러나 아무 것도 하지 말라, 인위적인 것을 조작하지 말고 자연 그대로 살아가라는 것을 강조하는 도교의 쓰임새와는 다릅니다. 불교의 무위는 아무 생각도 하지 않는 것이 아니고, 필요한 것은 무엇이든 하되 필요 없는 망념과 헤아림이 없는 무심을 말합니다. 불교는 현실 위에 모든 상황을 다 이끌어가면서 진리와 같은 마음을 내고 살아가게 하는 것입니다. 인위적인 행동 자체는 자제하고 자연스러운 행동만을 강조하며 산 속에 은거하거나 신선이 되고자 하는 도교와는 다르지요. 보살은 중생이 병이 들면 같이 병듭니다. 보살은 평생을 중생을 위하여 살고 목숨도 희생합니다. 이렇게 대자대비심을 가지고 실천수행하면서도 마음 속에 조금도 무엇을 했다는 생각이 없습니다. 수없이 봉사를 해도 했다는 상(생각)이 없는 마음을 무위심이라고 하고 또 이러한 행을 무위행(無爲行)이라고도 합니다. 금강경에서 부처님은 무위심과 무위행을 수 차례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 대표적인 말이 무주상보시(無住相布施)입니다. 마땅히 ‘주상 ’없이 보시하라는 것입니다. 주상은 했다는 생각입니다. 이 생각이 있으면 보살이 아니라고 하였습니다. 때문에 불교의 선(善)은 아무리 큰 복을 지어도 했다는 생각이 조금이라도 있으면 선이 아니요, 공덕이 되지도 않는다는 것입니다. 이는 불교만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선행(善行)의 윤리입니다. 옛날 스님들은 남에게 베풀어 줄 때는 아무리 값진 것이라도 헌 걸레를 주듯이 하라고 하였습니다. 걸레를 주고 주었다는 생각을 갖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이렇게 철저히 무위심으로 공덕을 쌓아야 참다운 공덕이 된다는 것입니다. 관세음보살이 이러한 무위심을 바탕으로 항상 자비를 일으키고 있는 것을 ‘무위심내기비심’이라고 노래하고 있습니다.
모든 죄업을 소멸해주고 원을 성취시켜 주시다
경문 속령만족제희구(速令滿足諸希求) 영사멸제제죄업(永使滅除諸罪業) 신속하게 모든 희구하는 바를 만족케 하시며 영원히 모든 죄업을 소멸케 하십니다.
관세음보살은 많은 생을 닦아 14무외력과 32응신의 복덕을 성취하였습니다. 그러므로 중생이 원하면 언제 어디서든 나타나 원을 들어주십니다. 수 많은 불자들이 관세음보살을 신앙하는 이유가 바로 중생구원을 최대의 과업으로 생각하는 보살의 자비심 때문입니다. 실제로 ‘관세음보살’의 명호를 수십만 번 염송하여 성취를 보았던 예는 수도 없이 많습니다. 제가 경험한 영험사례만 해도 일일이 열거하기 힘든데, 그 중에서 1981년 여름 동시에 일어났던 네 가지 영험 사례는 제 일생에서 지울 수 없는 사건입니다.
죽음을 연장한 영험사례 대학에 들어가기 위하여 서울에서 학원에 다니고 있을 때입니다. 당시 절에서 원주·부전 소임에 어린이와 학생법회도 지도하면서 바쁘게 생활할 때입니다. 어느 날 어린이 법회에 다니던 미경이가 입원했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병문안을 갔는데 혼수상태였습니다. 병명은 결핵성 뇌막염으로 판정이 났고 불치병이라는 것입니다. 저는 간호사에게 허락을 받고 중환자실에 들어가 관세음보살 기도를 하였는데, ‘관세음보살이 정말 영험이 있다면 살아날 것이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관세음보살님, 이 아이가 살아나지 않으면 다시는 관세음보살을 부르지 않겠습니다. 그 대신 열심히 할 테니 굽어 살펴 주시옵소서.”라는 발원을 올리고 기도에 들어갔습니다. 기도는 발원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반드시 분명한 목적이 있어야 합니다. 저는 그 뒤 확실한 발원 뒤에는 확실한 영험이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원을 세우고 미경이의 손을 잡고 정신을 한 곳에 집중해 밤새도록 관세음보살 염불기도를 하였습니다. 기도하다가 졸리면 다시 정신을 차리고, 망념이 들면 되돌아와 오직 관세음보살만 불렀습니다. 잠드는 순간에도 관세음보살을 계속 붙들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꿈인지 생시인지 관세음보살을 부르고 있던 저는 훤한 빛에 눈을 떴습니다. 넓은 들판이 펼쳐진 곳에 나는 서 있었고 하늘에는 거대한 탱화(불화)가 마치 구름처럼 머리 뒤로 펼쳐 지나가고 있었는데 삼존불이 모셔져 있었습니다. 나는 삼존불이 지나가는 것이 안타까워 “관세음보살님! 미경이를 좀 봐주시고 가시지 왜 그냥 가십니까?” 하고 크게 외쳤으나 탱화는 정지하지 않은 채 구름처럼 서서히 뒤로 흘러가고 있었고 안타까워하다 가 눈을 떴습니다. 꿈은 꿈인데 선명한 꿈이었고 상서로운 불화를 본 것은 아무래도 좋은 징조 같았습니다. 오전 7시쯤 다시 가보니 미경이는 여전히 혼수상태였습니다. 미경이 어머니에게 저녁에 다시 오겠다고 하고 절로 돌아왔는데, 더 이상 가망이 없어 집으로 돌아왔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아직 미경이를 포기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고, 구병시식이라는 책을 들고 달려갔습니다. 산소호흡기를 빼고 3시간이면 운명한다는 것이 의학적인 결론입니다. 나는 책을 읽고 또 관세음보살 염불을 시작하였습니다. 1시간 2시간 3시간… 4시간이 지났으나 미경이는 조용히 아무런 기척도 없었습니다. 거칠게 쉬던 숨소리는 잦아들고 얼굴이 평온해 보였습니다. 그날부터 이후 한 달간 저의 야간은 기도와 투쟁시간이었습니다. 미경이는 간혹 영양제를 맞으면서 이상하리 만큼 조용하였습니다. 5일이 지나자 밤 12시에 묽은 똥이 나왔고 점점 좋아졌습니다. 머리에 밤톨만한 혹이 몇 개 돋기 시작하였습니다. 한 열흘이 지나자 이름을 부르면 바라보기 시작하였습니다. 이 한 달간 저는 관세음보살 염불 삼매에 빠져 있었습니다. 어떤 날은 밤새워 염불하다가 새벽에 절에 올라와 종을 칠 때 졸기도 했습니다. 졸면서도 계속 중얼거리며 종을 치고 있었는데 정신을 차려 보니 ‘관세음보살’ 하고 종을 치고, 또 ‘관세음보살’을 부르고는 종을 치고 있었습니다. 종치며 하는 염불은 따로 있었는데 관세음보살을 부르고 있었던 것입니다. |
첫댓글 감사합니다! 나무아미타불_()_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