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통학로 개설약속 안지켜…운행 전세버스마저 고발 당해
- 공사장 사이 통학길 위험천만
경남 양산신도시 공사현장 내 섬처럼 고립된 물금동아중학교에 비상이 걸렸다. 통학로 때문이다. 양산신도시 시행업체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통학로를 개설해 주지 않아 학생들은 공사장 사이로 등·하교를 하는 불편을 겪고 있다. 이 때문에 학교 측은 학생들의 등·하교 편의를 위해 전세버스를 임대해 통학버스로 사용해 왔지만 이 마저 최근 불법운행으로 고발당해 운행을 중단해야 할 상황에 처했다.
물금동아중학교는 경남버스운송조합노조 측이 전세버스를 임대해 통학버스로 사용하는 것은 불법이라며 고발해 앞으로 통학버스 운행이 어려워졌다고 5일 밝혔다. 통학버스는 시내버스가 운행하지 않자 학교 측이 임시방편으로 2008년부터 25인승 전세버스 4대를 임대해 운행해 왔다.
만약 통학버스 운행이 중단되면 학생들은 LH가 시행하는 양산신도시 3단계 공사현장 사이로 1㎞가량 걸어서 물금읍 시가지까지 간 뒤 시내버스를 타야 하는 불편을 겪게 된다. 학교가 공사현장으로 둘러싸여 있는 데다 현재 학교 앞 진입로는 LH 측이 공사를 위해 임시로 만든 미준공 도로여서 시내버스가 운행할 수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LH 측은 2007년 양산신도시 3단계 착공에 앞서 학교 진입로와 울타리 공사를 해주겠다고 약속한 뒤 현재까지 공사를 미루고 있다. 신도시 3단계 부지계획이 몇 차례 수정된 데다 자체 예산부족 등의 문제가 겹쳐 공사가 지연되고 있는 것이다. 통학로 개설공사가 지연돼 학생들이 불편을 겪고 있는 것은 벌써 4년째다.
이에 학교 측은 제대로 된 통학로가 없는 상태에서 통학버스마저 운행이 중단되면 당장 학생들의 등·하교에 큰 불편이 겪게 된다며 대책마련을 호소하고 있다. 학교 관계자는 "일반버스가 학교까지 들어 오지 않는 상태에서 학생들이 택지개발 공사현장을 가로질러 걸어서 등·하교 하도록 방치할 수 없어 통학버스를 운영해 온 것"이라며 "통학버스 운행 중단으로 학생들이 등·하교에 불편을 겪지 않도록 진입도로를 준공하든지, 아니면 등·하교 시간대에만 시내버스 운행을 허용하는 등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양산시의회 박정문 의원은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학생들의 안전인 만큼 다음 달 중 학교와 LH 측이 만나 교문 진출입로 문제를 조속히 해결할 수 있도록 중재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