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돌, 나무, 금속 등 불상을 만드는 다양한 재료에 대해 알고 싶어요
불상의 재료는 국가와 시대에 따라 그 성격이 조금씩 달라집니다. 돌은 양질의 화강암으로 만든 경주 석굴암 본존불 등의 작품이 있습니다. 구리로 만든 뒤 금을 입힌 금동불상은 삼국시대, 나무로 만든 목불은 조선시대에 많이 조성되었습니다. 국보 제83호 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이 대표적인 금동불입니다.
철은 통일신라 말부터 유행하여 고려시대에 비교적 많이 조성됐으며 국보 제63호 철원 도피안사 철조비로자나불좌상과 같은 철불이 있습니다. 청동으로 만든 작품으로는 보물 제1841호 강진 고성사 청동보살좌상이 있고, 진흙 소조로 만든 불상도 존재합니다. 우리나라 소조불상 가운데 가장 크고 오래된 작품으로 국보 제45호 영주 부석사 소조여래좌상이 있습니다.
옻칠을 삼베 위에 두껍게 바른 뒤 건조시켜 만든 건칠불(乾漆佛) 즉 종이 불상도 있습니다. 이외에도 금·은·청자불상(青磁佛像)등 다양한 재료들로 만든 불상들이 있습니다.
Q. 불상 안에서 발견되는 유물은 주로 무엇이며, 유물을 왜 넣었는지 궁금해요
불상 안 유물은 주로 불상을 만들 때 가슴 쪽이나 뱃속 안에 봉안(奉安)합니다. 사리(舍利)와 여러 가지 유물들이 있는데 이를 복장유물(腹藏遺物)이라 합니다. 복장유물은 당시의 문화와 사상을 알 수 있는 경전 등도 있습니다. 함부로 열 수 없으나 문화재 절도범들에 의해서 훼손된 경우도 있습니다.
발견되는 유물들은 불상의 유래를 밝힐 수 있는 발원문(發願文)과 부처의 가르침이 담긴 경전이나 불경, 전적류, 복식 등이 있습니다. 특히 발원문은 불상을 만들게 된 이유와 만든 사람들에 대한 기록을 담고 있어 중요한 자료가 됩니다. 복장물을 넣는 이유는 주로 성스러운 물건을 넣음으로써 불상은 경배의 대상이 되며 영원한 생명력을 부여하여 부처의 숨결을 담게 됩니다. 시주한 이의 염원과 신앙을 담은 복장물이 없을 경우, 불상은 예경과 신앙의 대상이 되지 못한다는 인식도 있습니다.
Q. 불상의 자세와 손모양의 의미가 무엇인지 알고 싶어요
불상의 자세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서 있는 입상(立像)과 앉아 있는 좌상(坐像)이 있습니다.
석가모니가 열반에 드는 모습을 표현해 두 다리를 가지런히 뻗고 모로 누운 와불(臥佛)이 있는데 이는 와상(臥像)이라 합니다. 두 다리를 가지런히 해서 밑으로 늘어뜨리면서 걸상에 걸터앉은 모습은 의상(倚像)입니다. 의상과 같은 자세인데 다만 늘어뜨린 두 다리가 가지런하지 않고 발목에서 교차시키고 있는 모습은 교각상(交脚像)이라 합니다. 두 다리의 모양이 결가부좌에서 한 쪽 다리가 결가부좌를 풀고 밑으로 늘어뜨린 반가상(半跏像)도 있으며 한 무릎은 세우고 다른 무릎은 꿇어앉은 자세를 궤좌상(詭坐像)이라 합니다.
사찰에 모셔져 있는 불상들은 특정한 손 모양을 하고 있는데 나름대로 깊은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손가락의 모양만으로 표현하는 것인데 수인(手印)이라고 하며 이는 깨달음과 서원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일종의 약속입니다.
석가모니는 선정인(禪定印), 항마인(降魔印), 전법륜인(轉法輪印), 시무외인(施無畏印), 여원인(與願印) 등이 있습니다. 선정인은 부처가 깊이 생각하는 모습을 표현한 것으로 손바닥이 보이도록 위로 향한 상태에서 서로 포갠 후, 두 엄지가 맞닿는 형식입니다.
항마인은 부처가 깨달음을 얻기 직전 마귀의 방해를 물리친 것을 뜻하는데, 왼손은 결가부좌한 다리 위에 놓고 오른손은 다섯 손가락을 펴 땅바닥을 가리키는 형상으로 무릎 위에 놓는 것입니다. 전법륜인은 설법하는 모습으로 엄지와 검지를 맞붙여 오른손은 세워서 가슴 쪽에 왼손은 눕혀서 배 쪽에 놓습니다. 시무외인과 여원인은 자비를 베풀어 중생들의 두려움을 없애고 모든 바라는 소원을 다 들어주는 것을 의미합니다. 시무외인은 손을 펴서 손바닥이 보이도록 세운 후 어깨높이까지 올린 형태이며, 여원인은 시무외인의 반대로 손을 아래쪽으로 내리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석가가 룸비니 동산에서 어머니 마야 부인의 오른쪽 허리에서 태어나자마자 일곱 발자국을 걸은 후, 오른손을 높이 들어 하늘을 가리키고 왼손은 땅을 가리키면서 ‘천상천하유아독존(天上天下唯我獨尊)’이라고 말했다는 의미를 담은 천지인(天地印)이 있습니다.
Q. 우리나라 불상 중 가장 큰 불상 등 특이한 형태에 대해 알고 싶어요
현재 우리나라의 석조불상 중에서 가장 큰 불상은 보물 제218호 논산 관촉사 석조미륵보살입상입니다. 크기가 18m가 넘는 고려시대 불상으로 ‘은진미륵(恩津彌勒)’이라고도 합니다. 최대 마애불상으로는 고려 초기에 제작된 보물 제1200호 고창 선운사 동불암지 마애여래좌상이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누운 모습의 불상은 유례가 드문데 전남 화순군의 운주사에는 두 미륵불이 나란히 누워있습니다. 누운 2구의 불상이라 전남유형문화재 제273호 화순 운주사와형석조여래불이라고 합니다. 특이한 것은 왼편은 하반신을 마치 결가부좌한 다리처럼 만들어 좌불이라 하고, 오른편은 따로 다리를 나타내지 않아 입상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전설에 따르면 운주사를 창건한 도선국사가 새로운 세상을 열기 위해 천불 천탑을 세우고 마지막에 와불을 일으키려 했지만 새벽닭이 울어 그만 실패했다고 합니다.
글‧김환대(문화재 해설사) 사진‧문화재청
[문화재청, 문화재사랑 9월호] 중에서..