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목요일, 그러니까 5월 8일인가요?
인천광역시평생학습관에서 교사 400여 명이 모여 청렴교육을 받았습니다.
인천시교육청이 2006년, 2007년 2년에 걸쳐 16개 시도교육청 중 15위를 했다는군요.
그래서 올해 부쩍 '청렴'을 강조하며 청렴교육을 시키고 있어요.
서울에서 온 창동중학교 최호곤 강사의 강의를 들으며 저는 지난 1999년의 일을 떠올렸어요.
다시는 떠올리고 싶지 않은 기억....
1999년 영어교과전담을 하다가, 2학기에 갑자기 학년부장을 맡게 되었어요.
그리고 공주, 부여로 수학여행을 갔지요.
버스 기사들이 여관 측에서 목욕비를 안 준다고,
집에 돌아가는 길에 독립기념관에서 먹게 될 아이들 점심도시락을 버스에 싣지 않았어요.
교사들은 그 사실을 전혀 몰랐지요.
우리가 절에 올라간 사이, 저희들끼리 실랑이를 한 모양이었어요.
독립기념관에 거의 도착해서야 그 사실을 알았어요.
참으로 기가 막혔지요.
'아이들 도시락'을 가지고 장난을 치다니 정말 참을 수 없었습니다.
교장샘께 전화를 하여 이런 사정을 알렸고,
도시락을 싣고 여관주인이 독립기념관까지 달려왔어요.
이런 게 바로 부패가 아니고 뭐겠습니까?
더욱 기가 막힌 건, 일 년 후에 일어났습니다.
수학여행이 끝나고, 제가 그 어떠한 사례도 받지 않았던 것이 구설수에 올랐더군요.
"지가 잘나면 얼마나 잘났다고, 혼자 깨끗한 척 하고 있어!
누군 뭐 그렇게 못해서 그런 건가?"
그때 생각을 하면 지금도 가슴에서 열불이 납니다.
그리고 지금에서야 인천에서는 청렴교육의 열풍이 불고 있군요.
강의를 들으며 가장 인상깊었던 것은 '핀란드'라는 나라였습니다.
국가별 부패인식지수를 보자면 1위-핀란드, 2위-뉴질랜드, 3위-덴마크
4위-싱가포르와 스웨덴, 14위-홍콩, 17위-일본...
우리나라는 어떨까요?
총 180개 나라 중에서 우리 나라는 43위랍니다.
10점 만점에 7.0이상이면 깨끗한 나라로 치는데 우리 나라는 5.1점이랍니다.
자연환경이 깨끗한 나라가 청렴지수도 1등이라는 게 참으로 신기합니다.
핀란드에 대해 관심이 많아졌어요.
올 여름에는 핀란드로 한번 떠나볼까 그런 생각도 해봅니다.
핀란드 수도인 헬싱키에 있는 대통령 궁 앞에는 오픈마켓광장이 있어요.
대톨령궁 앞에 노점상이 늘어서 있다는 것, 상상이 되시나요?
오픈마켓의 노점상에서는 단 1유로 짜리를 사도 신용카드를 사용할 수 있어요.
핀란드에서는 택시에서의 요금 계산도 신용카드를 사용해요.
택시기사가 자신의 잘못으로 길을 잘못 들었을 때는
택시기사는 미터기를 멈추고 길을 찾은 후 다시 미터기를 올린다고 합니다.
우리 나라에도 이런 택시기사가 있나요?
대형 마트에서는 자신이 고른 물건의 무게를 잰 후, 스스로 가격표를 붙여요.
지켜보는 사람이 아무도 없어도 몰래 싼 가격표를 붙이거나 물건을 더 집어넣는 사람이 단 한 명도 없어요.
우리나라에 이런 제도를 도입한다면 어떨까요?
한번 상상해 보세요.
핀란드에서는 관련부서 장관에게 무료로 제공한 오페라 공연무료티켓도 논란의 대상이 됩니다.
공직자들에게 엄격한 윤리를 요구하는 거지요.
공직자가 깨끗하면 국민들도 저절로 깨끗해질 겁니다.
핀란드에서는 수입 정도에 따라 벌금액수가 달라집니다.
그 예로 노키아 부회장에게는 1억 8천만원의 범칙금이 부과되기도 했어요.
돈을 많이 버니까 세금도 많이 내고, 벌금도 많이 내라는 거지요.
하하하, 참 좋은 제도 아닌가요?
우리 나라에서는 어떤가요?
교통규칙을 어긴 고위공직자들은 거만하게 말합니다.
"내가 누군줄 모르느냐? 감히 어디서 나를...."
그리고 그들은 유유히 사라지지요.
핀란드는 신문구독율이 가장 높고, 신문사마다 부패전담기자가 있어요.
그러니 어디 부패가 살아남을 수가 있겠나요.
핀란드에서는 누구나 다른 사람이 얼마나 버는지를 세무서에 물어볼 수 있어요.
핀란드에 부정부패가 없는 이유는 누구나 쉽게 문서에 접근할 수 있기 때문이에요.
핀란드에서는 누구나 정부나 관공서의 자료를 쉽게 이용할 수 있어요.
핀란드와 우리 나라가 다른 점은 무엇인가요?
저는 그게 바로 윗사람들의 마인드라고 생각해요.
옛속담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는 말이 딱 맞는다는 생각, 안 드시나요?
자, 우리 깨끗해집시다.
더욱더 깨끗해지도록 노력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