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25일부터 4박5일 일정으로 야쿠시마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일본의 유명 관광지를 웬만큼 들어보았지만 야쿠시마란 곳은 처음 듣는 곳이어서 궁금해집니다.
일본 남규슈 가고시마에서 배를 타고 1시간30분을 가서야 나오는 작은섬 야쿠시마.
이끼가 가득한 숲, 7천2백년된 삼나무가 살아있는곳, 원숭이 2만, 사슴2만, 사람2만이 사이좋게 사는 곳,
미야자키 하야오의 애니메이션 ‘원령공주’의 배경, 비가 많이 내려 한달이면 35회 비가 온다는 곳,
붉은바다거북의 최대 산란지, 섬의 20%가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된곳, 삼나무로 지은 숲유치원이 있는 곳..
점점 호기심이 발동하여 사정여유 생각치 않고 가기로 합니다.
왠지 포기하면 평생 후회할 것같은 불길한 예감 때문에.
이번 여행은 중2, 중3, 고2, 유치원 선생님, 생태교육관련자.. 정선, 함양마천, 인천, 수원, 광명, 서울등 전국 각지에서 오신 10명이 함께합니다.
여행안내는 가고시마현 교류대사로 임명되어 야쿠시마만 300회이상 안내한 야쿠시마 전문가이드로
영화‘ 시간의 숲’, KBS 영상앨범‘ 산’, EBS 다큐프라임 ‘원령공주의 숲, 야쿠시마’ 촬영때 안내를 하신분이 맡아주기로 합니다.
첫째날(12월25일)
얼굴도 모른채 카톡으로만 연락을 주고 받던 분들이 일찍 모여 인사도 나누고 점심도 함께 먹고 출발합니다.
인천공항에서 출발하여 1시간30분만에 가고시마공항에 도착합니다. 가까운 나라, 이웃임을 실감합니다.
공항에서 소형버스에 타고 곧바로 호텔로 갑니다.
가는동안 안내자가 가고시마현과 야쿠시마에 대한 역사 문화. 생태환경.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십니다.
지리적 위치는 위도33도로 제주도보다 2도, 거리로는 220km 아래쪽이 있고, 겨울평균기온이 15도이상으로 얼음이 얼지 않는곳입니다.
그러나 화산이 융기된 섬으로 1,000m이상되는 높은산이 47개나 있어 한지역에서 아열대부터 아한대까지의 식물을 볼수 있어 식물생태연구의 가치가 높은곳이라고 합니다.
또 메이지유신의 주역으로 일본역사. 정치사에 굵직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고 합니다.
제주도의 1/3정도 되는 이 섬은 지형이 원형에 가까워서 위치를 가리킬 때 시계문자판으로 표시합니다.
1시간단위로 쪼개서 한칸에 약10분씩 섬 한바퀴는 132km, 2시간30분이 걸립니다.
버스 앞에 지도에 시계판이 그려져 있어서 몇시방향으로 가는지를 알면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아주 좋은 아이디어로 우리 제주도로 그렇게 해보면 어떨까 생각해봅니다.
지은지가 100년 가까이 된다는 호텔리조트에 짐을 풀고 호텔뷔페에서 별빛으로 꾸민 정원을 바라보고, 밤바다의 파도소리를 들으며 저녁을 먹습니다.
식사를 마친 후 일본에서도 특이하기로 유명한 검은모래 찜질을 하러 갑니다.
검은모래 아래로 뜨거운 온천이 솟아나 온천의 열을 이용해서 검은모래로 찜질을 한 후 파도소리 들으며 바다옆의 노천탕에서 모래를 씻어내고 나니 날아갈 듯 개운하게 여행 첫날을 마무리합니다.
둘째날(12월 26일)
오전7시 호텔뷔페에서 아침을 먹습니다.
그 유명한 호텔 조식, 오렌지쥬스와 샐러드, 야쿠르트와 삶은 계란, 샌드위치와 커피로 가벼운듯 든든하게 먹습니다.
오늘은 야쿠시마로 들어가는날,
오전 8:30 가고시마의 항구로 가서 배를 타고 1시간후 야쿠시마 미야노우라항에 도착합니다.
이번여행의 첫 방문지는 숲유치원입니다.
원래 마지막날 방문하기로 하였으나 오늘이 방학하는 날이라 일정순서를 급변경하여 방문하기로 합니다.
1시방향인 항구에서 내려 5시방향에 있는 아유미노 숲유치원으로.
숲유치원에 들어서자 EBS다큐프라임에서 본 유치원 모습들입니다.
아이들이 올라가던 나무, 선생님과 함께 노래부르던 장소, 낮은 철봉대, 모래놀이터..
삼나무로 지은 교실로 들어서자 삼나무향이 은은하게 납니다.
원감선생님이 우리를 안내해 주십니다.
아이들이 숲에 가서 자주 보는 삼나무가 죽었다고 죽은게 아니라 유치원에 와서 집으로 지어져 함꼐 살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고 짓기 시작했고, 집을 짓는 과정도 아이들에게 모두 보여주었다고 합니다.
나무에 못질을 하지 않고 짜맞춤공법으로 지었고, 천정등도 삼나무열매 모양으로 만들어서 삼나무를 느끼게 하고
또 간접조명의 효과도 있다고 합니다.
아이들이 스스럼없이 교사와도 웃고 떠들다 우리들이 들어가자 까르르 웃으며 달려와 인사합니다.
자유롭고 즐거운 분위기입니다.
마당에도 오래된 삼나무, 모래터, 넓은마당..여유로워 보입니다. 이야기숲 아이들 생각이 많이 납니다.
방학식으로 분주한 날임에도 방문을 허락해주시고 바쁜시간을 내어서 안내해주시고 질문에 답해주신 선생님께 감사인사와 간단한 선물을 드리고 나옵니다.
이제 점심을 먹으러 다시 3시방향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크지 않은 정갈한 식당, 깔끔한 밥상, 따뜻한 차가 더욱 맛이 있고 창밖으로는 아담한 정원이 보입니다.
날씨가 따뜻하니 여지저기 분홍빛, 붉은꽃, 노란꽃이 피어있어 마치 봄나들이를 나온 듯 합니다.
점심후 다시 6시방향 히라우치 바다온천으로 내려갑니다.
밀물일때는 없다가 썰물이 되면 나타나는 신기한 해중온천.
주로 바닷일을 하는 동네주민들이 이용하는 곳으로 옷을 입으면 들어갈 수 없다고 합니다. 에고 아쉽다~
이어서 7시방향에 있는 오오코폭포.. 높이 88m의 호쾌한 낙차의 폭포로 일본100대 폭포에 들어간다고 합니다.
폭포가까이 바위에 올라 시원한 음이온을 흠뻑 맞고 나와 다시 이동합니다.
이번에는 북태평양 최대의 바다거북 산란지인 이나카하마 해변으로 갑니다,
황금빛 모래가 굵어서 손에 붙지않고 흘러내립니다.
거북이가 오는 바닷가여서인지 바위들도 모두 거북을 닮았습니다.
보통 6월에 거북이가 알을 낳으러 오는데, 해수의 온도에 따라 29.7도이하면 수컷거북으로, 29.7도이상이면 암컷으로 성별이 결정되는데 최근 지구온난화로 수온이 높아져 대부분 암컷거북으로 태어난다고 합니다.
결국 성비가 깨져서 멸종될 위기에 처하자 거북이들이 계절을 앞당겨 요즘엔 4월부터 온다고 합니다.
8:30~9:30분 방향은 왕복1차선의 좁은 산길 서부임도로 차가 아주 천천히 갑니다.
가다가 마주오는 차를 만나게 되면 비켜갈 수 있는 장소까지 뒤로 물러나야 합니다.
이 숲길을 지날 때는 가끔 산에서 내려온 사슴들이 보입니다.
사슴과 친한 원숭이는 비가 내려서 그런지 보이질 않네요. 내일을 기대해 봐야지요.
이제 하루일정을 마치고 숙소로 갑니다.
아침에 1시 방향에 위치한 항구에 내려서 섬을 한바퀴 돈후 다시 1시방향 마을에 있는 숙소로 갑니다.
가는날 까지 계속 묵을 숙소, 일본식 여인숙인 민숙에 짐을 풉니다.
우리는 모두 2층에 2인1실로 배정받았고, 화장실은 복도에 있는 공동화장실, 샤워실은 1층 바깥에 있는 공동목욕탕을 사용하며 식당은 1층으로 현관에 들어서면 바로 식당입니다.
조용하고 소박하고 깔끔한 곳으로 방에서 창을 열면 강과 다리건너 맞은편 동네 집들이 보입니다.
아파트나 이층집 없이 모두가 단층 목조주택이니 마을이 아늑하고 조용합니다.
짐을 풀고 목욕탕에 가서 씻고 6시에 식당에 가서 밥을 먹습니다다.
깔끔한 반찬, 따뜻하고 맛있는 흰쌀밥, 그리고 가장 맛있는건 역시 녹차입니다.
저녁8시, 모두 모여 맥주한캔씩 하며 하루평가뒷풀이로 마무리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